코미 전 FBI 국장 실토 “트럼프와 미팅 내용 정보기관에 유출”

제프 칼슨
2019년 9월 4일 업데이트: 2019년 9월 8일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의 지시로 지난 5월부터 ‘러시아 스캔들 수사’ 배경을 조사하는 가운데, FBI의 정보 수집 활동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에 대한 스파이 활동으로 밝혀지고 있다.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은 2017년 1월 6일 뉴욕의 트럼프 타워에서 트럼프 당선자를 처음 만났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타워 미팅을 ‘방어적 브리핑’으로 표현했으나,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정보를 얻기 위해 만났다고 미 국무부 감찰관 보고서에서 밝혔다.

2017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공식 취임 이후, 코미 전 국장은 1월 27일 만찬, 2월 14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회의, 3월 30일 전화 통화, 4월 11일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을 요약해 공개했고, 6월 8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러한 사실을 증언했다.

코미 전 국장은 2017년 1월 6일에 있었던 브리핑을 스틸이 작성한 문서(Stele Dossier), 일명 X 파일에 있는 외설스런 혐의를 대통령 당선인에게 알리기 위한 ‘방어적 브리핑’이라고 설명했다.

코미 전 국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언론이 (트럼프에 대해) 곧 보도하려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브리핑했다. 우리는 그에게 숨기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이런 내용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었다. 나는 FBI가 그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기지 않으려고 무척 신경 썼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법무부 조사에서 코미 전 국장은 마이클 호르위츠 감찰관에게 말한 내용은 의회에서의 증언과 달랐다.

코미 전 국장은 호로위츠 감찰관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에서 얻은 정보가 해외정보감시법(FISA) 파생 정보 또는 방첩 조사에서 얻은 정보처럼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트럼프를 만날 때 직접 감시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뜻이다. 이는 “우리(FBI)는 사적으로 당신을 조사하지 않는다”는 그의 의회 증언과 정면 배치된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타워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 트럼프 캠프의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 수사에 관여한 FBI 요원들을 만나 정보 입수 전략 및 미팅 직후 정보 제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코미 전 국장은 또한 트럼프 타워 미팅에 앞서 제임스 라이비키 비서실장, 앤드류 맥케이브 당시 FBI 부국장, 제임스 베이커 당시 FBI 국장,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 개입 수사 책임자 등 FBI 선임 요원들을 만났다.

뉴욕타임즈는 FBI가 2016년 여름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Crossfire Hurricane)’이란 코드명으로 극비리에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착수했다고 의회 청문회 한 달 전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내려는 ‘트럼프 탄핵 작전’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감찰관 보고서에 따르면 복수의 FBI 증인들은 그 미팅이 트럼프를 관찰하기 위해 계획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외설스런 그의 루머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또 그들의 방첩 수사에 유용한 새로운 정보를 공개할 것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코미 전 국장은 그들의 조사에 유용한 정보를 얻기 위해 대통령과의 대화를 즉시 메모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여러 명의 FBI 목격자가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와 만난 직후 메모를 시작했다고 상기했다”고 감찰관 보고서에 전했다.

코미 전 국장은 감찰관에게 그는 FBI 차량에 올라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FBI 랩톱으로 차량이 움직이는 중에도 ‘메모 1’을 입력했다고 말했다.

코미 전 국장은 FBI 뉴욕 사무실에 도착할 때까지 트럼프 당선인과 나눈 대화를 옮기는 ‘메모 1’ 작업을 계속했고, 리비키, 매카베, 베이커와 FBI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 수사팀 상사에게 보안 영상전화를 통해 빠르게 다운로드한 뒤 전송했다.

트럼프와 코미 면담 내용

코미 전 국장과 존 브레넌 CIA 국장, 제임스 클래퍼 국가안보국장(NSD)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러시아 해킹과 선거 방해에 대한 정보공동체 평가(ICA)를 공식 브리핑한 뒤 몇 시간 만에 트럼프 타워 미팅이 이뤄졌다.

코미 전 국장은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만 있었던 대화의 세부사항을 감찰관에게 개략적으로 설명했다.

“러시아인이 2013년 쯤부터 모스크바 리츠 칼턴에서 그와 매춘부들이 대통령 전용기에서 함께 있는 모습이 담긴 테이프를 갖고 있었다고 했는데… 나는 이것이 사실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나는 그것이 보고됐다는 것과 보고서가 이미 많은 이들의 수중에 있다는 것을 그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나는 CNN과 같은 매체도 이미 보고서를 입수했고, 뉴스로 낚을 기회만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미 전 국장은 서류에 담긴 ‘외설적인’ 내용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렸다.

CNN에 회의 내용 유출

코미 전 국장과 CNN 제이크 태퍼 앵커와의 인터뷰가 트럼프와 미팅 직후 이뤄진 것은 다소 의아한 것이었다. 인터뷰의 내용은 2018년 3월에 발표한 ‘러시아 적극적 개입에 관한 의회의 최종 보고서’에서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는 보고서 내용의 일부다.

“CNN의 에반 페레스, 짐 스코우토, 제이크 태퍼, 칼 번스타인이 2016년 1월 12일(실제 출판일은 2017. 1. 10), ‘러시아인이 트럼프 당선자를 상대로 사용할 수 있는 낯 뜨거운 개인 정보나 금융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내비치는 내용’을 트럼프가 들었다고 보도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IC 조사 결과,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로 스틸이 작성한 문서 내용을 보고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은 언론계에 문서 작성자가 있다고 시인했다.”

클래퍼 전 DNI 국장은 처음에 문서 작성자 및 코미-트럼프 미팅에 대한 정보 유출을 부인했지만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2017년 7월 처음 ICA 관련 정보 유출에 관해 물었을 때, 클래퍼는 (스틸이 작성한) 문서에 대해서나 러시아가 2016년 대선 당시 해킹을 감행했다는 정보를 언론인과 논의했음을 단호히 부인했다. 나중에 클래퍼는 CNN 제이크 태퍼 앵커와 문서에 대해 논의한 사실을 시인했으며 다른 기자와도 같은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고 시인했다.”

“IC 리더들이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에게 ‘크리스토퍼 스틸 정보’에 대해 브리핑할 즈음인 2017년 1월 초 클래퍼 전 DNI 국장이 태퍼 앵커와 논의가 오고 갔고, ICA에 의해 분류된 스틸의 문서는 2페이지 분량의 요약본으로 봉인돼 있었다.”

2017년 1월 10일, CNN은 “IC 리더들은 트럼프에게 러시아와 타협을 노력하라고 제시했다”(Intel Chiefs Presented Trump With Claims of Russian Efforts to Compromise Him)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문서상에 담긴 혐의 내용이 공개되고 IC 지도자들의 브리핑이 보도되면서, 대중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믿기에 이르렀다. CNN에 이어 미국 온라인 뉴스사이트 ‘버즈피드’도 미 정보기관들이 입수한 문서의 일부를 공개했다. 트럼프-러시아 간 음모가 탑 기사로 떠올랐다.

다음날인 11일, 2쪽 분량으로 요약된 기밀 보고자료는 미 정보당국이 수집한 정보로 만든 것이 아닌 ‘가짜 뉴스’로 밝혀졌다. CNN은 전직 영국 비밀정보국(MI6) 요원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정보당국의 자료 입수 경위를 자세히 설명했다.

스틸 문서의 작성∙유출 과정

트럼프 X파일은 2015년 9월, 공화당 내 트럼프 반대파가 미국 사설 정보업체 퓨전 GPS에 뒷조사를 의뢰한 것에서 시작됐다.

2016년6월, 퓨전 GPS는 영국 정보기관 M 16 출신 크리스토퍼 스틸을 고용한다. 스틸이 러시아 내 정보원에 의뢰해 X파일을 작성한 뒤 7월, 미국 언론∙사설 정보업체 사이에 문건이 퍼진다.

9월 스틸은 M16과 FBI에 X파일 문건을 제공한 뒤, 12월 존 매케인 위원이 유럽 전직 외교관에게 문건 건네 받아 FBI에 넘긴다.

2017년 1월 FBI는 오바마 측과 트럼프 당선인에게 문건 요약 본을 첨부해 전달한다.

1월 10일, 비즈피드 X파일 내용 보도에 이어 뉴욕타임즈는 미 정보당국의 자료 입수 경위를 설명했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은 최종 ‘무혐의’로 발표했고, ‘트럼프-러시아 공모 스캔들’은 미 주류언론들의 ‘공갈빵(Nothing Burger)’으로 매듭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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