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국 텐안먼 행사 해독법

박상후
2021년 7월 4일
업데이트: 2021년 7월 4일

중국 공산당(중공) 건당 100주년을 맞아 7월 1일 천안문(天安門·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경축 행사에서 시진핑은 ‘위대하고 영광스럽고 정확한’ 중국 공산당 만세를 외쳤습니다.

광장에는 7만명의 공산당원들이 운집했습니다. 마스크는 모두 벗었습니다. 한 명도 마스크를 착용한 이가 없었습니다. 공중에는 헬기가 100이란 숫자 대형으로 날았고 젠(J)-20 전투기 15대도 나타났습니다. 천안문 성루에는 시진핑과 백발이 된 후진타오가 등장했습니다. 그 뒤로 정치국 상임위원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시진핑은 “첫 번째 100년의 분투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습니다. “중화 대지에서 전면적으로 소강 사회를 건설해 역사적으로 절대빈곤 문제를 해결했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전면적으로 일국양제를 관철했으며 홍콩, 마카오 특별행정구에서 국가안전법이란 법률제도를 정착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홍콩, 마카오 특별행정구에서 국가안전과 주권 발전이익을 지킴으로서 사회안정을 이뤄 장기적 번영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타이완 문제를 해결해 조국의 완전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중국공산당의 흔들리지 않는 역사적 임무”라고 말했습니다.

시진핑은 아주 호전적이었습니다. 중공은 “외부세력이 괴롭히거나 압박하고 노예화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협박했습니다. “누구든 그런 망상을 하면 14억 인구가 쌓은 강철의 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져 피로 흥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진핑은 전 세계를 향해 막 나갈 것을 선언했습니다. 천안문 광장에는 얼마 전 한국 내 조선족들이 장구를 치며 연주했던 공산당 선전노래인 ‘공산당이 없으면 신(新)중국도 없다(沒有共産黨就沒有新中國·메이요우꿍찬당지우메이요신중궈)’라는 노래도 합창했습니다.

이 곡은 시진핑의 연설내용과 어우러집니다. 시진핑은 첫 번째 100년의 목표를 실현했고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산주의 체제를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시진핑의 드레스코드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천안문 성루에는 모택동(毛澤東·마오쩌둥)의 초상화가 걸려 있습니다. 모택동이 입고 있는 복장과 시진핑이 입은 옷이 같습니다. 시진핑의 권위가 모택동과 동격이라는 것을 과시한 겁니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은 1일 베이징 톈안먼 망루 위에 시진핑(앞줄 중앙 회색 인민복 차림) 국가주석 겸 총서기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1949년 10월 같은 장소에서 신중국 건국을 선포한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 위에 도열해 있다. | 베이징=EPA 연합뉴스

이 옷은 중산복(中山服)이라고 합니다. 원래 호가 중산인 손문(孫文·쑨원)이 입어서 유명해진 옷입니다. 쑨원은 일본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는데 일본식 이름 나카야마(中山)로 활동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중산복을 인민복이라 부릅니다. 중국의 국부라는 손문, 그리고 중공을 세운 모택동의 정통성을 시진핑이 계승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드레스코드입니다.

시진핑이 7만3000자의 연설문을 읽는 동안 천안문 광장에는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사람들이 급히 우비를 입는 모습이 보입니다. 약간 시차를 둔 생방송에서 이 부분은 편집됐습니다.

인터넷에는 ‘너무 아깝다. 우박이 쏟아져야 하는데’ ‘어젯밤 비가 왔는데 시간을 잘못 맞췄다’ ‘벼락은 왜 안 치냐’ ‘베이징은 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느냐’ 등의 반응이 넘쳐났습니다.

모택동의 손자 마오신위(毛新宇)가 2011년 중국 공산당 90주년 당시 펜으로 쓴 휘호가 인터넷에서 차단됐습니다. ‘중국 공산당 생일을 축하한다. 100년까지 장수하길 바란다’는 내용입니다. 이 말은 2021년에 중국 공산당이 멸망한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건당 100주년을 앞두고 네티즌들이 검색을 할까 두려워 민감한 어휘로 등록해 보는 것을 막았습니다.

그러나 해외 인터넷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중화권의 많은 네티즌은 ‘이 같은 축복에 동의한다’는 포스팅을 올리고 있습니다. ‘참 잘 썼다. 이제 백 세가 됐으니 곧 죽어버려라’는 포스팅도 있습니다. 또 ‘모택동 강시의 후손이 생일을 축하했는데 이 한 마디가 예언이 되길 바란다’는 말도 있습니다.

시진핑도 연설에서 특이한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10월 혁명의 포성은 중국에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가져왔다. 중국은 공산당을 낳았으니 이는 천지개벽할 사변(事變)”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변이란 단어는 중대한 정치적, 군사적 사건을 의미합니다. 사변이란 말의 출전은 ‘삼국연의’입니다. 유비가 존경하는 노식 장군이 벼슬을 버리고 떠나려 할 때 궁중에 사변이 일어났다. 모두 갑옷을 입고 창을 들고 궁궐의 누각에 서 있더란 대목이 있습니다. 동한 말년에 궁중에서 십상시의 난이 일어나 모든 게 엉망이 돼 버렸다는 묘사입니다.

중국 현대사에서도 사변은 7·7 사변, 서안 사변, 9·18 사변, 노구교 사변, 강청을 포함한 4인방을 체포한 회인당 사변 등 정치적 변란을 지칭하는 데 사용됩니다. 시진핑은 지력이 소학교(小學校·초등학교) 수준입니다. 어느 정도 지력이 됐더라면 중국 공산당 탄생이 변란이라는 표현은 피했을 겁니다.

중공 건당 100주년에 공산당 조직부가 발표한 당원 숫자도 흉조입니다. 관영 신화통신 6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공산당원 숫자는 9514만8천명. 기층당조직은 486만4천명입니다. 그런데 9514.8은 ‘나 이제 죽는다(就我要死吧·지우워야오쓰바)’란 표현과 발음이 비슷합니다. 2020년에 공표한 숫자도 공교롭게 ‘이제 곧 죽는다(就要就要死·지우야오지우야오쓰)’란 의미와 비슷하게 들리는 9191.4였습니다.

건당 100주년이지만 이를 축하하는 외국 정상도 별로 없었습니다. 일본의 경우 자민당 간사장인 니카이 도시히로 명의로 축전을 보냈습니다. 니카이 간사장은 일본 정계의 대표적 친중파입니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니카이의 축전은 중공 측의 부탁을 받고 예의상 보낸 겁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도 시진핑과의 화상회의에서 축하한다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면 개인 자격으로 축하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 러시아라는 국가가 중공 100주년을 축하하는 게 아닙니다.

중공 관영매체들은 몽골의 대통령, 아르메니아 대통령, 적도 기니 대통령, 파푸아뉴기니 총리, 부탄 국왕 등이 축전을 보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숫자는 적절히 채웠는데 국제무대에서 그다지 비중은 없습니다.

-박상후의 시사논평 프로그램 ‘문명개화’ 지면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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