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기업 환경 찾아 공화당 주(州)로…美 기업들 ‘이주 물결’ 합류

케빈 스토클린
2022년 07월 3일 오후 10:29 업데이트: 2022년 07월 5일 오후 12:54

민주당 주지사들 ‘낙태 찬성 정책’으로 떠난 기업 유턴 기대

오는 11월 중간선거(임기 2년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 임기 6년 상원 3분의 1, 36개주 주지사 등을 선출)에서 공화당의 압승이 예측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민주당 집권 지역(블루 스테이트)에서 공화당 집권 지역(레드 스테이트)으로 이전하는 추세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정치적 분열을 겪던 미국은 이제 번영하는 고성장 주(州)와 만성적 침체를 겪고 있는 주로 뚜렷하게 나뉘고 있다. 이제 민주당이 집권 중인 블루 스테이트에서는 낙태권 보장을 제시하며, 떠나간 기업들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6월 블루 스테이트인 일리노이에서 철수를 결정한 중장비 제조사 캐터필러(CAT)와 초대형 헤지펀드 시타델(Citadel)은 높은 세금과 각종 규제를 피해 공화당 집권 지역으로 떠나는 대기업의 최근 사례 중 일부에 불과하다.

테슬라, 휴렛팩커드(HP), 오라클, 총기제조사 레밍턴 등 수백 개 기업이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뉴욕, 뉴저지주를 떠나 텍사스, 플로리다, 애리조나, 테네시주와 같이 기업 하기 좋은 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기술·금융·미디어·중공업·자동차·총기 등 산업 전반에 걸쳐있다.

텍사스기업협회 회장 글렌 해머는 에포크타임스에 “기업들의 대규모 이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추세가 더 빨라질 전망”이라며 “캐터필러와 일론 머스크(테슬라)의 회사 이전이 상당한 광고 효과를 냈고 상승 작용까지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올해 각 기업 최고경영자(CEO) 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 하기 가장 좋은 지역으로 텍사스, 플로리다, 테네시,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주가 선정됐다. 모두 공화당 집권 지역이다.

반면 기업 하기 가장 나쁜 지역으로는 캘리포니아, 뉴욕, 일리노이, 뉴저지, 워싱턴주가 뽑혔다. 전부 민주당이 집권한 지역들이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애플도 텍사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캘리포니아 본사를 이전하진 않았지만, 텍사스 오스틴 인근에 두 번째로 큰 사옥을 건설하기로 했다. 아마존 역시 텍사스 휴스턴을 주요 거점의 하나로 선정했고 포드, 폭스바겐, 닛산은 테네시주를 주요 신규 생산시설 부지로 선정했다.

최근 민주당과 민주당 지역의 집중적인 소송 표적이 되고 있는 총기 제조사들은 생산 기반 전체를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옮겼거나 옮기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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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심지의 스카이라인. 2021.9.29 | Joe Raedle/Getty Images

보수성향의 입법단체인 입법교류위원회(ALEC·알렉)의 리 샬크 정책담당 부위원장은 에포크타임스에 “지난 15년간 이러한 추세가 광범위하게 이뤄져 왔다”고 말했다.

알렉은 연례 보고서인 <부유한 주, 가난한 주(Rich States Poor States)>에서 미국 주(州)별 경제 동향을 추적해왔다.

샬크 부위원장은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뉴저지 같은 곳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은 가까운 곳에서 더 기업 친화적인 곳을 찾거나 텍사스,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같은 곳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기업협회 해머 회장은 “텍사스는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잃었던 모든 일자리를 회복한 최초의 주 중 하나”라며 풍부한 노동력과 각종 경제 인프라를 기반으로 2015년 이후 250개의 새로운 기업 본사를 유치했다고 말했다.

일자리가 떠나면 사람도 떠난다. 연방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민주당이 집권한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미시간, 일리노이주는 2010~2019년 사이에 총 400만 명의 인구가 유출됐다. 이른바 ‘좌파 난민(leftugees)’이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 인구가 많이 유입된 주는 플로리다, 텍사스, 테네시, 오하이오, 애리조나주였다.

인구가 몰린 주 정부들은 세제 혜택, 관료주의 타파, 노동정책 개혁으로 기업을 유치할 수 있었다. 2013년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법인세와 개인소득세를 인하하는 획기적인 세제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이곳의 법인세율은 현재 2.5%이며 향후 몇 년 내 완전히 폐지될 예정이다.

세금을 인하하면 파산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이들 지역에서는 새로운 기업과 주민들이 유입되면서 세율 인하에도 오히려 재산세, 판매세, 개인소득세의 파이가 커지면서 세입이 증가했다.

플로리다주는 2020년에 62만4천 명의 주민이 신규 유입됐는데, 이들은 400억 달러(약 51조원)의 소득을 거둬 237억 달러(약 30조원)의 세수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 20년간 인구 순유입이 유지된 플로리다의 연간 총소득은 1970억 달러(약 252조원)에 달한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최근 예산안에는 법인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면서도 교사 임금을 인상하고 심지어 ‘불황 대비 기금’을 적립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는 대담하게 세금을 낮춘 데다 씀씀이도 잘 관리했고, 여기에 기업들이 유입되면서 가져온 무형의 이익이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텍사스기업협회 해머 회장은 “텍사스 시민단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캐터필러와 같은 우량기업의 우리 주 이전 소식을 환영했다”며 “우량기업 유치는 해당 기업 임원들이 지역 미술관, 오페라, 상공회의소 등 다양한 지역사회에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해머 회장은 “기업이 이전하면 직원들이 따라오고, 직원들은 지역사회에 깊이 뿌리내린다. 그들은 지역사회를 더 활기차게 만드는 활동에 값진 시간을 기부한다”라며 기업 유치가 가져오는 무형의 이익에 관해 설명했다.

인구와 기업을 잃고 있는 주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세금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세금을 거둘 기반이 고갈되고 삶의 질이 나빠지며 더 많은 수입을 창출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일리노이주에 기반을 둔 경제조사기관인 ‘와이어포인트’가 연방 국세청(IRS) 자료에 근거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1년 연속으로 인구가 감소한 일리노이 같은 주에서는 기업과 인구 상실의 폐해가 극명했다.

일리노이주는 2020년 이후 소득이 총 5350억 달러(약 685조원)가 감소했다. 그 기간 세수 손실은 약 250억 달러(약 32조원)였고 2020년 한 해에만 40억 달러(약 5조원)의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1년간 주민 유출 11만4천명, 21년 연속 주 정부 재정 적자, 3130억 달러(약 400조원)의 공적연금 적자 등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재산세율을 적용 중인 일리노이주의 가계부다.

와이어포인트는 “일리노이주는 비관적 하향곡선에 빠져 있다”며 “주 정부의 운영 방침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는 이러한 하향곡선에서의 탈출을 기대할 수 없다”고 전했다(관련 기사).

또한 “주민 이탈을 막고, 다른 지역 주민들을 유입시키려면 재산세 개혁, 연금 부채 해소, 비대한 지방정부 통폐합 등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높은 강력 범죄율도 인구 유출 지역이 앓는 골칫거리다.

초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이 일리노이주의 대도시 시카고를 떠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본사를 이전하기로 한 결정에는 시카고의 범죄율 증가도 적잖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관련 기사).

시타델의 타지역 이전에 따른 손실은 단순히 세수 감소에만 그치지 않는다. 일리노이주에서 가장 부유한 주민 중 한 명인 시타델 CEO 켄 그리핀은 6억 달러(약 8천억원) 이상을 교육·문화·의료·시민사회에 기부한 바 있다.

Ken Griffin
미국 초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켄 그리핀이 2022년 5월 2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켄 인스티튜트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Patrick T. Fallon/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미 입법교류위원회의 리 샬크 정책담당 부위원장은 “미국의 50개 주는 하나하나가 민주주의 실험실”이라며 각 주의 정책이 일종의 경쟁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과 성과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하나가 친(親)기업, 반(反)기업 정책이다.

해머 회장 역시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뉴욕주와 같은 곳에서 반기업적인 정책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세금을 늘리고 규제를 확대하며 경쟁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텍사스나 애리조나주 같은 곳과 비교하면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며 인구 이동 숫자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민주당 집권 주들이 기업 유치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주의 개빈 뉴섬 주지사는 최근 “일부 사업체들이 주를 떠났을지 모르지만, 다시 오라! 여러분의 귀환을 환영하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라며 밝혔다(관련 기사).

뉴저지주의 필 머피 주지사는 공화당 집권 주에 있는 50개 이상의 회사에 서한을 보내 뉴저지로 이전해 줄 것을 호소했다. 코네티컷주의 네드 라몬트 주지사도 비슷한 시도를 했다.

이들은 보수성향 주(州)와는 다른 규제상의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바로 낙태권 보장이다.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조지아주에 있는 기업에 보낸 서한에서 “여성의 신체 자유권을 뒤집고, 여성의 생산에 관한 자유를 인정하길 거부한 결정을 내린 주에 위치함으로써, 여성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능력에 미칠 오싹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적었다(관련 기사).

뉴저지 주지사실 대변인 알라야나 알파로 포스트는 “주지사는 직원들을 지지하는 기업들에 여성의 권리, 성소수자 커뮤니티, 유권자가 항상 당당하게 살 수 있는 뉴저지를 봐주기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관련 기사).

라몬트 코네티컷 주지사는 한 영상에서 “우리 주는 여성을 존중하는 가족 친화적인 주”라며 “나는 여러분(기업) 중 일부가 여성의 선택권을 불법화하고 있는 텍사스 같은 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여성의 권리를 명문화했고, 여성의 선택권을 보호하고 있다”며 “여러분의 사업주들이 이전할 생각을 하고 있다면, 나에게 전화를 달라. 당신의 연락을 기다리겠다”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