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우한 폐렴’ 경고하고 사망한 의사가 죽기 전 가장 두려워했던 것

윤승화
2020년 2월 10일 업데이트: 2020년 2월 10일

우한 지역에서 환자를 돌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 경고한 의사가 결국 같은 바이러스로 숨졌다.

죽기 전, 이 중국인 의사는 감옥에 끌려갈 것을 두려워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우한중심병원은 이날 새벽 2시 반께 이곳에서 근무했던 의사 리원량(李文亮, 34) 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리원량 씨의 사망 소식은 앞서 외신을 통해 보도됐다. 보도 내용을 부인했던 우한중심병원은 뒤늦게 사실을 인정했다.

리원량 씨는 생전 우한중심병원 안과에서 의사로 근무했다. 그러던 지난해 12월이었다.

연합뉴스

우한에서 집단 폐렴 상황이 발생했고, 중국 보건당국은 “어떤 단체나 개인도 허가 없이 질병 치료에 대한 정보를 대중에게 공개할 수 없다”고 의료기관들에 통지했다.

그러나 리원량 씨는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알리고 경고했다.

당시 리원량 씨는 메신저를 통해 주변 지인들에게 “시장에서 온 환자 7명이 사스와 비슷한 폐렴을 진단받았다”고 전하며 “앞으로 시장에 가지 말고,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당부했다.

리원량 씨가 보낸 메시지 내용은 온라인상을 통해 공유되기 시작했고 리원량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알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리원량 씨는 한밤중에 중국 경찰로부터 소환됐다.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질서를 해쳤다”는 괴담 유포 혐의였다.

리원량 씨가 작성한 문서 / 리원량 씨 웨이보

1월 우한 경찰은 “폐렴성 질병에 관한 루머를 온라인에 퍼뜨리고 공유한 리원량 씨를 법규 위반과 사회 악영향 조성 혐의로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이미 자신이 당국으로부터 처벌을 받으리라 직감하고 있던 리원량 씨는 그대로 경찰에 끌려가 중국 정부의 처벌을 받았다.

리원량 씨는 ‘위법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문서에 서명한 뒤에야 간신히 풀려났다.

사회질서를 심각하게 어지럽히는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의 문서였다.

해당 문서에 “네, 제 잘못을 이해했습니다”라고 서명하고 풀려난 리원량 씨는 그 뒤로도 환자를 살리려 노력했다.

리원량 씨 웨이보

그러나 리원량 씨 자신도 바이러스의 희생자가 됐다. 이달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리원량 씨는 일주일 만에 숨을 거뒀다.

숨지기 전 리원량 씨는 미국 CNN과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했다. 이번 일이 발생했을 때 어땠냐는 질문에 가쁜 숨을 내쉬며 리원량 씨는 고백했다.

“무서웠습니다. 구금될까 봐, 그게 두려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 밝혔다는 이유로 처벌받은 의사.

결국 그 바이러스에 감염돼 세상을 떠난 의사는 바이러스보다도 진실에 대한 입막음을 두려워했다.

이에 대해 CNN 등 외신이 우한 당국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현지 정부는 언급을 거부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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