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 선거 앞둔 대만, 中 공산당 간첩과 내통한 3명에 실형 선고

청무란
2019년 12월 7일 업데이트: 2019년 12월 13일

(타이베이=에포크타임스) 대만 총통선거(대선)을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과 내통한 대만 정계인사 3명이 법적 처분을 받았다.

대만 육군 장성 출신의 국민당 전 고위당국자가 중국 측 자금을 받아 국민당 총통 선거에 사용하고, 중령급 장교가 중국 측에 군사정보를 넘겨준 등의 혐의로 기소돼거나 실형을 선고받았다.

3일 타이베이 지방법원은 뤄원산(羅文山) 前육군중장을 정치헌금법 위반 및 업무권한남용죄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국민당 퇴역군인당부 부주임, 육군사관학교 교육장, 국방부 상무차장(차관) 등을 역임한 뤄원산은 2007년 2014년 군인향후회(中華黃埔四海同心會) 회장 재임당시 쉬즈밍(許智明) 선펙(중련석유화공) 회장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정치헌금 1천만 대만달러(3억8천만원)를 받았고, 이 중 1백만 대만달러(3천8백만원)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쉬즈밍 회장은 중국 공산당 전국 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 신분으로 홍콩 국제투자총상회 회장 등을 겸임하며 홍콩과 대만을 들락날락하며 대만 정재계를 대상으로 로비활동을 벌여왔다. 국민당 소속 롄잔(連戰) 전 부총통과 밀회가 보도된 바 있다.

뤄원산은 쉬즈밍 회장에게서 받은 정치 헌금을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전 총재 연임을 위한 선거비용으로 사용하고, 쉬즈밍 회장의 대만 방문 시 정관계 인사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데에도 쓴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공산당, 대만 군부에도 ‘통일전선 전술’

같은 날 대만 소수정당인 공당(工黨) 주석 정자오밍(鄭昭明) 주석과 그 아들 정즈원(鄭智文)은 중국의 군사정보 탈취행위에 협조한 간첩혐의로 기소됐다. 정즈언은 대만육군 미사일지휘부 감찰참모직(중령급)으로 근무했다.

4일 타이난(台南) 지방검찰청은 정자오밍과 정즈원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3년 8개월을 구형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09년 11월 중국 정보원이 도쿄에서 정자오밍 부자를 만나 정씨 부자를 만나 정즈원에게 대만에 관한 군사정보를 요청하면서 현금 등을 제공했다.

정씨 부자는 이후 대만 내 중국 공산당 정보기관의 조직 확대를 지원하고 대만 현역 장교들을 매수해 통일전선 전술에 가담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통일전선부(통전부)는 1942년 설립돼 공산당의 의도대로 상대를 유인·포섭하며 비공산당 정파 및 인사와의 교류를 총괄하는 중국 공산당의 핵심기구다.

정자오밍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 각 성의 친목회 간부를 맡았다. 그는 정즈원과 함께 대만에서 심지어 “중국 공산당이 무력으로 대만을 침공하면 저항하지 않는 방책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만에서는 또 다른 공산당 간첩 사건이 기소됐다. 가오슝 지방법원은 퇴역 대령 신펑성(辛澎生)이 2008년에서 2010년에 걸쳐 중국 공산당에 매수돼 저지른 사건을 조사했다.

공군 방공포병 지휘부 대령 참모장을 지낸 신펑성은 제대하기 전 여러 차례 중국 공산당 정보기관과 접촉했고, 제대 후에는 상하이 엑스포로부터 초대를 받고 옛 군 동료들과 참석해 마오타이주, 엑스포 기념 세트 등의 선물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법원은 지난 10월 24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신펑성을 기소해 이 사건에 연루된 여성과 함께 6개월의 징역과 벌금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언론에 보도되자 형이 너무 가볍다며 이는 범죄를 장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여론이 빗발쳤다.

한편, 지난 2017년 9월에는 전샤오장(鎮小江) 공산당 간첩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은 쉬나이췐(許乃權) 퇴역 소장이 출소했다. 진먼(金門)현 관료, 마쭈(馬祖)방위지휘 지휘관을 지낸 쉬나이췐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 공산당을 위해 자신을 알고 있는 장교를 모집하고 정보망을 확대한 혐의로 2014년 12월 기소됐다.

대만 최고법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년 10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는 출소 후에도 매달 7만여 대만달러(약 270만원)의 퇴직연금을 받고 있다.

중국 전 정보원 왕리창 사건, 대만에 위기의식 일깨워

앞서 지난 11월 호주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왕리창 공산당 스파이 사건’은 대만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을 중국 공산당 스파이라고 밝힌 왕리창은 중국 자본이 대만의 인터넷과 매체, 사원, 하층 조직에 침투했다고 폭로했으며 지난 대만 대선(총통선거) 내년 1월 차기 대만 선거에도 개입하려 했다고 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판스핑(范世平) 대만사범대 정치학연구소 교수는 이를 두고 ‘파이브 아이즈(Five Eyes·FVEY)’가 주도해 중국(중공)의 ‘샤프 파워’를 반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샤프 파워는 막대한 음성자금, 경제적 우위, 스파이를 동원한 유인 및 매수 등 음성적인 편법·탈법수단을 동원해 상대국을 압박하고 자국의 절대 이익을 챙기는 힘을 말한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뉴질랜드 등 5개 국가가 러시아와 중국 공산당 정보기관을 대상으로 한 첩보동맹을 가리킨다. 이들 5개국은 언론 매수, 선거 개입, 정치 개입, 가짜 뉴스 제작과 유포 등 각종 침투와 교란에 대한 연합 반격을 통해 서로 협력하고 있다.

호주 찰스스타트대학의 클라이스 해밀턴 교수는 ‘소리 없는 침략: 중국 공산당이 호주를 꼭두각시 국가로 만드는 방법(Silent Invasion: China’s Influence in Australia)’이란 책에서 중국 공산당의 여러 기구가 전략적 및 정치적 이득을 위해 호주 정계와 학계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소리 없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내용을 상세히 서술했다.

해밀턴 교수는 “베이징은 이상핍정(以商逼政, 경제를 이용해 정치를 겁박한다)에 능하다”며 “중국 공산당은 중국에서 잘나가는 사업가를 동원해 대만 정부를 압박함으로써 대만 정부가 유화책을 취하도록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호주의 비즈니스 인사이어가 단독 보도한 데 따르면 호주 정부는 1년간의 비밀조사를 통해 최근 10년 동안 중국 공산당이 호주 정부 정책과 각급 정부 관리들에게 여러 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보도는 호주가 중국 공산당을 가장 경계해야 할 정권으로 인식하게 했다.

호주 국회는 지난 6월 ‘국가보안법 개정안(간첩 활동 및 외국 관여법)’과 ‘외국 영향력 투명화법’을 통과시켰다. 두 법안 모두 ‘반외국 간섭’ 법안에 해당하며 로비스트들이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신고하도록 하고 간첩 활동에 대한 형량을 대폭 늘리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밖에 국가 기밀 정보를 누설한 연방정부 관리들을 엄벌에 처하고, 호주 기업의 비밀을 빼돌린 외국인은 최고 징역 15년에 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뉴질랜드도 지난 3일 새 법안을 통과 시켜 외국 기부금의 상한선을 1500 NZD(뉴질랜드 달러)에서 50 NZD로 수정함으로써 해외, 특히 중공의 정치헌금이 내년 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했다.

대만 입법원도 ‘반 침투법’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이 법안은 ‘해외 적대 세력의 지시, 위임 및 지원’ 등을 규범하고, 정치헌금 지시로 선거 지원, 유세, ‘집회와 시위 파괴’, ‘가짜 정보 유포로 선거 방해’ 등의 범죄 행위를 겨냥한다. 법안은 지난 11월 29일 2차 심의를 거친 후에 한 달 동안 여야 협상에 들어갔다. 이르면 이달 31일 3차 심의를 거쳐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이미 ‘로비법’, ‘정치헌금법’, ‘국가보안법’ 등 법이 있지만 중국 공산당 자금이 각종 경로를 통해 대만으로 들어와 양안, 국방, 외교, 내정, 심지어 교육정책과 언론까지 간섭하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층 조직 운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천원빈(陳汶濱) 신베이(新北)시 시정 고문은 최근 한 정치평론 프로그램에서, 중국 공산당이 장기간 대만의 사회단체에 자금을 제공해 각종 대만 민간단체에 영향을 미친 것은 이미 뉴스거리가 아니라고 밝혔다.

대만에는 지역마다 사원이 많은데, 사원에서 종종 만찬회를 열고 관광 등의 행사를 조직해 신도를 끌어들이고 있다. 이런 행사 비용을 기부금에 의존하는 관행이 중국 공산당의 대만 사회에 침투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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