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100명 중 3명 ‘다문화 학생’…그들의 고민은?

2021년 9월 9일
업데이트: 2021년 9월 11일

2020년 통계청 조사 : 다문화가구원 109만명, 전체 인구의 2.1%
김민석 의원 “다문화를 너머 상호문화 시대로 가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자녀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작은 시도가 9일 국회에서 마련됐다.

90년대 이후부터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다문화 가족과 그 자녀는 계속해서 증가해왔다. 

2020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구원은 109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1%에 이른다. 다문화 출생아수는 1만8천명으로 전체 출생의 5.9%다. 

다문화 2세 초··고생 수도 14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초··고생(536만6천명)에서 다문화 2세는 2.8%를 차지했다. 2012년 4만7천명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은 어떤 고민을 안고 한국에서 살고 있을까? 9일 국회의원 연구단체 ‘약자의 눈’에서 마련된 간담회를 통해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10명 중 1명, 차별받거나 무시당한 경험 있다”

한추현(서울 대동초.11세) 양은 중국에서 태어나 4살에 한국에 입국했다. 한 양은 “놀이공원에서 한국어가 서툰 엄마가 중국어로 말하자 주변에서 수근거리며 따가운 시선으로 쳐다봤다”라며 불편한 기억을 떠올렸다. 

실제 지난 몇년 간 다문화 2세 학생이 느끼는 차별은 줄지 않았다. 

여성가족부가 3년마다 발표하는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람들로부터 차별을 받거나 무시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다문화 2세 비율은  9.2%(2018년)에 이르렀다. 2015년 조사(6.9%) 대비 2.3%p 증가했다. 주로 친구(64%)나 고용주, 직장동료(28.1%)로부터 차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고민은 ‘한국어 실력’”

이보리(안산 성일중) 군은 우즈베키스탄에서 건너온 고려인 3세다. 13년 전 한국에 온 이 군은 “학교에 한국어가 서툰 친구들이 경우가 많다”며 “시험을 볼 때 5분도 안돼서 엎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어 못해도 나중에 몸으로 때우는 일하지 뭐라고 한다.”

중도입국청소년은 외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다가 학령기에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청소년들이다. 고려인과 조선족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한국어다. 

2018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중도입국청소년(8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36.5%)은 최근 삶에 가장 큰 고민으로 ‘한국어 실력’을 꼽았다.

 

“F4 비자 취득에 몇 년씩 걸리기도”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에 온 고려인 4세 아즈벡 군은 F-4 비자를 취득하는 절차가 길고 번거로운 점을 지적했다. 아즈벡 군은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고려인 1세부터 지금까지 고려인이었다는 점을 증명하고, 시험도 치러야한다”며 “자신은 6개월이 걸렸지만 이건 빠른 경우”라고 말했다. 

재외동포비자(F4)는 외국 국적동포를 위해 마련한 국내 체류 자격 비자다. F4 비자를 받으면 미성년 자녀에게 방문동거(F1) 비자가 발급되는데, F1 비자로는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F4 비자 문턱이 낮아짐에도 재학 중에도 F4 비자를 받으려는 경우가 많다. 

 

“이중언어라는 날개”

박주연(성남외고) 양은 한국에 온지 14년이 됐다. 박 양은 다문화가정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고마웠지만 그럼에도 “국적은 지우고 싶은 얼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에 참여하면서 “두 언어를 구사하고 그만큼 세상을 넓게 볼수있다”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문화 가정 자녀가 두 언어를 모두 유창하게 구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선 KC동반성장기회단 이사장은 “한국에서 태어난 2세 혹은 어렸을 때 입국한 친구들 90%가 중국어를 못한다”며 “다문화 2세에 대한 중국어 또는 베트남어 등 이중언어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행사를 주관한  김민석 의원은 “이제 다문화를 너머 상호문화 시대로 가고 있다. 여러분이 상호문화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가진 자산인 언어적 재능, 상호 문화성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취재본부 이가섭 기자 khasub.lee@epochtimes.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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