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1대 팔면 마음도 3만 번 헤집어져” 17년 연속 판매왕이 털어놓은 영업인의 삶

이서현
2020년 9월 20일
업데이트: 2020년 9월 20일

2014년 방영된 tvN 드라마 ‘미생’은 직장인의 삶과 애환을 잘 녹여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미생 특집’으로 다양한 직종의 신입사원과 대리, 팀장, 부장, 대표가 출연해 생생한 직장 생활 이야기를 전했다.

신입사원 대표는 실수 하나에 눈물을 펑펑 쏟은 적이 있다고 했고, 팀장 대표는 위아래로 눈치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부장 대표로 출연한 ‘판매왕’ 박광주 부장도 화려한 실적에 감춰진 이면의 고충을 털어놨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박 부장은 ‘사장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부장님’으로도 유명하다.

17년 연속 전국 판매왕에 오르며 포상으로 받은 자동차만 10대가 넘는다.

2018년에는 판매 대수가 8000대를 넘어 그레이트 마스터에 등극했고, 정몽구 회장에게 직접 격려 전화를 받기도 했다.

그는 방송 녹화일 기준으로 12,705대를 팔았다고 밝혔다.

이런 성과가 그냥 이뤄진 건 아니었다.

연수를 받은 후 현장에 나온 첫날 첫 계약을 따냈던 에피소드에서도 그의 간절함이 전해졌다.

고객의 집 앞에서 저녁 6에 만나기로 했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 고객은 나타나지 않았다.

걱정과 고민을 하면서도 그는 고객의 집 앞을 떠나지 못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다음날 새벽 4시쯤, 교통사고가 나서 뒤처리를 한 후 귀가하는 고객과 마주쳤다.

고객은 그때까지 집 앞에 있던 그를 보고 깜짝 놀랐고, 미안함에 바로 차를 계약했다고 한다.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차를 계약한 이들이 또 다른 이들에게 소개해주기 시작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그의 일과도 빈틈이 없었다.

매일 새벽 3시에 기상해 하루를 시작했고, 그동안 27권의 영업 노트 작성을 통해 끊임없이 고객을 관리했다.

쉼 없이 달려오며 화려한 성과를 이뤘지만 박 부장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유재석은 다시 돌아가도 영업을 하겠냐고 물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그는 “반반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겉으로 화려한 성과 뒤에 말하지 못할 사정들이 많고 사기도 많이 당했다”고 했다.

자동차를 가지고 가서 대금 지급을 하지 않거나, 계약금만 주고 차를 가져가서 2달 동안 타고 방치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과거에는 이런 손해를 영업하는 직원이 다 떠안아야 했다.

또, 고객 앞에서 무릎도 꿇었고, 드라마에서처럼 물바가지 세례도 받아봤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그는 “자동차가 단순한 물건은 아니다. 작은 나사 2~3만 개가 조립돼서 나오는 물건이니까. 자동차 한번 판매하면 과장된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제 마음도 한 3만 번 들었다 놨다 한다. 많이 헤집어진다. 사람한테도 많이 지치고”라고 말했다.

집착으로 차를 팔 때는 전화기가 울리는 환청에 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목표도 없어진 게 최대 고민이라고 한다.

주변에서는 ‘수고했다’ ‘그만큼 했으면 됐다’라고 하는데 그동안 이뤘던 것들과 일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는 것.

그는 “건강 문제도 생기고 할 일은 많은데 몸도 자꾸 늘어진다”라며 “이 나이쯤 되면 세상 모든 게 내 뜻대로 될 줄 알았는데 뜻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더라”고 했다.

유재석은 마지막으로 그에게 회사에서 부장은 어떤 자리냐고 물었다.

“미생에서 완생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자 단계인 것 같다. 여기서 그 문을 열고 나면 완생이 돼서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또 한 번 직장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많은 분이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인생의 1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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