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차이나타운 건설은 中 일대일로 사업…반드시 철회해야”

이윤정
2021년 4월 7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12일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로 불거진 중국 자본투입, 역사 왜곡, 동북공정 등의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한 네티즌이 지난달 26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국민청원을 올려 10여 일 만에 43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강원도 차이나타운은 춘천 동산면과 홍천 북방면에 걸친 라비에벨 관광단지(500㎡) 안에 120만㎡ 규모로 들어설 예정인 ‘중국복합문화타운’을 가리킨다.

강원도가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추진하는 대표사업으로, 중국문화체험 공간을 만드는 게 골자다.

강원도는 사업 관련 인허가 등 행정 지원만 담당하고 코오롱글로벌에서 건설공사를 맡는다. 대부분의 사업기획과 중국문화 콘텐츠 개발, 중국 투자자 발굴 및 사업홍보 등은 모두 인민일보에서 진행한다.

당초 차이나타운의 총사업비는 중국 자본과 민간투자로 6천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으나 1조62억 원으로 증가했다고 강원도민일보가 지난달 27일 보도했다.

아울러 부정적 여론을 불식하기 위해 명칭도 ‘한중문화타운’으로 변경됐다.

중국 인민일보의 자회사인 인민망(人民網), 코오롱글로벌, 대한우슈협회로 구성된 ‘특수목적법인’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연내 착공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강원도는 2019년 12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문순 지사가 중국 베이징의 인민망 본사에서 개최된 ‘중국복합문화타운(일명 강원도 차이나타운) 조성사업’ 착수 기념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최 지사는 “한국의 유일한 일대일로 사업인 ‘중국복합문화타운’ 조성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뜻깊은 자리에 참석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권용범 춘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무처장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 차원에서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언급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일개 도지사가 지역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없는 사업에 대한 협약식에 직접 참석해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는 내용을 언급한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했다.

권용범 춘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무처장. | 본인 제공

 

권 사무처장은 “더구나 미중 간 무역 분쟁 등 양국이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에서 이는 국제적 감각이 결여된 행보가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은 중국 공산당이 추진하는 글로벌 영향력 확대 프로젝트다.

권 사무처장은 “한중문화타운은 강원도민뿐 아니라 국민 전체에게도 납득이 안 되는 사업”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차이나타운은 원래 화교, 중국인들이 국내에 들어와 살면서 자생적으로 형성되는 것인데 이를 의도적으로 기획하고 거대한 자본을 끌어들여 건설한다는 점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더구나 코로나 19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하는 사업 자체가 타당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권 사무처장은 특히 경제적 효과 측면에서 큰 우려를 나타냈다.

강원도는 당시 차이나타운 조성사업을 발표하면서 “1만 명 일자리 창출, 200만 관광객 유치”라고 홍보했다.

권 사무처장은 “강원도는 외국인들이 와서 중국문화를 체험한다고 하는데 외국인이 중국 문화를 체험하러 중국에 가지 뭐하러 한국에 오겠냐”며 “우리 국민들을 상대로 돈을 벌어서 중국 자본을 불려주겠다는 취지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최문순 지사가 코로나 19 상황에서 지역경제 회복 방안으로 차이나타운 사업을 재차 거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수목적법인에서 결의된 내용만 가지고 강원도가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도대체 뭘 돕겠다는 건지, 이게 무슨 사업인지, 왜 필요한 건지, 예산은 어떻게 확보할 건지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고 심지어 물어도 대답을 못 한다”고 토로했다.

도청 관계자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전화 통화에서이 사업은 강원도가 주관하는 사업이 아니라 100% 순수 민간 자본으로 이뤄지는 사업이라며사업을 철회할 지 여부도 사업자가 결정할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권 사무처장은 춘천 중도에 건설 중인 레고랜드 사업을 언급하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중도에 레고랜드를 추진할 때도 강원도는 영국 멀린사가 1000억 원을 들여서 하는 사업이라면서 강원도 예산은 하나도 안 들어간다고 했는데 지금 이미 3천억 원을 쏟아부었다. 당시 강원도 의회에서 예산안을 다 통과시켰는데 컨벤션센터, 호텔, 주차장 등 추가부지사업에 또 3천억 원 이상이 든다.”

그는 이런 선례가 있어서 강원도의 차이나타운 사업 추진에 대해 지역사회가 더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에만 유리한 사업, 중국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업을 왜 하필 춘천에서 해야 되나”, “지역주민들이 이렇게 반대하는 사업을 도지사는 왜 추진하려고 하나”, “ 도민들은 안중에도 없나” 등 강원도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는 것이다.

권 사무처장은 43만 명이 청원할 정도로 국민적 반감이 크다는 점도 꼽았다.

그는 “지역의 특정 사업에 이렇게까지 국민적인 반대가 일어난 적은 굉장히 드물다”며 “이는 단순한 반감이 아니라 중국 정부의 동북공정, 문화공정에 대한 반대 여론”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이 사업의 긍정적 파급효과에 대한 설명이나 국익을 위한 사업이라는 설득도 없이 논란을 자초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겠냐”며 “차이나타운 사업은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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