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국민 청원 10만…국민적 공감대는?

2021년 6월 16일
업데이트: 2021년 7월 2일

차별금지법, 2007년 시작으로 14년간 8차례 발의됐으나 무산

15일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1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로써 해당 청원은 국회 법사위에 회부돼 심사를 받게 됐다. 지난달 24일 청원이 시작된 지 22일만이다.

지난해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16일 “사회적 의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내는 국회 본연의 역할을 더는 외면하지 마라.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에 행동을 요구했다.

 

차별금지법이란?

차별금지법은 성별, 장애, 나이,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을 이유로 한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07년 차별금지법이 국회에 처음 오른 것을 시작으로 14년간 8차례 발의됐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21대 국회에서 장 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안에는 ‘성별 정체성’이 차별 범위에 포함되고 차별 구제 조치가 강화됐다.

법안에 따르면 차별을 받은 피해자는 인권위에 진정 등을 제기할 수 있고, 인권위는 차별을 중지하도록 ‘시정 권고’에서 ‘시정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정해진 기한 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도 부과된다.

차별에 대한 입증 책임 주체도 달라진다. 차별을 당한 쪽이 아닌, 차별했다고 지목당한 자가 ‘차별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조심스러운 정치 반응: 두 교섭단체 지도부 미온적 태도 보여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는 차별금지법에 대해 “공감대가 있고, 동성애는 찬반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도 “당론으로는 아직 결정된 게 없기 때문에 제가 당 대표로서 발언하기에는 좀 부적절할 것 같다”고 15일 KBS 열린토론에서 선을 그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법을 처리하는 데 순서가 있는데, 지금은 당장 때가 아닌 것 같다. 정책위 의견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5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차별금지법 관련 질문에 “의견은 없는 것은 아닌데, 윤석열 전 총장 먼저 대답한 후 제가 답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환영의 뜻을 밝힌 인사도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6일 “’있는 그대로를 차별 없이 존중하자’는 차별금지법을 지체시킬 이유가 없다”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국민적 공감대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인식은 여론조사마다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4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서 응답자 88.5%가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9명이 찬성한다는 것이다.

국민 절반 가량이 반대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9월 한교총이 발표한 ‘2020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국민여론조사’에 따르면 차별금지법 제정에 응답자 47.7%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여성인권단체 바른인권여성연합이 지난해 7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차별금지법에 반대한다’는 여성들은 절반을 차지했다.

김정희 바른인권여성연합 공동대표는 결과가 다르게 나온 이유에 대해 “인권위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포괄적인 질문을 던진 반면, 우리는 질문에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여성들이 어떤 피해를 입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기 때문이다”라고 16일 오후 에포크타임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바른인권여성연합이 2020년 7월 16일 발표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관한 국민 여론조사’ 질문에 따른 답변 | 바른인권여성연합 제공

김 대표는 “차별 금지와 평등이라는 말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며 “차별금지법이 통과됐을 때 우리 실생활에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상임위 회부된 차별금지법: 이후 어떻게 되나
 
국회법에 따르면 국민 동의 청원이 10만명을 넘길 경우 소관 상임위에서 관련 법안과 함께 논의해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빠르면 올 연말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찬반 투표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여론이 크게 나뉜 사안인만큼 상임위가 청원을 무기한 계류해 처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21대 국회가 만료되는 날까지 심사기간이 연장된 청원도 있다.
 
지난 3월 17일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김민석 위원장은 ‘낙태죄 전면 폐지와 여성의 재생산권 보장에 관한 청원’에 대해 “관련 법률의 제·개정과 연관해 보다 심도 있는 심사가 필요하다”라며 “청원 심사기간을 관례에 따라 2024년 5월 29일까지 연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취재본부 이가섭 기자 khasub.lee@epochtimes.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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