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맞고 일한다” 쉴 곳 없어 ‘3평 휴게실’에 쭈그려 앉은 서울대 식당 노동자들

김연진
2019년 9월 23일 업데이트: 2019년 9월 23일

서울대학교 학생식당 및 카페에서 근무하는 생활협동조합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자들은 쉴 곳이 없어 3평짜리 휴게실을 8명이 쓰고, 최저 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생협 노조 측은 지난 19일부터 임금 협상 및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초봉은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치는 171만원이다. 10년을 일해야 200만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

이어 “학생식당 주방에는 냉방 시설도 없어 여름에는 땀띠가 온몸을 뒤덮고, 약 30명이 6천명의 식사를 준비하느라 진통제 주사를 맞으면서 일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의 설명에 따르면, 노동자들을 위한 휴게 공간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3평조차 되지 않는 휴게실을 8명이 써야 하고, 점심 배식 이후에는 식당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쉬어야 했다.

또한 별도의 샤워장이 없어 주방에 간이 커튼을 설치해 씻어야 했다.

연합뉴스

노동자들은 학생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면서 “이렇게는 못 살겠다. 최소한의 존중을 바란다”며 파업을 이어갔다.

이어 “학교 측의 불성실한 단체교섭 태도와 부당한 처우, 개선 의지 부족 등이 파업의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인해 서울대 학생식당 6곳과 카페 3곳의 운영이 중단됐다.

파업 소식을 접한 서울대 학생들도 노동자들의 파업에 지지의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학생 모임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 행동’은 “같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열악한 노동 실태가 유지됐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이 순간의 불편함을 약자의 몫으로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맞서 노동자들의 곁에 설 것”이라고 전했다.

대부분 서울대 학생들은 “불편하긴 해도, 우리가 감수해야 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파업을 지지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