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이야기] 투석환자, 투석을 중단할 수 있을까?

Wen Binrong
2019년 4월 28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25일

한때 대학원에 진학해 석박사 과정을 밟고 싶어서 어느 원로 중의사에게 자문을 한 적이 있다. 박사 학위를 소지한 그는 내게 진지하게 충고해줬다. “학문과 임상은 완전히 달라. 만약 의사가 돼 세상을 구하고 싶다면 임상에 종사해야 하네. 환자가 바로 자네의 스승이고 치료과정이 바로 자네의 의술과 학술이라네.” 결국 나는 임상을 선택했다. 마음을 비우고 한명 한명 환자(스승)를 대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때때로 영감을 주곤 했다.

59세 어느 여자 환자의 이야기다. 그녀는 장기간 고혈압약을 복용해왔고 심박동 조절기도 달고 있다. 1년 전 양약을 먹고 나서 구토가 났는데 5번 토한 후 더는 음식이 들어가지 않아 병원에 입원했고, 열흘 후 신부전 판정을 받았다. 그때부터 매주 2차례씩 투석을 하고 있다.

그녀는 소박하게 생활하고 음식도 담백하게 먹었을 뿐만 아니라 의사가 시키는 대로 약도 제때 복용했는데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가 처음 진료하러 왔을 때 눈 밑이 갈회색이었고 얼굴에 주름살이 아주 많았으며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손발은 싸늘했고 왼손 동정맥루(AVF) 연결 부위가 붓고 딱딱했다. 손목과 손바닥도 부었고 말을 할 때면 투석환자 특유의 냄새가 났다. 간절한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선생님 투석을 안 할 수는 없을까요?” 이것은 정말 큰 문제로, 투석환자 다수가 인정하다시피 투석이란 무기징역처럼 평생을 받아들이고 살아야 한다.

나는 그녀에게 되물었다. “한약을 드셔볼래요? 침구치료와 한약을 결합하면 효과가 더 빨라요!” 그녀는 마치 저주를 받은 듯 깜짝 놀라면서 “양방에서는 한약을 먹지 말라고 하던데요”라고 했다. ‘적을 없애달라면서 무기를 쓰지 못하게 하면 어떻게 싸운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에게 한의학을 어느 정도 이해할 시간을 줄 필요가 있었다. 검사지표는 BUN 81, 크레아티닌 9.9였다. 이 외에도 어지럼증, 심계(가슴 두근거림), 피로, 등과 허리가 시리고 아픈 증상이 있었고, 말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답답함도 있었다.

침구치료: 양허(陽虛‧양기가 부족한 증상)가 뚜렷해서 우선 양기가 상승하도록 백회에 침을 놓았다. 또 신장의 독소를 풀어주기 위해 축빈, 태계, 내관혈에 자침하고, 신기를 보하는 기해, 관원, 용천에 자침했다. 부정맥에는 내관, 간사, 극문에 돌아가면서 침을 놓았고 우울증에 태충, 합곡에 자침했다. 쥐가 잘 난다고 해서 종아리 승산혈에 자침하고 어지럼증과 빈혈에 내관, 혈해, 삼음교를 자침했다. 손이 부어 팔사혈에 침을 놓고 전신면역계통 조절에 합곡, 족삼리, 삼음교에 자침했다.

1주일에 2차례씩 침구치료를 한 지 1달 후 어두웠던 눈꺼풀이 밝아졌고 정신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혼자 소변을 볼 수 있게 됐고 소변량도 증가했다. 그뿐만 아니라 치료에 믿음이 생겨 자발적으로 한약을 먹겠노라고 했다. 하지만 팔의 종창은 효과가 일시적이라 양방에 가서 처리하게 했다. 투석혈관(동정맥루)을 교체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녀는 재수술을 완강히 거부하며 차일피일 시간을 끌었다. 양방에서도 수술을 다시 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나중에 부득이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손바닥에 관을 삽입한 부위가 부어 있었으나, 딱딱하지는 않고 피부색이 좀 어두울 뿐이었다. 나는 증상이 완화되도록 주먹을 쥐었다 펴는 동작을 꾸준히 하라고 했다.

3달 동안 19차례 침구치료를 거친 후 그녀의 검사지표는 크게 호전됐다. 혈색소 10.3 BUN 40, 크레아티닌 6.69에 신사구체 투과율 6.75였다. 상태가 좋아지자 양방 의사도 투석을 주 2회에서 1회로 줄이는 데 동의했다. 그녀는 마치 감형을 받은 것처럼 뛸 듯이 기뻐했다. 투석에서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면 침치료와 한약 횟수를 늘려 처리했다.

그러자 입에서 나던 냄새도 사라졌고 삶의 질이 크게 좋아졌다. 하지만 투석의 곤경에서 벗어나는 소원은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지속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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