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서 계단 오르던 시각장애인을 펑펑 울린 ‘난간’

김연진
2020년 10월 30일
업데이트: 2020년 10월 30일

인천지하철 1호선, 경인교대입구역에는 특별한 난간이 존재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혹은 시각장애인들이 계단을 오를 때 붙잡는 난간이다. 하지만 여기에 설치된 난간에는 어떤 글귀가 적혀 있다.

그것은 한 시인의 시(詩)였다. 시의 글귀마다 점자도 함께 설치돼 있다.

점자로 세상을 읽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것이었다. 이 난간을 잡고 계단을 오르는 시각장애인의 손끝으로 시가 들어간다.

아이디엇

지난 8월, 인천교통공사는 인천지하철 1호선 경인교대입구역에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핸드레일형 점자 시 촉지판’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지하철 역사에서는 스크린도어, 미디어 등을 활용한 다채로운 문화 컨텐츠가 제공되고 있다. 시민들은 이를 통해 따뜻한 문구, 감동적인 문학 작품 등을 접한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화 컨텐츠는 없었다.

이에 인천교통공사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점자 시’를 도입했다.

인천교통공사

정희윤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시민들이 반가움, 고마움 등을 느끼길 바라는 심정으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점자 시 촉지판 설치는 이승재 시인의 재능기부로 가능해졌다.

‘소년이여’, ‘길’, ‘무인도’ 등의 작품이 경인교대입구역 외부 출구와 엘리베이터, 계단 난간 등에 새겨졌다.

지난 2018년에 등단한 이승재 시인은 광고회사 ‘아이디엇’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시각장애인 관련 캠페인을 많이 연구해왔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 컨텐츠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재능기부를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