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로또 2등 당첨돼 5300만원 받은 ‘청각장애’ 청년이 올린 후기

윤승화
2020년 6월 24일
업데이트: 2020년 6월 24일

로또 2등에 당첨된 청각장애인은 1등이 아니라 아쉽다는 말 대신 “기쁘고 감사하다”는 후기를 남겼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는 청각 장애가 있습니다. 2등 후기 올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사연 하나가 올라왔다.

익명의 글쓴이 A씨는 먼저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이날이 추첨일이었던 제916회 동행복권 로또 용지가 찍혀 있었다. A씨는 로또 2등에 당첨됐다.

제916회 로또 2등 당첨자는 총 70명으로 각각 5,304만원을 받는다.

온라인 커뮤니티

70명 중 한 명이 된 A씨는 “정말 간절하게 바랐는데 이번에 2등에 당첨됐다”며 “힘든 상황에 계신 분들이 많을 텐데 그런 분들께 희망이 되고자 후기를 올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청각장애인이다. 중증 장애라 소리를 거의 듣지 못한다.

A씨는 “많은 분들이 청각 장애를 지적 장애처럼 여긴다”며 “물론 저도 제 발음이 어눌한 것 알지만 저를 외국인이나 어린아이 대하듯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사람들의 반응을 이해는 하지만, A씨 또한 사람인지라 속으로 상처받고 외로울 때가 많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장애가 있다 보니 취업이 어려웠다. A씨는 틈틈이 생산직으로 일하며 노력했지만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일거리가 주어지는 날이 많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집안 사정도 어려워 무슨 일이든 하려고 하지만 면접까지 가는 것도 드문 편”이라고 전했다.

트럭 장사를 하는 A씨의 부모님은 요즘 코로나 때문에 장 서는 곳이 드물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A씨는 “오죽하면 저희 아버지께서 충치가 심하신데 치료할 돈이 없어서 진통제 먹고 버티고 계시다”고 고백했다.

이럴 때마다 세상을 원망도 많이 했다. 자책도 많이 했다.

“나는 왜 이럴까. 아들로서 할 수 있는 게 이렇게 없을까.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아빠는 예쁘다’

그럼에도 A씨는 늘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결국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사는 게 A씨에게 주어진 유일한 답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저는 일자리가 생기면 최선을 다했고, 저희 가족도 좌절하지 않고 생계를 꾸려나갔다”면서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살려고 했다”고 했다.

그러던 이날, A씨는 복권에 당첨됐다. 1등이 아닌 2등이었다. 20억원이 넘는 1등 당첨금에 비해 적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금액이었다. 아쉬워할 법도 했다.

그러나 A씨는 충분히 감사하고 기쁘다고 했다.

A씨는 “희망을 잃지 마시라고 조언하고 싶다”며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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