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서 백인-유색인종 갈등 조장…美 학부모들 화났다

“비판적 인종이론 교실에서 내몰자” 학부모들 잰걸음
한동훈
2021년 4월 24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24일

미국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녀가 마르크스주의와 닮은 비판적 인종이론 수업을 받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모임 결성이 활발하다.

이 이론이 아이들에게 유해한 환경을 조성하고, 인종차별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키는 주범이라는 판단에서다.

학교 측이 교내에서 확산되는 비판적 인종이론에 대해 부인하거나 침묵으로 대응해왔다는 점도 학부모들이 행동에 나서게 된 요인이다.

비판적 인종이론은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 현재 학계, 연예계, 정부기관, 기업 그리고 교실에까지 확산됐다.

이 이론은 미국의 역사를 ‘억압자(백인)’와 ‘피억압자(유색인종)’ 사이의 투쟁이라고 정의한다. 인류의 역사를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계급투쟁으로 보는 마르크스주의와 비슷하다.

따라서 백인 사회에서 등장한 여러 기관을 구조적인 인종차별 기관으로 본다. 최근 미국에서 불거진 ‘경찰은 치안 유지 조직이 아니라 흑인 억압 조직’이라는 주장이 그 사례다.

비판적 인종이론은 처음 학교에 들어올 때, ‘평등’ ‘인종차별 철폐’ ‘문화적 존중’ 같은 이름으로 포장돼 학부모들의 경계를 받지 않았다.

과정은 이렇다. 먼저 어떤 조직(단체)에 대해 “체계적인 인종차별이 일어나고 있다”는 진단(비판)이 내려진다. 이후 이를 개선하기 위한 처방으로 비판적 인종이론이 슬그머니 끼워 넣어진다.

지난 몇 년 사이 비판적 인종이론은 강사, 훈련요원, 컨설턴트가 등장하며 하나의 산업을 이뤘다. 이제 정부 기관과 학교, 기업에서는 ‘인종차별’을 없앤다며 교육예산을 편성하며 업계를 먹여 살리게 됐다.

학교의 경우, “체계적인 인종차별”은 특정한 집단을 묶어 다른 집단과 비교하는 식으로 주장된다. 예를 들어, 흑인 학생들의 평균 성적이 낮거나 소년원에 더 많이 간다는 점을 제시하며 “인종차별 때문”이라는 식이다.

학자들은 이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지적한다.

켄터키 주립대학 정치학과 윌프레드 레일리 부교수는 “인종이나 성별, 계급에 따른 차이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시스템에서 다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 검증하는 연구를 해온 레일리 부교수는 “그래서 급진주의들은 언제 어디서나 급진적이며, 모든 걸 인종차별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은 일단 비판적 인종이론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면, 대체로 반대하는 입장을 보인다.

언론에 보도됐던 버지니아주 라우던(Loudon) 카운티의 학부모 단체 ‘비판적 인종이론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그중 하나다.

이 단체는 당초 중국 공산당(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폐쇄된 학교를 다시 운영해달라는 취지로 결성됐다.

그러나 학교 폐쇄 기간, 부모들은 집에서 자녀들이 원격수업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수업 내용과 방식에 큰 의구심을 품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부모는 에포크타임스에 “우리의 목소리는 ‘등교하게 해달라’에서 ‘오 이런 맙소사’로 바뀌게 됐다. ‘우리 아이들에게 뭘 가르치고 있는 거지’라고 말이다”라고 전했다.

이 학부모는 “학교에서는 기본적으로 아이들을 인종에 따라 분류해 다른 수준의 수업을 받게 하고 있었다. 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자녀들을 다시는 그 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가 된 수업 내용에 대해서는 자녀의 개인정보가 드러날 수 있다며 보복을 우려해 밝히지 못했다.

라우던 카운티 공립학교 측은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 답변서에서 이를 부인했다.

학교 대변인은 “우리의 목표는 버지니아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교육 형평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이 목표는 인종, 성별, 사는 곳,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차별을 철폐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학부모는 “수업시간에 아이가 ‘학생들은 14세가 되면 부모 동의하에 시위에 참여하거나 학교 수업에 빠질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이를 부인했지만 이 학부모는 “학교 측의 해명은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온라인에 게재된 이 학교의 한 가상수업 영상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인종적 차이에 더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라고 다그치는 장면이 담겨 논란이 일었다.

학교 측 대변인은 “수업의 일부만 편집한 장면으로 전체적인 맥락을 제대로 담지 못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수업 시간에 자신의 가치관을 밝히기를 거부했다가 한 학기 전체 결석 처리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어머니는 자녀가 자신의 신념을 밝히면 괴롭힘을 당할 것 같아 걱정했다며 결국 학교 측과 협의해 해당 수업을 전부 불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녀에게서 ‘엄마는 KKK 단원이냐’는 물음을 받았다는 학부모도 있었다. 그녀는 아이가 KKK단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음이 분명하다며 교사가 충분한 설명 없이 이 주제를 꺼낸 저의를 의심했다.

그녀는 그날 자녀에게 KKK단의 나쁜 점에 대해 한참 설명했다면서, 아이는 KKK단이 1세기 전에 민주당에 의해 시작됐고 오늘날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모르고 그저 ‘백인 단체’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고 했다.

개별적으로 터져 나오던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기까지는 일 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고 ‘비판적 인종이론에 반대하는 학부모들’ 설립자 스콧 미네오는 에포크타임스에 설명했다.

미네오는 “10개월이 다 되도록 성화를 피우자 마침내 부모들이 우리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며 미국의 학부모들이 자녀가 학교에서 무슨 수업을 듣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버지니아 라우던 카운티 공립학교 측은 비판적 인종이론을 가르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부인했다. 학교 대변인은 “학생이나 직원들 교육에 어떠한 특정한 철학이나 이론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다만, 라우던 지역이 ‘문화적 존중의 틀’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학부모들은 이 ‘틀’이 비판적 인종이론의 다른 이름이라는 입장이다. 미네오는 “학교 측은 지역 주민들에게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학교 측이 제시한 ‘문화적 존중의 틀’에 관한 문서에는 “우리 학교는 인종, 종교, 출신 국가, 성적 정체성, 성적 취향, 능력이나 그 밖의 요인들에 근거한 백인 우월주의, 체계적 인종차별, 혐오 발언의 철폐를 주장한다”는 이 학교 교육감 에릭 윌리엄스의 발언을 싣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런 원칙들은 인종차별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유해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아이들을 편 가르기 하고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자유와 시민권 보호 단체는 비판적 인종이론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방어 교육을 펼치고 있다.

헌법에서 보장한 권리 보호단체인 ‘스피치 퍼스트’ 설립자 니콜 네일리는 “최근 몇 년 동안 운동가들이 유해한 교과과정을 강요하고, 우리 아이들을 인종, 민족, 종교, 성별에 따라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소집단으로 분열시키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전국의 모든 공립과 사립, 차터 스쿨이 그 공격 대상”이라며 “우리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광기를 몰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비판적 인종이론과 관련, 플로리다의 모든 학교에서 이를 퇴출시키기 위한 교육과정을 마련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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