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지름 1000광년 우주 거품 한복판 위치” 네이처 논문

이대우
2022년 01월 20일 오전 10:30 업데이트: 2022년 01월 20일 오전 11:02

NASA·하버드 연구진 “초신성 폭발로 거품 발생”
‘오래된 별의 죽음이 새로운 별 탄생’ 가설 뒷받침

지구가 1000광년 너비의 우주 거품에 포함됐다는 천문학적 발견이 이뤄졌다. 이 거품에는 활력이 넘치고 젊은 항성들이 다수 분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지구는 약 1400만 년 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15개의 초신성 폭발로 형성된 거품 공간 내부에 있다. 거품의 지름은 1000광년 정도다(논문 링크).

우주에 거품이 있다는 개념은 언뜻 이해하기 어렵다. 논문 공동저자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연구원인 캐서린 저커는 내부에 구멍이 숭숭 뚫린 스위스 치즈에 비유했다.

이 구멍들은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방출된 물질이 퍼지면서 만들어진 공간이다. 각종 물질들이 풍부한 이 거품의 표면에서 새로운 별들이 탄생한다.

그렇다고 지구가 이 별들과 함께 탄생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당시 발생한 거품의 중심에 태양계가 위치하다 보니 지구 역시 거품 속에 잠기게 됐고 그 바람에 지구 주변에 새 별들이 많아지게 됐다는 의미다.

주변이라고는 하지만, 광속으로 500년 이상 가야 하는 거리다. 논문에서는 지구 주변 500광년 이내 신성(新星)들이 모두 이 거품 표면에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어쩌다 태양계는 거품의 중심 부근에 위치하게 됐을까. 초신성 폭발의 영향은 없었을까.

연구자 중 한 사람인 빈대학(University of Vienna) 주앙 아우베스 연구원은 “초신성이 폭발해 거품이 형성될 당시에는 태양이 아직 이곳에 없었다. 태양은 은하계 내부에서 일정한 궤적을 따라 이동하다가 500만 년 전 이곳에 도착해 거품 한복판에 딱 들어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품이 구(球)형은 아니다. 모양이 불규칙하다. 여전히 초당 6.4km 정도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공기 중에서 초당 약 340m를 이동하는 음속보다 19배 빠른 속도이지만, 이마저도 탄생 초기 팽창 속도에 비하면 느려진 수준이다.

이번 발견은 죽어가는 별의 폭발인 초신성이 다른 별의 탄생으로 이어진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로 평가된다. 폭발로 날아간 물질들이 중력에 의해 다른 곳에서 재결합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 은하에서 태양계와 이웃하는 젊은 별들은 거의 모두가 몇몇 초신성 폭발의 광대한 충격파와 그 이후 항성과 주변 행성들이 재결합하는 과정으로 생겨난다. 이는 지금도 여전히 일어나는 과정이다.

논문에 따르면 마지막 초신성 폭발은 약 2백만 년 전에 발생했으며 이는 지구 지각의 우주 금속 퇴적과 일치하는 발견이다.

저커 연구원은 천문학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거품 내부에는 수천만 개의 오래된 별들이 있고 거품 표면에는 수천 개의 젊은 별들이 초신성에 의해 탄생했거나 탄생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태양과 우리 태양계가 이 거품 안에 자리 잡고 있다. 태양은 5백만 년 전 거품 속으로 굴러 들어갔으며 이전에는 아마도 다른 거품 속에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문 공동저자 중 한 명인 하버드대 천체물리학 엘리사 굿맨 교수는 “데이터 결합 이론을 이용해 추리한 놀라운 결론이다. 초신성 모델을 항성 운동 법칙, 거품에 대한 최근 관측된 자료 등 독립된 단서들을 결합해 우리 주변 항성 진화의 역사를 재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커 연구원은 “이 거품들은 어디서 만날까, 거품끼리 만나면 어떤 상호작용이 일어날까, 거품들은 어떻게 새로운 별들의 탄생을 이끌어낼까”라며 학자로서의 호기심과 연구 의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