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휩쓰는 변종 중공 바이러스 3종, 특징과 위험성

하석원
2021년 1월 1일
업데이트: 2021년 1월 1일

지난달 28일 방역 당국이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가 한국에서도 처음 발견됐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영국 런던에서 한국 인천 공항으로 들어온 가족에게서 중공 바이러스의 변종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당국은 이 가족이 공항에서 바로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돼 지역사회 노출 가능성을 최소화했다고 발표했다.

이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 중공 바이러스보다 더 높은 전염성이 특징이다. 의료계에서 통용되는 명칭은 ‘B.1.1.7’으로 영국 정부에 따르면 전염성이 최대 70%가량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전염성에 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말까지 변종 바이러스 확산 국가는 유럽, 아시아, 북유럽 등 최소 23개국으로 늘어나면서 무서운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변종 바이러스가 가세한 영국의 지난달 29일 하루 중공 바이러스(변종 포함) 확진자 수는 5만3135명으로, 전날 4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일일 감염자 수 5만명 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넘어섰다. 누적 확진자는 238만 2865명이다.

사망자는 하루 사이 414명이 늘어 7만1567명이었다.

영국 방역 당국(NHS) 최고책임자 사이먼 스티븐스는 “현재 의료진은 폭풍의 중심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며 가장 힘든 한해를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사람 간 감염이 확인된 변종 중공 바이러스는 3종이다. 하나는 영국 B.1.1.7, 다른 하나는 남아공 변종, 마지막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최근 발견된 변종이다.

 

감염력 높은 영국 변종 B.1.1.7

중공 바이러스의 최초 확산은 1월 초라는 중공 당국의 발표와 달리 2019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0년 9월 중순 영국 잉글랜드 남부에서 새로운 변종 B.1.1.7가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딱 1년 전이다.

BBC 등에 따르면 B.1.1.7은 연구자들에게도 신기한 돌연변이로 취급된다.

지금까지 중공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는 한 번에 12개 이상 일어난 적이 없었는데, B.1.1.7은 한 번에 17개의 돌연변이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매우 드문 현상이다.

이 가운데 8개가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에서 발생했고, 특히 2개는 각각 침투력을 더 높이고 면역 저하 환자의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현상을 보여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전해졌다.

2개 중 하나는 유전자 위치 N501Y의 돌연변이다. 이는 영국 B.1.1.7의 최대 특징으로 바이러스 감염력이 70%까지 올라간 것과 직접 관련됐다.

전문가들이 더욱 주목하는 것은 E484K 돌연변이다. 앞서 여러 연구에서 E484K 부위의 돌연변이는 여러 가지 항체의 바이러스 퇴치 작용을 어느 정도 회피하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돌연변이는 남아공 변종에서 더 많이 발견됐다.

 

백신 회피 돌연변이 우려되는 남아공 변종

남아공 변종 바이러스는 작년 12월 8일 확인됐으며 동부 케이프 지방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 변종은 남아공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가 불과 몇 주 만에 기존 바이러스를 제치고 중공 바이러스의 주된 병원체가 됐다.

약 10~20개의 유전자 변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임상적으로 나타나는 주요 특징은 전파력이 더욱 강하고 젊은이의 감염률이 높다는 점이다.

연구진이 남아공 변종과 영국 B.1.1.7을 비교한 결과, 유전자 서열은 뚜렷하게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N501Y 돌연변이가 관측됐다. 이 돌연변이는 인체 감염력을 더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남아공 변종은 돌연변이 부위가 샘플마다 차이를 보였으나 세 개의 돌연변이(N501Y, E484K, K417N)가 거의 모든 샘플에 존재했고, 항상 안정적으로 높은 빈도를 나타냈다.

워싱턴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E484K 돌연변이는 일부 항체, 감염됐다가 치유된 환자의 혈청에 일정 수준 내성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즉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심지어 무력화할 수 있는 무서운 돌연변이다.

마지막 세 번째 돌연변이인 K417N이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다.

남아공에서 발견된 변종 바이러스 3D로 나타낸 이미지 | gisaid.org

나이지리아 변종, 상대적으로 관심 덜한 변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변종 바이러스는 아프리카 질병통제센터(CDC)가 작년 12월 24일 발표했다.

작년 8월 3일과 10월 9일 나이지리아에서 채취한 중공 바이러스 환자 샘플 2개에서 발견됐다.

이 변종은 영국과 남아공에서 발생한 변종과는 다른 계열이지만 마찬가지로 전파 속도가 빠르고, 바이러스 부하(Viral load, 몸 안에 있는 바이러스의 총량)도 더욱 높아 증상이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변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다. 전파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영국과 남아공의 변종은 백신 효과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 효과 무력화가 걱정되는 E484K 돌연변이에 대한 한 가지 다행스러운 소식은 남아공 이외의 지역에서는 0.02% 미만으로 발견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종합적인 위험성 면에서는 영국 변종보다 낮다.

또한 미국 생명공학기업 리제네론이 중공 바이러스 치료에 사용한 단일클론 항체치료제가 E484K에 유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치료제는 여러 약을 섞어 투여하는 이 ‘칵테일 요법’을 적용한 치료제로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사용해 효과를 본 적이 있다.

다만,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효과가 난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최근 각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중공 바이러스 변종이 나타난 것과 관련해 ‘항원소변이(Antigenic drift)’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항원소변이는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축적됨에 따라 새로운 항원과 변종이 생겨, 면역계에 형성된 항체가 새로운 바이러스 변종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바이러스가 면역계로부터 은신해 더 오래 생존하면서 전염가능성이 올라가게 된다.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A, B형에서 관찰되는 현상으로, 이는 사람들이 독감 바이러스 백신을 계속 접종하는 이유이자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독감에 걸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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