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훔치고, 머리와 어깨 공격까지? ‘제주 흉악범들의 정체’

이현주 인턴기자
2020년 6월 15일
업데이트: 2020년 6월 16일

“제주 사려니숲 입구에서 갑자기 공격 당해 아내가 머리를 다쳤다”

최근 제주 사려니숲길을 방문한 A씨가 제주도청 누리집 ‘신문고’에 올린 글의 내용이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제주 지역 한 골프장에서 현금 30만 원이 든 지갑을 도둑맞았다. 다행히 지갑은 금방 찾았다.

대체 범인은 누구일까?

연합뉴스

11일 제주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2년쯤 전부터 사려니숲길 탐방로 입구 인근에서 까마귀 2~3마리가 탐방객들의 머리나 어깨를 툭툭 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까마귀들은 음식물을 노리기 위해 탐방객들 가방에 내려앉기도 했다.

까마귀 군무/연합뉴스

일부 탐방객들은 갑작스런 까마귀의 공격에 놀라 피하다 넘어지기도 했다.

까마귀의 이상행동은 제주지역 골프장에서는 이미 흔한 일이다.

도내 일부 골프장에서 집단 서식하는 까마귀들이 카트에 둔 김밥이나 과자는 물론 지갑과 옷, 심지어 휴대전화까지 물고 달아나는 ‘절도 행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픽사베이

도내 골프장 관계자는 “골프장 측에서는 어찌할 방도가 없기 때문에 라운딩 전 까마귀로 인한 분실물 발생 가능성을 골퍼에게 충분히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전문가들에 포획을 의뢰했지만 까마귀가 영리하고 눈치가 빨라 포획이 쉽지 않은 상태다.

까마귀는 유해동물로 지정돼 있어 허가를 받을 시 포획할 수 있다.

픽사베이

강창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장은 “까마귀들이 탐방객을 피하지 않는 것은 가방에서 음식을 꺼내 던져주거나 먹다 남은 음식을 버리고 가는 일이 수년간 반복되면서 학습효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며칠 간 포획틀이나 그물총으로 포획을 시도했지만, 조금만 가까이 가도 달아나고 덫 근처에도 오지 않아 포획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