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가스폭발 사고…공산당 창당 100주년 분위기 찬물

2021년 6월 15일
업데이트: 2021년 6월 15일

1년전 가스누출 보고된 곳…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
시진핑·리커창 ‘사고원인 규명, 책임자 문책’ 한 목소리

단오절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사고가 중국의 모든 온라인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

오는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해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예고하며 분위기를 띄우던 시진핑 정권은 비난 여론 고조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후베이성 당국은 14일(이하 현지시각) 기자회견을 통해 사망자가 25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전날 후베이성 스옌(十彦)시의 한 주택가 시장에서는 오전 6시30분께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당일 오후 2시께까지 수색작업을 통해 사망자 12명, 부상자 138명으로 집계됐으나, 여기에 13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사고가 발생한 시장은 수십 년간 영업해온 곳으로, 사고 당시에는 영업 중이었으며 시장 상인과, 아침 식사를 위해 시장을 찾은 주변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많아 피해자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주민들은 에포크타임스에 사고 당일 오전 8시를 기준으로 “아직 잔해에 깔려 구조되지 않은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중국 허베이성 스옌시의 가스폭발 사고 현장 | 화면 캡처

한 주민은 “오전 8시부터 당국이 사고 현장과 인근 지역까지 통제하고 주민들의 접근을 엄격하게 차단해 상황을 알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들은 “가스누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조사하던 중 (가스가) 폭발했다”, “2차 폭발로 소방차가 불길에 휩싸였다”, “소방차가 파손되고 소방관들이 다치는 것을 목격했다”며 사고 당시 현장 상황을 전했다.

“300미터 떨어진 건물 유리창이 모두 깨졌다”는 주민도 있었다.

명절 전날 터진 가스 폭발사고에 전국적 관심

중국 온라인 공간은 스옌시 가스 폭발사고와 관련된 내용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악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후베이성 스옌 가스폭발 현장 주민들 목격담’, ‘스옌 폭발사고로 10여명 사망’ 같은 게시물의 조회수가 14일 오후 5시30분 기준 총 3억 회 이상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중국 허베이성 스옌시의 가스폭발 사고 현장 | 화면 캡처

중국판 구글인 바이두에는 ‘스옌시 가스 폭발로 12명 사망’ ‘스옌 폭팔 부상자, ‘돌풍에 3m 밖으로 밀렸다’’ 등의 게시물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마치 폭격을 맞은 듯한 사고 현장을 찍은 사진이 담긴 게시물에는 안타까움을 표하고 부상자와 아직 구조받지 못한 이들을 걱정하는 댓글이 달렸다.

한 댓글에는 “올해 큰 사고가 일상화됐다. 수시로 대형사건사고 소식이 터진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시장은 1년 전에도 가스 누출로 점검 및 보완작업이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사고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당국 때문에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고 규모가 크고 민간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자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13일 오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며 빠른 원인 규명과 문책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 역시 “구조와 수습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며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엄중히 묻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리커창은 또한 최근 안전사고가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특별 중대사고의 억제를 주문했다. 또 다른 유사 사고가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해달라는 의미다.

시진핑은 올해 ‘안정’을 강조하며 오는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해 대대적인 경축행사를 기획하며 분위기 조성에 힘써온 가운데 수십 명의 사망자가 난 이번 사고로 당국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각 지방정부에는 ‘정치적 상황에 예민하게 반응하라’, ‘안전문제 전면 점검’, ‘돌발사태 발생 대비’ 등의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고로 한꺼번에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수혈용 혈액이 부족하다는 보도가 나자, 스옌시 주민들이 헌혈 장소에 몰려 헌혈하는 훈훈한 장면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펑파이신문은 한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시내 곳곳의 헌혈 장소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 여러분의 이웃사랑과 관심에 감사한다”며 “하지만 방역 문제가 있어 오늘은 헌혈 장소를 찾지 말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장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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