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美의회 홍콩 관련 2개 법안 만장일치 통과에 맹비난

에바 푸
2019년 11월 23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23일

미 상·하원이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후 중국이 자극적인 언사로 미국을 비난했다.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이하 홍콩 인권법) 등 2개의 법안이 만장일치로 상원을 통과한 후, 다음 날인 20일(현지시간) 하원에서도 찬성 417표, 반대 1표로 가결됐다. 의원들은 이 조치가 홍콩과 중국 당국이 홍콩 시위를 단속하지 못하도록 경고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개의 법안은 앞으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냐, 서명이냐’ 결정만 남았다.

새로운 법에 따라 미 국무부는 홍콩의 관세 및 특혜 대우 여부를 매년 심사할 것이다. 1997년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 반환된 후에도 미국은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다르게 대하며, 정치·경제·무역·금융·이민 등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중국 공산주의 정권을 반대하는 시위로 번진 송환법 반대 시위가 거의 6개월에 걸쳐 홍콩을 뒤흔들었고, 중국 당국의 무자비한 탄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콩 경찰은 6월 이후 시위대 5000여 명을 체포했고, 홍콩 전역에 1만여 발의 최루탄을 발사했다.

헝홈 지역 홍콩 폴리테크닉대학 시위대의 탈출을 막기 위해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2019. 11. 18. | Anthony Wallace/AFP via Getty Images

중국 정부의 경고

중국 정권은 홍콩 인권법 통과에 즉각 반응했다. 중국 관영 매체 신화통신은 20일 약 5시간 반 동안 관련 보도를 31건 내놓았다. 이 모든 뉴스에서 중국 정부 각 기관이 미국을 비난했다.

중국 국영방송 CCTV는 황금시간대 뉴스 프로그램의 절반가량의 시간을 차지하며 미국에 대한 강력한 반격을 드러냈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이 법안의 입법화를 막기 위해 즉각 조치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중국의 강력한 대응책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헝홈 지역 홍콩 폴리테크닉대학 캠퍼스에서 시위대가 탈출을 시도하자 경찰이 최루가스를 발사했다. 2019. 11. 18. | Anthony Wallace/AFP via Getty Images

익명의 홍콩 외교부 대표는 “미국 정치인들이 옳고 그름을 혼동하고 있다. 홍콩의 혼란을 틈타 불타는 집을 약탈했다”고 힐난했다.

중국 국방부는 대표 성명을 발표했는데, 중국 공산당 정권이 역사적으로 전쟁을 일으키고자 상대를 위협할 때 사용했던 ‘경고가 없었다고 하지 말라’는 문구로 마무리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모두 세 차례 이 문구를 인용했다. 1962년 인도와의 전쟁을 예고할 당시, 1979년 베트남 침공 이전, 그리고 지난 5월 미국과 무역 분쟁이 고조되는 시기에 사용했다.

중국 입법부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산하 외교위원회, 홍콩과 마카오 사무국, 홍콩 연락사무소, 중국인민 정치협상회의 외교위원회, 국무원 등 적어도 중국의 6개 정부 기관이 지난 이틀 동안 비슷한 말을 보도했다.

국영신문 차이나데일리는 별도의 두 사설에서 이 법안에 대해 폭력을 조장하는 ‘휴지조각’이라고 묘사했다.

21일 자 차이나데일리 사설은 “표면상으로 그 법안은 결함이 없어 보인다. 누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좋아하지 않는가? 그러나 뒤에 숨겨진 진정한 계획은 그 명분에 드러낸 것보다 훨씬 더 사악하다”며 “미국은 이 법안을 이용해 그들의 적을 악마로 만들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가 헝홈 지역의 홍콩 폴리테크닉대학 캠퍼스에서 탈출을 시도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다. 2019. 11. 18. | Anthony Wallace/AFP via Getty Images

미국의 응답

중국 정부의 “미국이 내정 간섭한다”는 비난에 대해 상원 대표로 발의한 마코 루비오(공화) 의원은 “이 법안이 중국의 내정 간섭과 관련이 없다”며 “오히려 중국과 홍콩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의원은 “현재 홍콩의 행정조직은 중국과 연결돼 있지만, 홍콩 상거래와 홍콩 무역은 본토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과 다르게 취급되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정당하며, 홍콩이 자유와 인권, 법치를 누리고 있다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홍콩이 중국과 별 차이가 없어진다면, (홍콩의) 특혜 지위는 더 이상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척 슈머(민주) 상원 의원은 “이 법안은 미국인들이 중국 공산당의 홍콩 처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유에 반대하고, 시민의 자유를 부정하며, 자국민을 벼랑 끝으로 몰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선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