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수입 감소하자 주민들에게 주택 ‘공동구매’ 압력

소피아 램
2022년 07월 29일 오전 6:20 업데이트: 2022년 07월 29일 오전 8:32

올해 6월부터 중국 내 최소 9개 도시에서 부동산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무원을 포함한 주민들에게 지정된 부동산을 ‘공동구매’하도록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집단구매’라고도 불리는 공동구매는 최소한의 구매자 수를 모으는 조건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이러한 구매 방식은 특히 중국 내 젊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러한 공동구매 조치는 정부가 최근 중국 공산당 정부가 부동산 매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국 도시들에서 취한 필사적인 조치 중 하나로, 허난성 일부 개발업자들은 잠재 매수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계약금을 현금 대신 밀과 마늘로 받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상하이 기반의 뉴스포털 ‘펑파이신문(澎湃新聞)’이 7월 중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후베이(湖北)성 황강(黃岡)시, 쓰촨(四川)성 바중(巴中)시, 원난(雲南)성 푸얼(普洱)시, 안후이(安徽)성 퉁링(銅陵)시, 저장(浙江)성 퉁루(桐廬)시가 이러한 부동산 공동구매 조치의 대상이 됐다.

이 목록에 포함된 도시는 중국의 2~4선 도시들이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과 같은 중국의 전통적인 1선 대도시들은 제외됐다. 다만, 이 목록에는 쑤저우(苏州)·항저우(杭州)·난징(南京) 등 신(新) 1선 도시 일부가 포함됐다. 신 1선 도시는 1선 도시와 2선 도시 사이를 오가는 신흥 경제거점 도시다.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창춘시 지방정부는 “정부기관, 국유기업 및 기관, 대학, 과학연구기관, 사회단체가 부동산 개발업자와 접촉해 상업용 부동산을 대량 매입할 수 있도록 조직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기관들의 직원은 중국의 다른 사회 계층에 비해 소득이 높은 사람들로 간주된다.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국공내전으로 인해 아직도 많은 실향민이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있는 광둥성 중산시는 지난 6월 1일부터 30일까지 지역 내 상업용 주택을 구입한 둥취마을위원회 직원들에게 행사 가격을 제시했으며, 최대 500명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중북 북동부 헤이룽장성 하얼빈의 한 건설현장. 2017.8.22 | NICOLAS ASFOURI/AFP/Getty Images=연합뉴스

둥취 지역은 중산시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중국 공산당 지역청사와 시 정부 청사가 소재해 있다.

다른 도시들도 공무원이나 국영기업 직원들과 같은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지역 부동산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유사한 홍보 정책을 내놓았다. 예를 들어, 저장성의 퉁루시는 10명을 모아오는 그룹에는 3%, 20명을 모아오는 그룹에는 5%의 할인 혜택을 제공해 부동산 집단 구매를 독려했다.

지난 7월 ‘미국의소리(VOA)’ 중국어판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부동산들은 집단 구매자들의 일터나 기타 시설들과 동떨어진 교외에 위치 해있으며, 구매자는 해당 부동산을 함부로 거래할 수 없는 제약조건이 걸린다. 이 보도에서는 허난성에 거주하는 한 현지인의 말을 인용했는데, 그 현지인의 말에 따르면 공무원인 그의 친구들 중 실제로 공동구매를 위해 지정된 부동산을 구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전문가들, ‘정부 수입 증대를 위한 꼼수’

중국의 경제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이 지난 6월 중국 내 70개 대·중도시 집값을 조사한 결과 전년(2021년) 동기 대비 가격이 하락한 도시가 34곳, 2019년 대비 가격이 하락한 도시가 27곳, 그리고 2017년보다도 가격이 하락한 도시가 6곳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시사 평론가 왕허는 최근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 정권과 부동산 개발업자 모두 ‘지방정부의 재정 붕괴’의 위험을 안고 있는 부동산 부문의 쇠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방정부 수입의 약 3분의 1은 토지 매각에서 나온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세수가 줄자 부동산 개발업자들과 중국 공산당 정권은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은 유럽과 미국의 금리 인상과 반대로 과거에 인하한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주택시장을 살리고 정부 소득을 끌어올리기 위한 또 다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은 개인과 기업의 토지 사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모든 토지는 중국 공산당의 소유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토지 사용권’을 최장 70년간 구매한다. 그렇게 토지 매각은 중국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약 8%를 차지하는 정부의 주요 수입원이 됐다.

왕 시사평론가에 따르면 단순 토지 매각뿐만 아닌 관련 제반 산업까지 포함하면 부동산 산업은 중국 GDP의 20~30%를 차지한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