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시 정부, 폐렴 확산에 새벽 2시에 도시 봉쇄령…시민들 탈출 러시

구칭얼
2020년 1월 24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25일

‘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사실상 도시 봉쇄령이 내려졌다.

23일 재신망, 신경보 등 다수의 중국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우한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방역본부’는 같은 날 오전 10시부터 우한에서 외부로 향하는 모든 항공편, 기차, 장거리버스, 선박, 지하철 운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방역본부는 “시민들은 특별한 사정 없이 우한을 떠나지 말아달라”, “모든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우한시 지난시장 인근 한커우(漢口) 역에는 새벽부터 도시를 떠나려는 시민들이 올려 북새통을 이뤘다. 고속철도역, 버스터미널에도 기차와 장거리 버스를 탑승하려는 시민들의 장사진을 쳤고, 시내를 빠져나가는 도로에도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졌다.

우한 탈출러시에 합류한 시민들은 모두 ‘특별한 사정’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우한시에서 몇 년간 살았다는 류(劉)모씨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원래) 23일 오후에 본가로 설을 쇠러갈 예정이었는데 일찍 나왔다”며 “어젯밤 일찍 잤는데 마음이 편치 않아서인지 한밤중에 깼어요. 때마침 도시 봉쇄령 보도를 보고 서둘러 떠나기로 했습니다. 바로 움직이지 않으면 빠져나가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한커우 역에서 우한 탈출 발걸음을 재촉하던 베이징 장(張)모씨 역시 예정보다 일찍 우한을 떠나게 됐다고 했다. 친구를 만나러 지난 20일 우한시에 도착했다는 장씨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원래 여러 날 머물 생각으로 호텔을 예약했지만 “우한에 온 지 이틀이나 됐지만, 친구도 만나지 못했다”며 “호텔에서 TV 보고 스마트폰 검색만 하다가 새벽 2시에 우한 봉쇄령 소식을 보고 5분 만에 짐을 꾸려 한커우(漢口)역으로 왔다”고 했다.

장씨는 “난 원래 관광객인데 갇혀 있을 수 없다. 반드시 빠져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 노부인은 “다행히 잠을 안 자고 있어서 뉴스를 볼 수 있었다. 곧바로 택시를 불러 고속철 역으로 왔다. 인터넷으로는 표를 구매할 수 없어서”라고 말했다.

홍콩 빈과일보는 이날 우한 고속철도역에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이 몰렸으며 다들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또한 신문은 고속철도 승차권 자동판매기가 모두 고장 나면서 매표창구는 더없이 혼잡했다고 덧붙였다.

재경망 등에 따르면, 우한시 톈허(天河) 국제공항은 오전 4시부터 출국장에 도착하는 차량과 시민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일출 이후에는 모든 항공사 카운터는 탑승 수속을 하는 시민들이 100m 넘게 줄을 서는 등 크게 붐볐다.

지난 23일 오전, 우한시 톈허 국제공항 출국장에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섰다. | Youtub @ 飛凌雲

가족과 지인의 알림으로 정부의 도시 봉쇄전 우한을 빠져나왔다는 모험담도 이어졌다. 신경보는 우한시 장한(江漢)구에 사는 리리(李麗)씨 부부가 잠을 자고 있다가 광저우에 사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깨어났다고 보도했다. 리씨 부부는 아들이 예매한 이날 오전 9시 비행기로 도시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기차표와 항공권 등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한 여성은 “뉴스를 보고 즉시 공항으로 달려왔으나, 10시 전 항공권을 살 수 없다”고 했다.

그녀는 “원래 11시 베이징행 항공원을 예매했다. 어떻게든 10시 전 임시 항공편으로 변경하려 했지만 표가 매진됐다. 여기서 떠날 수만 있다면, 어디로 가는 비행기든 상관없다”고 했다.

도시 봉쇄령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 온라인에서는 후베이성 정부와 우한시 정부의 초기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건 불량배 같은 관리들이 사람 목숨을 우습게 여겼기 때문”이라며 “감염 확산을 막을 골든타임을 놓쳐 통제 불능상태에 빠졌다”며 “중국 공산당이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고 썼다.

재신망은 우한 지역 대형 병원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우한 폐렴 감염자 수를 6천명 이상으로 추정했다. 중국 당국은 24일 기준, 우한 폐렴 확진환자가 840여명이며 25명이 사망했다고 밝히고 있다.

자신을 작가라고 밝힌 네티즌 쓰원(思文)은 자신의 트위터에 “신께 감사드린다. 비행기가 곧 이륙해 도시 봉쇄 전 우한을 탈출한다”며 “당국은 썩었다. 심야에 도시 봉쇄령을 발표하다니”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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