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회서 “노동교양제도 개혁할 것” 재언급

2013년 3월 15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8일

중국에서 노동교양제도가 폐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동교양(勞動敎養: 노동을 통한 재교육) 제도는 중국이 지난 1957년 옛 소련으로부터 도입한 것으로, 경미한 범죄나 사회 질서를 해친 사람을 ‘노동교양소’에 강제로 수용해 노동을 통해 교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 판결 절차 없이 지방정부와 공안당국의 행정 처분만으로 최대 4년까지 인신을 구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인권 침해 제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의 3월 9일 기자회견에서 전인대 상무위원회 법제사업위원회(法工會) 랑성(?勝)부주임은 “노동교양제도(이하 노교)는 개혁이 필요하다”며 “멀지 않아 모두들 그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교제도가 집행 과정 중에 발생한 문제와 폐단으로 인해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는 “이처럼 수십 년 동안 집행돼 온 제도에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며 “지금의 일부 체제를 조정하고, 현재의 법률관련 규정을 정리하는 작업이 그것이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아울러 “이미 준비에 착수했고 적절하게 추진 중”이라면서 “그 동안 각 관련 부서는 진지하게 이에 대해 연구했고,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오래지 않아 반드시 여러분에게 보여줄 만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얼마 전 실명으로 저우융캉을 공개 비난한 중국의 푸즈창(浦志强) 변호사는 “양회(兩會, 정치자문기구인 정협과 국회격인 전인대) 폐막 이후 고위층은 즉각적으로 노동교양제도 폐지에 착수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그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아울러 “시진핑 역시 장쩌민 계열 인사가 오래 동안 장악한 정치법률위원회(이하 정법위)의 자금줄이 됐던 노동교양제도에 칼을 댈 것”이라며 “이것이 장쩌민과 저우융캉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라는 글을 인터넷에 게재하기도 했다.

정협 위원, 노교제도 집행정지 곧 시행

또, 같은 날 중공 정법위원이자 중국 법학회 부회장 천지핑(陳冀平)도 기자에게 “노동교양제도 집행 중지는 곧 실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랫동안 중앙 정법위원회 부비서장과 사회치안종합관리 위원회 사무실 주임을 맡아온 천지핑은 기자의 질문에 “상급기관에 진정했다는 이유로 혹은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등의 이유로 노교 조치된 것처럼 노교제도가 남용된 현실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노교 제도가 곧 중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사법부 우아이잉(吳愛英) 부장은 7일 인터뷰에서 “노동교양제도에 대한 개혁은 현재 적극적이고 적절하게 추진 중”이라며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윈난성’ ‘후난성’ 노교제도 폐지 시범시행

지난 1월 7일, 정법위 서기 멍졘주(孟建柱)는 “정법위 업무회의에서 노교제도 폐지에 대해 이미 연구했고, 전인대 상무위원회에 비준을 신청했다”며 “올해 혹은 앞으로 노교제도는 폐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멍졘주의 발표 직후 당 기관지인 신화사(新華社)는 “사회안전유지를 위한 노교를 역사의 쓰레기 더미 속으로 사라지길 기대한다”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지난 2월 6일, 윈난(雲南)성에서 처음으로 “일부 행위에 대한 노교처분 금지”를 발표했다. 윈난성 관계자는 “국가 안전을 훼손하는 행위, 이치에 맞지 않은 민원 및 민원 제기 시 난동부리는 행위,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행위 등 이 세가지 행위에 대한 노교처분을 금지한다. 또한, 다른 위법사항에 대해 노교처분은 전면 일시 중지한다. 하지만 현재 이미 재교육 중인 사람은 계속해서 노동교양을 집행한다”고 발표하며, 노교제도 개혁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3월 3일, 윈난성 뒤를 이어 후난(湖南)성에서 대외적으로 “노교처분을 금지했다”고 발표했다. 후난 전인대 대표인 리장(李江)은 7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지방에서 새규정이 나오기 전 노교제도 집행을 금지했으며, 이는 그 제도가 많은 결합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현재 전문적인 팀이 이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명으로 저우융캉을 비난한 푸즈창 변호사

지난 달 6일, 베이징의 유명한 인권변호사 푸즈창은 중국 3대 웨이보에 실명으로 “저우융캉이 국가와 국민에게 재앙을 가져다 줬다”고 고발하고, “과거 10년 동안 안전유지를 위한 사회관리모델을 청산하여 법치사회와 입헌정치를 이룰 것”을 요구했다.

이 사건은 중국사회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으며, 해외의 각계인사의 지지와 호응을 얻었다. 아울러 그는 공개적으로 “6?4사태와 파룬궁 등의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웨이보에 “본인은 실명으로 전 공안부 부장이자 전 정법위 서기였던 저우융캉을 고발하는 바이다. 그는 국가와 국민에게 재앙을 가져다 주었다. 만약 안전유지의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반드시 그의 사회치안종합관리 모델을 청산해야 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참혹한 고초를 겪었으며 이는 저우융캉과 직접 관련이 있다. 그가 정권을 장악한 10년 동안 온 세상에 해를 끼쳤기 때문에 그는 실질적인 민중의 적이다!”라고 글을 게재했다.

비록 푸즈창의 웨이보 ID는 삭제됐지만, 실명으로 저우융캉을 고발한 이후 그의 신변에는 어떤 일도 없었다고 밝혔다. 푸즈창은 또한, 웨이보에서 “올해 양회가 끝나고 난 이후, 노교제도는 개혁보다는 폐지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고, 현재 그의 말대로 폐지쪽으로 기울고 있다.

장쩌민의 정법위

1989년의 ‘6?4사태’이후에 장쩌민은 정법위의 기능을 강화했다. 1999년 파룬궁 탄압이 시작된 이후엔 더욱 실효성 있게 파룬궁을 탄압하기 위해 장쩌민은 정법위라는 기초 위에  ‘610사무실’을 개설했다.

정법위는 공안국, 검찰원, 법원, 사법국을 전면 관리함과 동시에 국가 안전, 외교, 재정, 군대, 무장경찰, 의료, 통신 등의 각종 영역에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중국의 거의 모든 자원을 조달할 수 있는 특권기구가 됐으며, 중공 정치국 상무위를 제외한 제2권력 중앙이 되었다.

당시 이 제2권력 중앙 기구는 중국공산당 국무원의 첫 번째 부총리인 리란칭(李嵐?)이 책임지고 정법위 서기 뤄간(羅幹)이 구체적인 일을 지휘하고 감독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장쩌민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았다. 2007년 10월 열린 중국공산당 제17차 대표자대회(이하 17차 당대회)  폐막 이후, 정법위 서기는 저우융캉으로 바뀐다.

놀라운 것은 정법위에서 안전유지경비라는 명목으로 파룬궁을 탄압하는 데 사용한 비용이 군비를 초과했으며, 가장 많을 때는 GDP의 3/4에 해당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지출되기도 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경제를 위기에 빠뜨리는 요인이 되었다.

파룬궁 수련생들은 노교제도 아래 참혹한 박해를 당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수련생이 무고하게 목숨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정법위는 인류 역사상 제일 사악한 죄악이라고 불리는 파룬궁 수련생에 대한 생체장기적출(산 사람의 장기를 강제로 적출하는 것)을 자행하여 폭리를 취했다.

작년 초 보시라이-왕리쥔 사건을 통해 드러난 중국공산당 내 권력다툼은 고위층을 크게 동요시켰다. 장쩌민 세력은 전 충칭시 당서기 보시라이를 공산당 최고 권력자로 만들려 했다. 이를 위해 우선 정법위 서기 저우융캉의 후임으로 내정하려 했으며, 이후 쿠데타를 통해 시진핑 정권을 엎고 국가 주석에 앉히려 했다. 하지만 보시라이-왕리쥔 사건으로 이 모든 계획이 폭로되자 장쩌민 세력은 크게 위축됐으며, 보시라이, 저우융캉 등이 실각하면서 고위층 사이에서도 큰 동요가 있었다.

특히, 보시라이 사건을 통해 중국공산당이 감춰왔던 파룬궁 수련생 생체장기적출과 불법 시신 매매의 만행이 국제언론에 계속 폭로 돼 국제사회를 경악케 했다.

정법위 강등과 시진핑 ‘호랑이 잡기’

중국공산당 제18차 당대회에서 정법위는 강등됐고, 정법위 서기는 중공 정치국 상무위에서 제외됐다. 이로써9인체제의 상무위는 7인체제로 바뀌었다. 장쩌민파의 핵심 권력 역할을 해온 정법위가 세력을 잃게 되자 저우융캉 역시 그동안의 죄행에 대해 처벌될 위기에 처했다.

시진핑은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워 “호랑이를 잡겠다”며 저우융캉 측근을 끊임없이 숙청했다. 이를 두고 외부에서는 모두 저우융캉을 겨냥한 거라고 분석했다.

저우융캉의 심복으로 분류된 전 쓰촨(四川)성 부서기 리춘청(李春城)의 실각이 대표적이다. 또한, 실각한 중앙 편역국(中央編譯局) 이쥔칭(衣俊卿) 국장 배후에는 저우융캉 측근 리춘청이 있었다.

후베이(湖北)성 전인대 부주임이자 전 정법위 서기였던 우융원(吳永文), 부급(部級) 고위공직자 류톄난(劉鐵男) 등 저우융캉의 측근으로 분류된 인물들이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모두 실각했다.

장쩌민 정치 간섭에 ‘재공격’

지난 18차 당대회에서 후진타오는 전임 지도자들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전면사퇴를 선언했다. 최근 후진타오는 18차 폐막 후 새로 열린 주석단회의에서 돌발발언을 통해 장쩌민 등 원로의 정치간섭을 막으려 했다. 이를 두고 외부에서 후진타오가 장쩌민에게 제일 치명적인 공격을 가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3월 7일, 중국 관영언론 신화망(新華網) 논단에 원자바오 총리의 사무실 내부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에는 책장의 책이 모두 상자에 포장돼 있었으며, 이는 원자바오 역시 전면 사퇴할 뜻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이런 행보는 후진타오가 돌발발언에서 언급한 “전면사퇴 후 즉시 중난하이를 떠난다”는 말과 서로 상응하는 것으로 후진타오-원자바오가 시진핑과 함께 다시 한번 장쩌민을 공격한 것으로 평가했다. 즉, 후진타오-원자바오가 먼저 일선에서 물러남으로써 장쩌민 등 원로들에게 무언의 압력을 행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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