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우 “갓은 중국 문화”…문화공정 논란 재점화?

이윤정
2021년 12월 8일
업데이트: 2021년 12월 23일

서경덕 교수 “중국, 다른 나라 문화 존중할 줄 알아야”

한 중국 배우가 한국의 전통 의관인 ‘갓’을 두고 중국이 원조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계기로 김치, 한복에 이어 문화공정(文化工程)·역사 왜곡 논쟁이 재점화 되는 양상이다.

사극 ‘일편빙심재옥호(一片氷心在玉壺)’에 출연 중인 중국 배우 우시쩌(吳希澤)는 12월 3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계정에 “채팅창에서 이런 댓글을 봤는데, 정정해야 할 것 같다. 갓은 중국에서 기원했고 나중에 다른 나라로 전파됐다. 이런 원칙적인 문제를 접할 때면 한마디 하고 싶다. 우리 전통문화가 오해 받는 건 못 봐주겠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중국 배우 우시쩌가 올린 게시물 | 웨이보 캡처

우시쩌가 출연한 ‘일편빙심재옥호’에서 배우들이 갓을 쓰고 나온 장면을 본 중국 네티즌이 극 중 장면을 캡처한 이미지와 함께 “이건 한국 전통 모자와 비슷하다”고 쓴 글을 보고 이를 반박하는 댓글을 단 것이다.

우시쩌의 웨이보 글에는 6000개 가량의 댓글이 달리며 관심을 모았다. 그는 2018년 후난위성TV(湖南衛視) 드라마 ‘유성화원(流星花園)’으로 데뷔했다. 해당 작품은 동명 일본 만화 ‘꽃보다 남자(花より男子)’를 드라마화한 것으로 대만에서 ‘유성화원’으로 첫 드라마화된 후 일본, 한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리메이크 됐다.

우시쩌는 ‘갓은 중국 문화’라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우시쩌가 네티즌의 글을 그대로 캡처해서 올린 내용을 보면 “이 모자(갓)는 한국 사극에서 봤던 모자 같다. 국산(중국) 드라마에서 이런 모자를 보니 자꾸 한국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든다. 한국인들이 그들의 전통 복장을 모방하고 있다고 따질 것이다”라고 쓰여 있다. 이는 중국인들도 갓이 한국의 전통문화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 드라마 ‘일편빙심재옥호’ 중 한 장면. | 웨이보 캡처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교육대학 교수는 12월 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을 통해 ‘갓’이 유명해지니 우시쩌가 부러웠나 보다. 아무리 그래도 우시쩌는 이런 왜곡 발언에 대해 비난을 받아야만 한다. 왜냐하면 ‘무식한 발언’이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이어 서경덕 교수는 “한복’에 이어 이제는 ‘갓’까지 중국이 원조라고 주장한다. 김치, 삼계탕, 아리랑까지도 다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왜곡하고 있다. 중국은 다른 나라 문화를 먼저 존중할 줄 아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고 일침을 놨다. 서경덕 교수는 국가브랜드위원회자문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한 국가 홍보 전문가이다.

중국은 김치, 한복, 윷놀이 등이 중국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하는 등 역사공정을 문화 영역까지 확대하여 한국인의 반중(反中) 정서에 불을 지피고 있다. 중국의 이른바 ‘역사공정(歷史工程)’은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중국이 추진한 프로젝트다. 그중 동북(東北) 지방을 대상으로 전개한 ‘동북공정’은 중국의 동북 3성 지역에서 부흥했던 고구려, 발해 등을 중국사로 편입 시키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중국의 문화공정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 3월 22일 방송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이다. 해당 드라마는 역사 왜곡 논란에 더해 중국 자본금 투자 문제가 가중돼 방송 2회 만에 폐지됐다. 세종대왕 등 실존 인물을 왜곡하고 월병을 비롯하여 중국 소품, 중국풍 미술품이 극중 등장하면서 중국의 문화공정에 악용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후 tvN 드라마 ‘빈센조’의 중국산 즉석 비빔밥 PPL 논란 등 중국 자본의 한국 대중 문화계 침투 논란은 이어졌다. 이 속에서 우시쩌가 일으킨 ‘갓은 중국 것’ 논란은 한국 대중들의 반중 정서에 불을 붙인 셈이다.

/ 취재본부 이윤정 기자 yunjeong.lee@epochtimes.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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