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댓글부대 우마오당, 매년 허위정보 4억5천만건 유포” 하버드 연구진

이윤정
2020년 6월 19일
업데이트: 2020년 6월 20일

중국공산당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강행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고조되자 또 다시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산당 댓글부대 우마오당(五毛黨)이다.

댓글, 게시물 1건당 5마오(0.5위안)을 받는다고 붙여진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물가상승에 따라 이들에게 주어지는 보수도 건당 6~8마오로 인상됐다. 지역에 따라 1위안 이상 받는 곳도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들을 향한 한국사회의 관심도 다소 식었지만 지난 4·15 총선을 앞두고 이들의 존재와 국내 활동여부 등이 사회적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사실 우마오당의 활동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학문적인 관점에서 몇 차례 연구가 이뤄졌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연구가 미국의 정치 과학자인 하버드대 정량적 사회과학연구소 소장 게리 킹 교수다.

킹 교수는 동료들과 함께 중국 내에서 우마오당 활동에 동원된 이메일 계정을 입수해, 대대적인 분석에 돌입했고 2017년 미국 정치과학 전문지인 ‘아메리칸 폴리티컬 사이언스 리뷰’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제목이 매우 인상적이다. ‘How the Chinese Government Fabricates Social Media Posts for Strategic Distraction, Not Engaged Argument’이다. 한국어로는 ‘중국 정부가 전략적 물타기를 위해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조작하는 방법, 관련 없는 주장하기’로 번역된다.

논문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우마오당을 동원해 매년 약 4억4800만 건의 허위정보를 온라인에 유포시킨다. 중국에서만 따진 숫자다.

흥미로운 점은 허위정보를 담은 게시물, 댓글 상당수가 상무국, 법원, 지방세무국, 인민보험국, 성·시·진 등 지방정부 같은 관공서 계정이 출처라는 점이다. 그래서 우마오당은 알고보니 ‘중국 공무원’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나온다.

또한 중앙정부의 선전부서에서 유포시킨 것은 20% 안팎에 불과했다. 선전부 외에 정부 기관원들을 댓글부대로 동원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앞서 우마오당이 저임금이라도 일을 하려는 중국의 저소득층이나 일반 대중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는 연구결과였다.

킹 교수 연구진은 우마오당의 활동을 시기별로 분석하고 이들이 올린 게시글을 유형별로 나눴다.

이에 따르면 우마오당의 게시글 유형은 ▲외국 도발(taunting of foreign countries) ▲시비성 비난 혹은 칭찬(argumentative praise or criticism) ▲순수한 칭찬 혹은 소개(non-argumentative praise or suggestions) ▲팩트 전달(factual reporting) ▲중국(공산당) 응원(cheerleading) 등 5가지로 구분됐다.

우마오당의 게시물을 내용에 따라 유형별로 분석한 그래프 | KING, PAN, ROBERTS

비중을 따지면, 중국(공산당)을 응원하는 글이 60% 이상이었고 나머지는 최대 20% 미만이었다.

킹 교수 연구진은 또한 우마오당이 게시물을 수시로 올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정 시점에만 집중적으로 글을 올린다”는 것이다.

우마오당의 댓글은 특히 중대한 쟁점 혹은 큰 사건이 일어났을 때 부정적인 여론이 일어남과 동시에 특히 많이 올라왔다고 한다.

우마오당의 활동량을 시기별로 살펴본 그래프. 왼쪽부터 ①청명절(2013년 4월), ②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중국몽 발표(2013년 5월), ③중국 신장 투루판시 샨샨 폭동 ④공산당 18기 3중전회(2013년 11월) ⑤중국공산당 양회(2014년 2월) ⑥중국 신장 우루무치 기차역 폭발사고(시진핑 시찰 기간, 2014년 5월) ⑦중국 중앙정부 재정 보조정책(2014년 7~8월) ⑧중국 열사기념일(2014년 9월30일) | KING, PAN, ROBERTS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우마오당이 다른 사람과 정상적인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특정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딴 데로 돌리고, 분열을 조성하는 목적으로 활동했다.

즉, 우마오당의 궁극적 활동 목적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자극적이거나 극단적 발언으로 여론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있었다.

킹 교수 연구와는 별도로 지난해 대만에서는 우마오당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전해지기도 했다.

2018년 11월 대만 지방선거 당시 친 공산당 성향 한궈위(韓國瑜·62) 후보는 ‘한류’(韓流)라 불리는 인기 열풍에 힘입어 온라인 지지율 급상승으로 가오슝 시장으로 당선됐다.

그 3개월 뒤인 지난해 1월 대만 매체 톈샤(天下)가 빅데이터 업체와 함께 온라인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선거기간 대만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PTT에 우마오당 계정이 대거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이를 근거로 “우마오당이 선거 기간 한궈위를 지지하는 댓글을 집중적으로 올려 인터넷 여론을 선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2019년 6월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도 중국발로 추정되는 사이버 부대가 여러 개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한궈위를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허위 정보로 상대 후보를 음해하고, 한궈위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2019년 홍콩 송환법 반대 운동 기간에 중공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 대량의 우마오를 파견해 시위대를 비난했다.

지난해 8월 트위터는 “홍콩 정치 운동의 합리성을 해치기 위해 허위 정보를 퍼트린다”며 936개의 계정을 폐쇄했다.

트위터는 “해당 계정들이 중국 공산당이 지원하는 정보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페이스북은 7개의 페이지와 3개 그룹, 5개 계정을 폐쇄했다. 페이스북은 “홍콩을 겨냥한 근거 없는 집단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은 공식 성명에서 “배후에 있는 사람들이 신분을 숨기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중국 정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우마오당, 우한 폐렴 계기로 ‘글로벌화’

2020년 우한 폐렴(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이 발발하자 중공은 해외에 파견된 우마오들에게 표준 원고에 맞춰 빈칸을 채운 후 인터넷에서 활동하도록 지시했다.

그들은 세계 각국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허위 정보를 퍼트려, 현지에 공포감을 조성하고 중공이 방역에 성공했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지난 3월 미국에서 활동하는 언론인 제니퍼 정(Jennifer Zeng)은 우마오당 내부문건인 ‘사이버 여론전’ 지침서를 입수,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했다.

재미 언론인 제니퍼 정이 공개한 우마오당 내부문건 ‘사이버 여론전’ 지침서 | 화면 캡처

이 문건에 따르면 ‘사이버 여론전’은 중국 공산당 정권의 사활이 걸린 만큼 우마오당은 방어전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

특히 정체를 숨기는 데 능할 것, 선임의 최신 정책을 터득할 것, 지역과 전공을 넘나들며 특정 임무를 수행할 것, 인터넷 여론의 방향을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예를 들어, 우마오는 필요하다면 더 ‘놀라운’ 가짜 뉴스를 만들어 사람들의 주의를 분산시켜야 한다.

인기 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그럴듯한 문장을 만들어 혼란을 조성하고, 비이성적이고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해야 한다. 오해와 논쟁을 만들어 결국 네티즌들의 주의를 돌리는 것이 목표다.

문건은 또한 통제가 어려운 해외의 경우 비이성적인 짧은 댓글을 대량으로 커뮤니티에서 올려, 페이지를 어지럽히고 독자들의 흥미를 잃게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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