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바이든 승리 축하인사’ 안하나 못하나

뤄야, 한동훈
2020년 11월 11일
업데이트: 2020년 11월 11일

뉴스분석

‘다른 국가들은 미국 민주당 바이든에게 축하 인사를 했는데 중국은 왜 입장 표명을 안 하나?’

지난 9일 중국 공산당(중공)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나온 취재진 질문이다.

왕원빈(汪文斌) 중공 외교부 대변인은 “바이든이 이미 당선을 선언했고, 대선 결과는 미국의 법과 절차에 따라 확정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 우리는 국제관례에 따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간 미국 정치권을 향해 던진 거친 비난에 비하면 매우 신중한 태도였다.

지난 7일 바이든이 대선 승리를 선언하자 중공은 그가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될 것”이라며 근심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는 지난 8월 7일 대선과 관련한 외국의 위협을 분석하며 “중국은 트럼프 재선 실패를 원하고, 러시아는 바이든을 비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중국이 바이든 편이라는 말이다.

중공 폐렴(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내 반중감정은 어느 때보다 고조됐다. 바이든도 이를 잘 안다. 바이든은 대선 과정에서 꾸준히 중국을 향한 강경한 입장을 강화해왔다.

이는 중공 기관지인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영문명 글로벌타임스)의 논지와도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10일 환구시보는 중국 내 국제관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어쩌면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중국에 강경하게 나올 수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 뉴스는 외신을 통해 미국과 한국 등 세계 각국으로도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외교, 경제, 교육·학술, 비자, 산업, 과학기술, 종교 분야 등 전례 없는 대규모로 중공을 봉쇄하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유럽과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순방하며 공산당에 맞서 자유세계 동맹을 강화하자고 호소했다.

또한 중공의 철칙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대놓고 무시하며 대만과 관계를 강화했다.

트럼프의 대(對)중공 강경책은 지나간 역사와 팩트로 입증됐지만, 바이든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더 무서울 것이라는 환구시보의 전문가 분석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유연하고 다양한 전술” “동맹국과의 ‘부드러운 중국 봉쇄'”로 중국을 상대하리라는 수사학적 표현에 그친다.

“대선 결과, 미국의 법과 절차에 따라 확정”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의 대선 승리 선언 후 독일 프랑스 영국 캐나다 영국 한국 일본 대만 등 다수 국가 지도자들이 바이든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중공 폐렴(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중공의 ‘친한 친구’임을 각인시킨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도 축하 인사를 전했다.

러시아, 중국, 터키, 브라질, 멕시코의 지도자들은 침묵했다. 멕시코 대통령은 “법적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느 후보에게도 축하 인사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 선거에 그 누구보다 신경이 쓰였을 중공의 반응에 이목이 집중돼 왔던 게 사실이다. 중공은 “국제관례”라는 모호한 말로 사실상 답변을 회피했다.

중공의 위험성을 알리고 대응을 모색하는 미국의 기구 ‘현존위험위원회: 중공(CPDC)’의 숀 린 박사는 9일 중화권 위성방송 NTD와 인터뷰에서 중공이 몸을 사리는 이유로 3가지를 제시했다.

하나,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더라도 두 달 남짓 남은 임기에 중공에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카드가 많다. 홍콩달러의 위상을 약화하거나 중공의 대형기업, 군 관련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을 제한하는 방법도 있다. 모두 적잖은 타격이다.

둘, 중공은 바이든과 거리를 둬야 할 상황이다. 대선 막판 바이든 부자는 ‘이메일 게이트’로 중공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바이든에 대해서는 중공의 통제를 받기 쉽다는 미국 내 우려여론도 있다.

현재 바이든은 미 주류언론을 통해 ‘트럼프보다 더 중국에 강경하다’는 여론 조성에 한창이다. 중공도 이를 잘 안다. 괜히 바이든에게 반가운 기색을 나타냈다가 산통을 깰 필요가 없다.

셋, 중공은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중공이 중국인 커뮤니티를 동원해 아시아계 표를 바이든에게 몰아줬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중국에서 위조 운전면허증 2만개가 들어왔다는 뉴스도 있다. 실제로는 중국을 비롯해 홍콩 영국 한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관세국경보호청(CBP)에 압수된 물건이다. CBP 지난 7월말 “주로 대학생층에 맞춰 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짜 운전면허증과 유권자 사기 사이의 관계는 입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유권자 불안감을 증폭시킨 요인의 하나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숀 린 박사는 톈안먼 학살 생존자로 ‘중공의 선전 및 허위정보에 맞서는 글로벌 연맹’ 집행이사를 맡고 있다. 중공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금까지 의혹이 제기된 바이든의 수법은 사회주의의 그런 것들”이라며 “중공도 이를 잘 알기에 이번 대선이 법적으로 완전히 마무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미국 대선은 아직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다. 괜히 중공이 나섰다가 말려들까 봐 우려한다는 것이다. “대선 결과는 미국의 법과 절차에 따라 확정된다”는 중공의 발언에 담긴 진위다.

 

중위안 “중공, 부정선거에 개입했을 가능성 크다”

시사 평론가 중위안(鍾原)은 에포크타임스 기고문에서 “중공이 바이든에게 큰돈을 들인 만큼, 바이든이 당선되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고 진단했다.

중위안은 “그러한 시진핑이 지금 신중한 건 공정함을 위한 게 아니라 뭔가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뭔가’에 대해서는 “중공이 선거 부정에 개입했다는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했다.

그는 “이미 시진핑은 트럼프와 사이가 틀어졌다. 시진핑이 바이든을 축하했는데, 법원이 트럼프 손을 들어주면 중공 정권은 매우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봤다.

다른 국가 지도자들은 사과로 끝날 일이지만, 중공은 어떤 경우에도 지도자가 사과하거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시스템이라 시진핑은 사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위안은 “시진핑은 트럼프의 미움을 사는 것만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했다.

천포쿵 “중공은 바이든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RFA 특약평론원 천포쿵(陳破空)은 에포크타임스에 “중공은 선거 전에는 바이든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선거가 끝난 후에는 몸을 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거사를 치른 후 손을 털고 일어나려 한다는 지적이다.

천포쿵은 중공의 바이든 돕기 사례로 ‘이메일 스캔들’ 무마 시도를 거론했다.

이메일 스캔들은 지난 10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으로부터 바이든 아들 헌터의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입수한 뉴욕 포스트 보도로 촉발됐다.

이에 따르면, 바이든은 아들의 중국기업 매수계획에 연루돼 지분 10%(연간 1천만 달러)를 챙겼다. 해당 매수계획의 중국 관계자 3명 중 1명이 중공 정보기관 요원이었다.

이 스캔들은 대선 막판, 유권자들의 표심 향방을 좌우할 수도 있을 큰 쟁점으로 부각됐는데, 중공은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 내 중국계 유권자들에게 이를 과장된 이야기로 전하려 했다고 천포쿵은 설명했다.

중공은 미국에 진출시킨 관영매체를 통해 중국계 유권자들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워싱턴 싱크탱크 ‘퓨리서치센터’의 지난 5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중국계 유권자는 257만6천명으로 아시아계 가운데 가장 많다.

그러나 천포쿵은 “투표일 이후 중공 언론에서 3가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 대선 후속 보도, 여론을 흥분시키는 보도, 격렬한 반미 감정을 확산시키는 보도다.

이를 미국 대선과의 거리 두기라고 천포쿵은 관측했다. 중공이 바이든에 대한 축하인사를 자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공은 미국이 분쟁 상태로 돌입하고 있음을 알고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며 이러한 움직임이 선거 부정 의혹과 관련됐을 수 있다고 봤다.

현재 트럼프 캠프 측은 선거 부정을 주장하며 전국적인 조사와 소송에 착수했다.

미국은 사회 전반에 걸친 중공의 스파이 행위와 침투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선거 부정 조사과정에서 중공의 대선 개입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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