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 폭우 쏟아진 중국, 이틀 사이 곳곳서 이상현상 “불길한 징조”

남창희
2020년 6월 18일
업데이트: 2020년 6월 22일

중국에서 물고기 떼가 물 위로 튀어 오르는 이상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같은 현상이 며칠 사이 중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자, 민간에서는 ‘불길한 징조’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 남부 윈난(雲南)성 따리(大理)시의 유명 관광지인 얼하이(洱海) 호수에서는 물고기 수십 마리가 튀어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목격됐다.

이 현상은 이날 오후 5시 50분께 시작돼 오후 8시 30분까지 계속됐다. 호수 주변에는 사람들이 몰려 보기 드문 현상에 환호하며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했다.

모두가 즐거워 한 것만은 아니었다. 지난달 윈난성 자오퉁(昭通)시에서 최소 27명의 사상자를 낸 규모 5.0의 지진을 떠올리며 “또 다른 지진의 전조 아니냐”며 걱정스러워 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 15일 중국 동북부 지린(吉林)성 쑹위안(松原)시의 차칸(査乾) 호수에서도 물고기들이 튀어 오르는 현상이 발생했다. | 영상캡처

같은 날 중국 동북부 지린(吉林)성 쑹위안(松原)시의 차칸(査乾) 호수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사회의 놀라움은 더욱 컸다.

기상관측에 따르면 해당 지역 날씨는 잠잠했다. 무더위나 폭우 등 기상이변이 원인은 아니었다.

지난 15일 중국 동북부 지린(吉林)성 쑹위안(松原)시의 차칸(査乾) 호수에서 발생한 물고기가 튀어오르는 현상

윈난성 따리 얼하이 호수와 지린성 쑹위안 차칸 호수 사이의 직선거리는 3000km가 넘는다. 거의 대륙을 가로지르는 두 곳에서 같은 날 발생한 같은 이상현상에 ‘대지진 전조’라는 우려 목소리가 나왔지만, 대체적인 인터넷 여론은 신기하다로 쏠렸다.

그런데 다음날 또 다른 지역에서 같은 현상이 일어나면서 놀라움은 서서히 설마하는 두려움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16일 동부 연안의 저장(浙江)성 타이저우(台州)시에서 물고기가 튀어 오르는 현상이 목격됐다. 물이 끓어오르기하도 하듯 수백 마리의 물고기들이 수면 위로 튀어 오르기를 반복했다.

15일 중국 남부 윈난(雲南)성 따리(大理)시의 유명 관광지인 얼하이(洱海) 호수 서쪽 호수에서 발생한 이상현상

타이저우시는 앞선 두 곳과는 각각 2000km 이상 떨어졌다. 세 곳을 이으면 각 변이 2000~3000km에 이르는 거대한 삼각형이 그려진다.

이틀 사이 대륙을 가로지르며 발생한 이상현상을 거대한 규모의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른 이상현상을 목격했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윈난성 따리의 한 주민은 “물고기가 튀어 오른 날 인근 스바오산(石寶山)에서 원숭이들이 집단으로 산을 내려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100여년 만에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전에 없었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 조심해야 할 것 같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물고기가 물 밖으로 튀어 오르는 현상은 한달 전에도 발생했다.

지난달 18일 홍콩과 가까운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조주(潮州)시의 한 연못에서 물고기 수십 마리가 튀어 올랐다.

특이하게도 이 물고기들은 물 위가 아닌 지상으로 튀어올랐고, 그대로 호주 주변 시멘트 제방에 갇혀 떼죽음을 당했다.

당시 온라인을 통해 공유된 영상을 본 사람들은 “보통 일이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중국 언론과 지방정부는 별다른 이상현상이 아닌 것으로 전했다.

베이징 일간지 신경보(新京報)는 중국지진대망을 인용해 그날 전후로 며칠간 광둥성에서는 지진이 전혀 관측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조주시 비상관리국은 21일 “물고기가 떼를 지어 상륙한 것은 무더위와 연못 수질 악화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오후 늦게 광둥성의 대도시 광저우(廣州)시는 갑작스럽게 쏟어진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로 최소 4명이 사망했다.

다음날인 22일 저녁에는 광둥성 허위안(河源)에서 규모 2.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튀어 오른 물고기에 신기해하던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상현상은 ‘자연재해의 전조’라는 인상을 남겼다.

올해 중국에서는 우한 폐렴(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 외에도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새해 초 폭설, 냉해 피해가 이어졌다. 이달 2일부터는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지역에 따라 4~5일 연속 비가 내려 광시좡족자치구, 광둥, 윈난, 후난(湖南), 귀저우(貴州) 등 8개 성에서 홍수와 산사태로 18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5200채의 주택이 붕괴했다.

더 큰 재난은 앞으로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현재 홍수 피해가 집중된 8개 성은 모두 세계 최대규모인 싼샤(三峽)댐 하류 지역이다.

그런데 이달 14일부터는 싼샤댐 상류지역인 충칭시 스주(石柱), 시양(酉陽)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변 지역에 홍수피해가 발생했다.

평상시 221억 톤의 수량을 유지하는 싼샤댐은 건설작업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시절 본격 진행됐다. 권력자의 치적사업이 되다보니 환경영향 평가가 왜곡됐고, 기념일에 맞춰 완공을 앞당기다가 부실시공을 그냥 덮는 등 안전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수 방지 등을 위해 지어졌지만 현재는 오히려 홍수 피해를 키우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붕괴하면, 중국 국가시스템에 궤멸적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