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짜·불량 백신 피해자 인증샷 캠페인 “허팡메이를 찾습니다”

류지윤
2020년 12월 8일
업데이트: 2020년 12월 9일

가짜·불량 백신 접종 후유증으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된 한 중국인 여성의 모친이 ‘실종자 찾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난 6일 상하이 시민 화시우전(73)은 “저는 백신 피해자 가족입니다. 허팡메이·리신 부부를 찾습니다” 인증샷 캠페인을 개시했다. 자신처럼 불량 백신 피해자 가족들의 참여를 독려해 일반 대중에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당국의 대처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중국 공산당에 언론이 장악돼, 당국이나 정권에 불리한 뉴스는 철저하게 검열된다. SNS를 통해 알리는 게 전부다. 이마저도 언제든 검열될 수 있지만, 화씨는 하는 만큼 해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화씨가 찾고 있는 ‘실종자’ 허팡메이(何方美·34)는 가짜 백신을 맞고 불구가 된 두 살배기 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짜·불량 백신 피해자 가족들을 찾아 연대 활동을 추진하던 여성이다.

그녀는 딸의 치료가 중국 공산당(중공)과 경찰의 방해로 무산되고 ‘사회 안정을 해친다’는 혐의로 10개월 수감까지 겪은 뒤, 지난 10월 2일 중공 정권 수립 기념 연휴에 공산당 시 위원회 등을 찾아가 현판에 먹물을 뿌리며 항의했다가 공안에 끌려간 뒤 실종됐다.

리신은 그녀의 남편으로, 아내가 실종되고 얼마 뒤 실종됐다. 두 사람은 모두 후베이성 후이셴시 공안당국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실종자 찾기’ 캠페인을 개시한 화시우전은 그 자신이 가짜 백신 피해자 가족이다.

명문 푸단대 석사과정을 마친 그녀의 딸 탄화는 지난 2014년 개에게 물린 뒤, 광견병 백신을 접종했다가 후유증과 장애로 평생 약물에 의존해 살아가는 신세가 됐다.

그러나 이런 딸을 중공 정부는 오히려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지난 2018년 9월 탄씨는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진찰을 받던 중 ‘사회안정유지’ 요원에게 끌려가 500여일 동안 가택 연금을 당했다. 그사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었고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해야 했다.

70세가 넘은 고령의 화씨는 딸을 도우려 백방으로 다니다가 마찬가지로 ‘소란 혐의’로 1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화씨는 “정부가 백신 안전을 잡겠다고 도입한 ‘백신 관리법’이 제정된 지 1년 됐지만, 실질적인 도움은커녕, 더 많은 백신 피해 가정이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이들은 도움을 청할 길도 없고 오히려 사회안정을 해친다며 탄압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캠페인 시작 하루 만에 SNS를 통해 불량·가짜 백신 피해자와 가족 등 57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저는 백신 피해자 가족입니다. 허팡메이, 리신 부부를 찾습니다’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있는 셀카를 공개했다. 화씨에게 10위안씩(약 1660원) 소액의 기부금도 냈다.

화씨는 “인증샷과 백신 피해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모아 언론과 중공 고위층에 전달해 말뿐인 대처가 아닌 철저한 사전예방과 피해자 사후보상을 촉구하고, 후베이성 후이셴시에도 전달해 허팡메이·리신 가족이 석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공산주의 사회’ 중국의 비극, 허팡메이 사건

허난성 후베이셴시 주민인 허팡메이는 2018년 3월 두 살배기 딸에게 백일해 백신을 접종시켰다. 하루 뒤, 딸은 급성 척수염 증상을 보이며 걷지도 손을 움직이지도 몸을 뒤척이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우한생물기술연구원 산하 업체(우한 바이오)가 만든 결함투성이 백신이 원인이었다.

허씨는 관리책임이 있는 공산당 시 위원회와 지방정부를 상대로 싸움을 시작했지만, 정부는 냉담했고 백신 제조업체는 보상을 거부했다. 1년여 싸움을 벌이던 그녀는 지난해 2월 불량 백신 피해를 입은 다른 부모 20여명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베이징의 당 지도부는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했고, 그녀는 체포돼 허난성으로 송환됐다.

이후 허씨는 후이셴시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올해 1월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됐지만 고초는 멈추지 않았다. 시 정부와 공안은 그녀가 딸을 베이징으로 데려가 진찰받는 것마저 막아섰다. 올해 5월 열린 중공 최대 연례행사인 양회를 앞두고 또다시 베이징에서 소란을 피우지 못하도록 24시간 감시하며 딸의 치료도 방해했다.

10월 2일 중국 여성 허팡메이가 허난성 후이셴시 인민정부와 공산당 시 위원회 현판에 먹물을 뿌리며 항의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유모차에는 2년 전 불량 백신 접종으로 불구가 된 딸이 앉아 있다. | 트위터 화면 캡처

지난 10월 2일, 중공이 정권 수립 기념 연휴를 맞아 축하 행사를 벌이던 그때 허씨는 후이셴시 시청 청사를 찾아가 인민정부와 공산당 시 위원회 현판에 먹물을 뿌리는 것으로 억눌렸던 목소리를 대신했다. 살기 등등한 공산주의 정권 앞에 딸이 불구가 된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의 항의는 이 정도였다.

이 장면을 찍은 영상은 중국과 해외로도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으나, 그녀가 겪은 공포와 좌절감은 사진만으로는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

허씨는 두 아이와 함께 현지 공안에 끌려가 실종됐으며, 남편인 리씨도 뒤이어 실종됐다.

실종된 허씨 부부 찾기 캠페인을 벌이는 화시우전은 중공이 개발한 중공 폐렴(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장원훙(푸단대 부설 화산병원 감염과 주임)에게 국산 백신과 수입 백신 중 어느 것을 접종해야 좋은지 질문하는 걸 본 기억이 있다. 그때 장원훙은 수입차와 국산차는 구분하면서 왜 수입 백신과 국산 백신을 구분하지 않느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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