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분노케 한 체중 22kg 영양실조 여대생의 죽음…1억7천만원 성금 중 전달된 건 300만원

한동훈
2020년 1월 18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18일

중국에서 궁핍한 생활을 하던 20대 여대생 극심한 영양실조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인들 안타까움과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그녀의 어려운 사연을 접한 사람들이 보낸 기부금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일부만 전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의 분노는 더욱 컸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구이저우성에 살던 대학생 우화옌(吳花燕·24)씨가 지난 13일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구이저우성은 중국에서도 경제수준이 가장 낮으며 빈곤층이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우씨는 4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정신질환을 앓는 남동생과 함께 살았다.

2014년 아버지마저 별세하자, 우씨 남매는 매달 300위안(약 5만원)의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했다. 우씨가 진학한 대학에서 연 7천위안(약 120만원)의 장학금이 나왔지만 아픈 동생의 치료비까지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가난에 따른 영양실조로 숨진 우화옌씨 | 중국 웨이보 화면 캡처

생계가 곤란해진 우씨는 지난 5년간 절인 고추 반찬 한 가지만으로 세 끼를 버티며 생활비를 아껴 동생을 돌봤다. 그러다가 결국 영양실조에 걸려 머리카락과 눈썹이 빠졌다. 지난해 23살이 된 그녀는 키 135cm, 몸무게 22kg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제대로 걷는 것조차 힘들어진 우씨는 병원에서 장기간의 영양실조로 심장 판막이 심하게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그 후 우씨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기부사이트인 ‘중화소년아동자선기금 9958’을 통해 1백만 위안(약 1억6천9백만원)이 모금됐다.

모금 주최 측은 우화옌 명의로 모금을 주도하면서 전액을 우 씨의 치료 목적으로만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우화옌이 사망한 13일까지 그녀가 입원해 있던 구이저우 제2병원에는 달랑 2만 위안(약 330만 원)만 지원됐으며 모금액 6%는 수수료로 공제됐음이 드러나 중국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모금 사이트 ‘9958’에서 총 100만 위안(1억6천9백만원) 상당의 금액이 모금됐지만, 실제로 병원 측에 전달된 금액은 소액이었다는 내용을 전한 중국어 뉴스 | NTD 화면 캡처

모금 주최 측은 나머지 금액이 전달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나중에 수술 및 재활 단계에서 지원할 예정”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놨다.

구이저우 제2병원 측은 우씨가 몸무게 30kg 이상이 돼야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했지만, 사망할 때까지도 체중 미달이었던 그녀는 호전되지 않은 채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우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에서는 빈곤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올해는 중국 공산당이 국정과제로 추진했던 빈곤탈출을 완수하는 해로 선포한터라 중국 대중이 느끼는 괴리감은 컸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해 말 “빈곤인구가 85% 감소했다”는 기사(한국어판)를 내기까지 했다.

“잘먹고 잘살게 해주겠다”는 그동안 공산당이 누누히 강조해온 최대 약속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5년에는 ‘소강(小康)사회’ 실현을 약속하며 2020년 달성하겠다고 아예 기간을 못 박기까지 했다.  소강사회는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을 넘어 모두가 어느 정도 여유를 누리는, 삶의 질이 보장된 사회를 뜻한다.

막상 2020년이 도래했지만 중국에서는 빈곤 문제가 심각하다. 우화옌이 살았던 구이저우성에만 절대 빈곤층이 1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지난 2018년에는 구이저우성 관리들이 빈곤 구제금을 횡령한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하고, 이후에도 당 간부와 공직자들의 부패사건이 끊이지 않으며 많은 중국인들을 실망시켰다.

우화옌 사망 하루 전날에도 구이저우성 전 부성장 왕샤오광(王曉光)의 부패 실상이 폭로돼 대중의 공분을 일으켰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왕샤오광 전 부성장이 부당하게 쌓은 재산이 약 1억 7천만 위안(약 286억 원)에 달했고 집 안에는 뇌물로 받은 고가의 마오타이(茅台)주가 약 4천 병 쌓여 있었다.

우화옌의 죽음은 먹고 사는 문제에 치이며 살던 중국인들 사이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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