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본 ‘오징어 게임’…“민감한 소재, 대담한 접근”

차이나뉴스팀
2021년 10월 12일
업데이트: 2021년 10월 12일

한국에서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9월 17일 첫 공개 후 한 달도 되지 않아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으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중국은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지만, 이미 수억 명 이상이 관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회현상으로까지 이해되고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위성채널 NTD의 두 진행자가 중국 현지 반응을 종합해 열광 원인을 분석했다.

시드니 “한국에서 제작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비영어권 오리지널 시리즈가 됐다. 이를 넘어서서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놀랍다.”

친펑 “인기 콘텐츠가 됐을 뿐만 아니라, 일종의 문화 현상까지 일으키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사람들이 이 시리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한 구슬치기 등 6가지 놀이는 세계 여러 곳에서 관심을 받았고, 관련 제품들까지 쏟아지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는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는데도 영화 속 게임 진행요원들이 쓴 마스크가 수십만 장 팔렸고 광둥, 선전, 안후이 등의 의류제품 생산공장에는 할로윈 전에 배송이 가능한지 문의가 전 세계에서 쇄도하고 있다. 담장 밖에 핀 꽃의 향기가 담장 안으로 전해진 또 하나의 전형적인 사례가 됐다. 공산당이 쌓은 담장은 이제 인기 콘텐츠 한 방에 뚫린다.”

시드니 “넷플릭스는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마트에서도 ‘오징어 게임’ 굿즈 판매가 시작됐다. 그런데 가장 수혜를 입은 나라가 넷플릭스가 나오지 않는 ‘세계의 공장’ 중국인 것 같아 매우 아이러니하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오징어 게임’을 불법적으로 유포하는 사이트가 내가 확인한 것만 60개 이상 존재한다. 한국 외교부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지난 7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중국 내 불법 유통과 관련해 중국 당국에 문제 제기하고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친펑 “불법 유통은 안타까운 일이다. 드라마가 흥행하자 중국과 한국이 문화 콘텐츠에서 산출량이 왜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지 생각하는 중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에 대해서는 철벽을 치면서도 어째서 한국인에게는 주도권을 허용했느냐는 것이다. 특히 공산당의 선전만 보면서 자란 젊은 층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위성채널 NTD ‘친펑의 세상관찰’ 코너의 진행자 친펑(좌)과 시드니 | NTD

시드니 “좋은 질문이다. 한 마디로 대답하기는 쉽지 않다.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먼저 드라마를 못 본 사람들을 위해 드라마가 어떤 내용이고 왜 전 세계적 인기를 끌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돈에 굶주리고 빚에 쫓기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거액을 빚진 사람들이 수수께끼의 초대장을 받아 게임에 참가한다. 총참가자는 456명이며, 한 명이 탈락할 때마다 1억원씩 상금이 적립된다. 총 6개의 게임을 거치는데, 탈락자는 죽게 된다. 즉 최종 우승자인 단 한 명만이 살아남아 456억원의 상금을 독차지한다.”

친펑 “1억원이 한국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금액인지 감이 잘 오지 않을 수 있다. 2020년 한국의 근로자 평균 연봉은 3744만원, 중위소득(맨 가운데 사람의 소득)은 2800만원 정도다. 중위소득자가 1억원을 벌려면 소득을 전부 저축해도 꼬박 4년이 걸린다.”

시드니 “게임은 6개 종목인데, 대부분 한국인들이 어린 시절 즐기던 놀이들이다. 일부는 미국인들도 아는 게임이고 줄다리기는 아마 전 세계인이 알 수 있는 게임일 것이다.”

친펑 “그렇다. 첫 번째 게임인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미국에서 ‘레드 라이트, 그린 라이트(Red Light, Green Light)’로 불리는 게임이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드니 “친숙하고 단순한 게임은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일으킨다. 탈락자는 사망하고 승자만 살아남는 살벌한 배틀로얄식 드라마에 사람들이 몰입하게 된 한 가지 이유라고 생각한다. 허니콤 캔디 게임(달고나 뽑기)은 연예인들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온라인에서 따라 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세계적 인기가 모두 설명되지 않는다.”

친펑 “‘오징어 게임’은 사람들에게서 공감을 이끌어 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 드라마의 주인공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파산이나 해고 등으로 곤경에 빠진 사람들의 생생한 느낌을 받았다. 사업에 실패하고 빚을 지게 된 주인공은 도박으로 재기를 꿈꾸지만, 딸과 어머니의 생계가 걱정스럽다. 그래서 마침내 게임에 도전해 운명을 바꾸려 하지만, 모든 것을 돈과 바꿔가며 상실하는 와중에서도 마지막 인간성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최후의 승부에서 살인을 거부한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상대방의 기권으로 승리한다.”

시드니 “현실의 삶을 투영하면서 인간 본성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선과 악 사이에서의 선택은 명확하고 알기 쉽게 그려진다. 이는 한국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자주 목격되는 특징인 것 같다. 중화권에서 엄청나게 흥행한 ‘대장금’, ‘신과 함께’가 그랬다.”

친펑 “동의한다. 예를 들어 같은 개인의 성장을 그린 궁중 드라마 ‘황제의 딸’에서는 궁중 암투가 주로 그려지지만, ‘대장금’에서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친절함, 역경과 인내가 심도 있게 묘사된다. 이런 부분에서 (한국 드라마가) 훨씬 입체감이 있다.”

시드니 “영화의 결말도 인상적이다. 주인공은 결국 게임에서 이기지만 거액의 상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여전히 매우 가난하고 어렵게 산다. 동료들의 피로 젖은 돈이 더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게임 도중에서도 승부에 도움이 안 된다며 다들 외면하는 노인을 걱정해 손을 내민 인물이었다. 이처럼 인간의 본성에 대한 시선이 드라마의 힘으로 이어진다.”

“물론 ‘오징어 게임’에서는 인간 본성을 매우 어둡게 묘사한 장면도 있다. 모욕을 받고 내쳐진 인간은 어두운 본성이 매우 두드러진다. 이 역시 한국 영화나 드라마의 특징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친펑 “정리하면, 평범하지만 강렬한 이야기로 선과 악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드라마 흥행 요인의 하나로 보인다.”

현실세계에 대한 대담한 묘사로 판타지·SF물과 차별화

친펑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는 판타지, 공상과학(SF)을 배경으로 하는 할리우드 히어로물과 달리 현실적이며 예민한 주제에 대담하게 도전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오징어 게임’은 빈곤층, 노인 문제를 드라마에 끌어들이고도 흥행했다. 아직 완전히 숨이 끊어지지 않은 사람의 장기를 적출하는, 이른바 ‘생체장기적출’이라는 소재도 다뤘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장기 적출 장면

시드니 “게임 진행요원들이 의사 출신 참가자와 공모해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죽거나 반쯤 죽은 참가자의 몸에서 장기를 적출해 몰래 판매했다. 어떤 참가자는 아직 죽지 않았는데도 장기를 적출당했다. 의사 출신 참가자는 다음 게임에 대한 정보를 미리 제공받는 대가로 이 같은 범행에 가담했다. 타인의 생명을 빼앗고 고통을 주며 이익을 취한 것이다.”

친펑 “공산주의 중국은 세계 최대 장기밀매국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장기적출, 생체장기적출에 대한 언급이나 묘사를 금기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민감한 주제를 과감하게 다룬다. 이전에도 한국영화 ‘공모자들’에서 중국 공안까지 가담한 국제적인 장기적출과 장기밀매를 다룬 적이 있다.”

시드니 “한국 ‘조선일보’의 케이블 채널 TV조선은 2017년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중국 원정 장기이식을 보도했다. 당시 취재진은 직접 중국으로 건너가 뇌간에 충격을 가해 사람을 뇌사하게 만드는 살인기계를 설계한 충칭시 공안국장 왕리쥔 밑에서 일했던 군의관을 직접 인터뷰하기도 했다.”

친펑 “월스트리트 저널은 ‘오징어 게임’이 선과 악을 드러내고 자본주의의 성공 방식을 묘사해 반향을 일으켰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드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공산주의를 경험한 사람들은 오히려 ‘오징어 게임’이 공산주의를 묘사한다고 느낀다.”

친펑 “공산주의를 묘사한다?”

시드니 “예를 들어, 이 게임에서 두드리지는 것은 ‘공정성’의 강조다. 이는 매우 모순적인데 게임 설계 자체가 이미 매우 불공정하다. 예를 들어 범퍼 특히 게임 자체의 불공정한 디자인입니다. 예를 들어 캔디 게임(달고나 뽑기)은 캔디 모양대로 잘라내야 이길 수 있는데, 누구는 원형이나 삼각형 모양을 받지만, 누구는 훨씬 어려운 우산 모양을 받는다. 전혀 공정하지 않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마지막 유리 징검다리 건너기도 불공정하다. 한쪽은 일반 유리, 다른 한쪽은 강화유리인데 강화유리에 올라서야만 살아남는다. 그런데 강화유리인지 아닌지는 직접 밟아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먼저 도전하는 사람들이 줄줄이 죽어 나간다. 이 게임의 승자는 맨 마지막에 도전한 3명이었다. 게다가 중간에 유리 전문가가 나타나 직접 밟지 않고도 유리를 구분하자, 게임 관리자는 조명을 어둡게 해 알아볼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참가자의 지식과 경험으로 승부를 가릴 수 없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렇듯 경기 곳곳에 불공정이 가득하지만, 게임  주최 측은 계속 공정성을 강조한다.”

친펑 “글쎄, ‘오징어 게임’ 속 공정함은 철저한 감시를 기반으로 하며, 누가 죽고 사는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이는 주인공이 영화 마지막에 화를 내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는 주최 측에 ‘왜 남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느냐’고 따진다. 시즌2 제작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주인공의 행위는 불공정한 시스템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로 이해된다.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것이 어떻게 자본주의가 아니라 공산주의 체제라고 생각할 수 있는지?”

시드니 “자본주의 핵심은 결과의 공정함이 아니라 기회다. 개인의 투쟁이나 노력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체제다. 공산주의는 말로는 최고의 공정성을 보장하지만, 실제로는 소수의 사람들이 모든 자원과 권리를 통제하고 그 구성원들은 조금의 선택의 여지나 자유도 없다. 개인의 노력으로 성공하는 것은 어림도 없다. 중국 젊은이들이 드러눕는(躺平·탕핑) 이유다.”

“자본주의 역시 기회의 불공정함이 존재한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선택권과 자유가 있다. 공산주의는 큰 정부 아래 모든 길이 막혀 있고 가는 곳마다 ‘한계’가 있다. 중국 콘텐츠 제작사들의 넋두리일 수 있지만 창의력을 발휘하려 하면 검열과 제약이 크다고 하소연한다. 사회 곳곳에 이런 한계들이 있고, 이를 뚫고 기적적으로 성공을 거두면 그다음에는 ‘공동부유’가 기다린다.”

친펑 “‘오징어 게임’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는 데에서 그 흥행의 또 다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정상적인 사회를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자본주의’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에포크타임스가 발간한 평론집 ‘공산주의 유령은 어떻게 우리 세계를 지배하는가’에 잘 분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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