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치 선전물, 구글·유튜브 상위 노출” 美 보고서

강우찬
2022년 06월 3일 오후 3:54 업데이트: 2022년 06월 3일 오후 3:54

“중국 신장 지역, 신종 코로나의 기원에 관해 검색하면 중국 관영매체의 정치 선전 콘텐츠가 구글·유튜브·빙(Bing)의 상위 검색 결과에 자주 나타난다.”

미국 유력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와 민주주의 보장 동맹(ASD)이 지난달 발표한 공동연구 보고서에서 밝힌 내용이다.

연구진은 지난 2021년 11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120일 동안 구글(검색·뉴스), 빙(검색·뉴스), 유튜브에서 ‘신장’, ‘신종 코로나(코로나19)’ 관련 12개 키워드를 검색해 데이터를 집계했다. 빙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검색 엔진이다.

그 결과 구글과 빙 검색(뉴스 포함)에서는 ‘신장’과 관련된 키워드는 조사 기간 중 106일(약 88%) 동안 중국 공산당과 관련된 매체의 콘텐츠가 상위 10위 내에 표시됐다.

유튜브에서도 ‘신장’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하면 중국 관영매체의 영상물이 120일 중 118일(약 98%)간 상위 10개 영상에 포함돼 있었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코로나 음모론도 검색 엔진 상위에 자주 등장했다. 유튜브에서 포트 디트릭(Fort Detrick)을 검색하면 첫 페이지의 절반가량은 중국 관영매체의 프로파간다(정치 선전) 영상들이다.

포트 디트릭은 미국 메릴랜드주 프레더릭에 위치한 미군 기지로 미 육군 감염증 의학 연구소가 설치돼 있다.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가 이곳에서 만들어져 유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의 유명 검색엔진에서 포트 디트릭(Fort Detrick)을 검색한 결과 | 화면 캡처

공산당 관련 매체들은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서방 정부의 중국 음해 공작”이라고 주장한다. 다수 매체와 연구자들은 신장의 인권 탄압이 심각하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중국 매체들은 모두 거짓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보고서 주요 저자인 브루킹스 연구원 제시카 브랜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정말 놀랐다”며 구글에서 신장(Xinjiang)을 검색하는 사람들은 중국 공산당의 인권탄압을 미화하는 선전물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서방의 검색 엔진 검색 결과를 왜곡할 수 있는 것은 세계 각국 신문과 방송, 통신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또한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계속 키워가고 있다. 인플루언서를 사용해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중국 정부와 연계한 트위터 계정을 수백 개 만들고 프로파간다를 유포하기도 한다.

서방 검색엔진은 정보 출처의 권위성, 신선도 등을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뒤 더 높은 평가를 받은 순으로 검색 결과나 콘텐츠 등을 보여준다.

연구자들은 검색 엔진의 알고리즘은 최신 콘텐츠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으며, 중국 등 공산주의 국가의 관영매체는 잦은 업데이트와 관련 뉴스·동영상을 다수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이런 알고리즘을 잘 파고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의 또 다른 주요 저자인 브렛 샤퍼 연구원은 “서방 언론과 싱크탱크가 신장 위구르 지역에 관한 콘텐츠를 매일 제작하진 않는다. 하지만 중국 관영언론은 그렇게 하고 있다”며 중국이 검색 시장에서도 ‘인해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정치 선전물 공세는 관영매체만의 임무가 아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약 19개의 민간 정보사이트가 중국의 정치 선전물을 정기적으로 전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사이트는 중국 정부와 뚜렷한 연결고리는 없지만, 그 활동상을 살펴보면 중국 정부의 검색 시장 공략을 돕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내놓은 정보가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될 확률이 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모회사인 구글과 빙을 서비스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보고서에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다. 구글 대변인은 해당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에 나서고 있다고 답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보고서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