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NBA 경기 중계 재개…보이콧 광분했던 댓글부대·애국주의 네티즌 당황

ZHANG DUN, China News Team
2019년 10월 17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18일

홍콩시위 지지를 둘러싼 논란으로 중국에서 중단됐던 미국프로농구(NBA)의 시범경기 생중계가 재개됐다.

중국 인터넷 사업자 텐센트가 지난 14일 NBA 시범경기 2경기를 스트리밍했다고 신경보 등이 15일 보도했다. 텐센트는 NBA 경기 중국 내 온라인 독점 생중계권을 갖고 있다.

앞서 8일 텐센트와 관영 CCTV는 NBA 시범경기 중계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NBA 휴스턴 로키츠팀 대릴 모레이 단장이 “홍콩시위를 지지한다”고 발언한 데 따른 반발성 조치였다.

실제로 텐센트는 10일과 12일 각각 상하이와 선전에서 펼쳐진 LA 레이커스와 브루클린 넷츠의 시범경기 2경기를 중계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두 경기는 “형편없는 흥행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중국 언론의 험악한 전망과 달리 성황을 이뤘다. 경기장 내 오성홍기를 든 관객은 소수였고 대부분 관객은 경기에만 몰두하는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LA 레이커스와 브루클린 네츠의 시범경기 이후 팬들이 퇴장하는 선수들에게 손을 뻗고 있다. | STR/AFP via Getty Images

선전 경기장에서는 오히려 경기 보이콧을 위해 모였던 애국주의 네티즌 샤오펀훙(小粉紅) 단체가 굴욕을 맛봐야 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모레이 사과 요구’ 피켓 3천장을 압수하고 멤버들을 면담 조사했다.

대만 중앙사에 따르면, 관영 언론의 신호에 ‘NBA 보이콧’ 행동에 나섰던 샤오펀훙과 친정부 성향 댓글부대 ‘우마오당(五毛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우롱당했다” “애국한다던 이들은 도망가고 열정을 품은 우리만 남아 찬물을 뒤집어썼다” “금방 방송을 중단하더니, 또 금방 방송을 재개한다”는 비아냥 섞인 댓글이 목격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텐센트가 아무런 사전공지 없이 14일 시카고 불스와 토론토 랩터스의 시범경기 2경기를 중계했다. 중계일정표에는 휴스턴 로키츠팀 경기만 제외하고 다른 모든 경기일정이 정상적으로 표시됐다. NBA 보이콧 대상이 휴스턴 로키츠 한 곳으로만 축소된 것이다.

중국 현지언론은 “텐센트가 공지도 없이 중계를 재개했다. ……당초의 강경함이 우스꽝스럽게 됐다”며 “관영 CCTV 스포츠 채널의 NBA 중계 재개도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텐센트가 지난 7월 NBA 중국 독점 스트리밍 중계권을 위해 지불한 돈은 5년간 15억달러(1조1773억원)이다. 회사 측으로서는 더 이상 중계를 중단할 명분도 실리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반NBA 정서’가 부풀려졌으며 실제 여론과는 차이가 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중국인은 NBA의 홍콩 발언을 지지한다. 중국 공산당과 우마오당, 샤오펀훙들이 짖어댈 뿐”이라며 “상하이 경기에 모인 관중이 예전보다 훨씬 많았다는 것이 증거”라고 일침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우리나라 언론자유가 이렇게 억압받는데 다른 (나라) 사람에게까지 참견하려 드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 모레이가 어떻게 말하든 그건 모레이의 자유다”라고 대응했다.

사실, 텐센트가 NBA 경기 온라인 생중계를 재개하리라는 조짐은 지난 10일부터 감지됐다.

이날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중국내 외국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는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고 적극적으로 국제사회와 상호 교류를 갖겠다”고 말했다. 이틀 전 “중국과 합작을 하려면 중국의 민의를 모르고서는 불가능하다”라고 했던 강경발언에 비해 한층 누그러진 입장이었다.

뉴욕타임스 역시 “중국 정부가 민족주의 분노를 며칠간 선동하더니 10일 갑자기 NBA에 대한 분노를 가라앉히는 행동을 시작했다. 중국기자들에게 이슈가 과열되지 않도록 NBA 사건을 더이상 기사화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NBA 보이콧을 선언했던 중국농구협회와 중국업체들 역시 “협력을 잠시 중단한다”고 했지만, 사과를 요구하는 등 그 수위가 강경하지는 않아, 당국의 눈치를 봤던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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