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대학이 전기 훔쳐쓰다 들켜 기숙사 정전…학생들 항의

강우찬
2022년 09월 26일 오후 5:33 업데이트: 2022년 09월 26일 오후 5:33

중국 우한시의 한 대학교 학생들이 엄격한 코로나19 봉쇄와 정전 사태에 대해 학교 측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전기를 몰래 훔쳐 쓰다가 들켜 기숙사와 식당에 공급돼야 할 전력이 차단된 것이라고 소리 높여 성토했다. 학교 측은 이를 부인했다.

후베이성 우한시의 우한방직대학 국제경영경제대 소속 학생들은 지난주 대학 캠퍼스에 모여 대학 측의 방역 정책과 정전 사태에 항의했다.

이 대학 학생 1만3천여 명은 우한시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부터 학교 기숙사에 갇혀 지내왔다. 그러다가 엄격한 출입 통제에 정전으로 에어컨 가동 중단이 겹치자 더는 참지 못하고 쌓였던 분노를 터뜨렸다.

학생들은 지난주 학생 군사훈련인 쥔쉰(軍訓)을 마친 후 갑갑한 기숙사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고 공개된 공간에 남아 항의했다. 일부는 캠퍼스 탈출을 시도했으나 학교를 봉쇄 중인 경비원들에 의해 저지됐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대학생들은 “등록금을 돌려달라”, “봉쇄를 해제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교문을 향해 행진하면서 함께 노래를 불렀다.

이 대학 학생 린샤오야(가명)는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에 “기숙사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며 “9월이지만 덥다. 정전으로 에어컨이 멈췄는데 학교 측은 ‘더우면 밖에서 자라’는 지시를 해결책이라고 내놨다”고 말했다.

허베이, 쓰촨 등 중국 남부 지방은 올해 7~8월에 폭염과 가뭄에 시달렸다. 시위가 벌어진 9월 중순 이후에도 더운 날씨가 계속됐다.

시위 촉발의 계기가 된 정전은 사고가 아니라 학교 측의 잘못으로 빚어진 인재라는 것이 학생들의 지적이다.

이 학교에 전력을 공급하는 인근 발전소 홈페이지 공고문에 따르면, 학교 측은 올해 신축 기숙사 4개 동과 식당이 운영에 들어가면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자 무단으로 전기를 끌어와 사용하다가 적발됐다.

학교 측은 당초 전력 사용량 증가를 예상하고 발전소에 용량증설을 신청하긴 했지만, 공사가 완료되기 전 일부 변압기 설치가 끝나자 몰래 전선을 연결해 전기를 사용했다.

발전소는 해당 사용분에 대해 추가 요금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이 이를 납부하지 않자 관계당국에 통보해 벌금 부과와 함께 단전 조치에 들어갔다.

게다가 학교 측은 단전 이틀 전 통보를 받았지만, 이를 학생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를 부인하고 학교 시설에는 이상이 없으며 정전은 사고라는 해명만 되풀이하고 있다.

온라인에는 “대학이 밀린 전기료를 내는 대신 일부러 단전을 당해 전기료를 아끼려 한 것일 수 있다”며 “요즘 전기료가 크게 올라 부담된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학생들이 행동에 나선 것은 정전 때문만은 아니다. 린샤오야는 “격리기간도 길었고 교내에서 파는 음식과 과일 가격이 올랐는데 학교 측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 학생들은 아파도 외출이 불가능해 참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그저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뿐이지만 대학은 듣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봉쇄에 따른 통제가 학생들에게만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도 불만을 키운 요인이다.

학생들은 기숙사와 정해진 학교 시설을 벗어날 수 없지만, 교직원들은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우한방직대의 다른 단과대 소속 재학생 딩리는 “학교가 교직원과 학생을 차별한다”며 “학생들은 캠퍼스에 철저하게 갇혔지만, 교직원과 가족들은 자유롭게 캠퍼스를 드나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중잣대에 더 화가 난다”고 했다.

학생들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서라면 교직원도 격리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대학 측 방역정책의 모순을 지적하고 행정처 처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면담 요청은 묵살됐고 교직원들과 대치하면서 벌이던 시위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곧 진압됐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이번 시위와 관련한 게시물들이 삭제되고 게시가 금지됐으며,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교에 항명했다’는 이유로 대학 측 조사가 시작됐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대학 ‘정치 강사’는 단체 채팅방에 들어와 “시위 참여 사실을 학교에서 알면 퇴학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 강사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이념적으로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사상을 교육하고, 학생들의 활동상을 감시한다.

우한의 또 다른 대학 학생 장옌(가명)은 “정치 강사의 채팅 내용을 캡처화면으로 봤다”며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장옌은 “우한방직대 학생들은 그전부터 대학 행정실에 여러 차례 연락해 대책 마련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그래서 시위를 하게 된 것”이라며 학생들을 옹호했다.

그녀는 1989년 베이징 톈안먼에서 벌어진 유혈 사태를 언급하며 “과거에는 총으로 학생들을 진압했지만 지금은 퇴학 협박으로 진압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중국에서는 베이징과 톈진을 비롯한 여러 도시의 대학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봉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여러 차례 벌어졌다.

에포크타임스는 반론권 보장을 위해 우한방직대 국제경영경제대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학교 측은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