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인육캡슐’ 국내 유통 사실로 드러나

이지성
2012년 10월 11일 업데이트: 2019년 7월 22일


지난 6월 2일 중국 산시성에서 둘째를 임신한 펑젠메이 씨는 중국관리에게 끌려가 강제낙태 수술을 받았다. 중국에서 한 해 강제로 낙태되는 태아는 약 700만 건 정도. 이렇게 강제 낙태된 태아는 인육캡슐을 만드는 데 공급원이 된다. (사진제공=펑젠메이 가족)


 


태아의 시체를 말리고, 이를 갈아 만든 이른바 중국산 ‘인육캡슐’이 보양제로 국내에 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괴담처럼 또는 전설처럼 과거 중국에서 전해지던 ‘건강과 장수를 위한 비방(秘方)으로 인육을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실제 상황으로 재현되고 있는 것.


 


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실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인육캡슐 밀반입 단속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전에 사는 중국동포 여성 A씨는 2010년 8월 중국의 친정 언니로부터 국제소포로 약통 6개를 받았다가 지난해 7월 적발됐다.


 


광주에 사는 중국동포 B씨도 지난해 2월 입국할 때 캡슐 3000정(30봉지)을 분말 형태로 밀반입했다가 적발됐다.


 


두 사람은 자신과 가족들이 인육캡슐을 모두 먹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반입량으로 볼 때 시중에 유통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육캡슐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 사이 모두 62건, 2만8864정이 적발됐다. 이중 식약청 승인이 필요하지 않은 국제특송우편을 통해 밀반입한 인육캡슐은 전체 단속 캡슐의 40%에 달하는 1만1443정(14건)이다.


 


태아로 만든 ‘인육캡슐’은 중국 내 가정집이나 가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신부전증과 중증 당뇨, 피로 회복, 암 환자에 좋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면서 유통망이 확대됐다.


 


한국서도 인육캡슐 수요 많아


 


인육캡슐이 한국으로 밀반입되면 중국 현지의 가격보다 수십 배 비싸진다. 분명한 건 수요가 없다면 인육캡슐이 만들어지지도, 국내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한국에서 훨씬 비싼 값에 팔리고 있기 때문에 지난 5월 중국당국의 검역 강화조치 이후에도 밀반입은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특송 화물이나 우편을 통한 밀반입이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중에 유통된다는 인육캡슐을 검사한 관세청과 국과수는 DNA 검사 결과 인간의 것과 99.7% 일치할 뿐 아니라 성별도 구분할 수 있었고, 캡슐 안에서 머리카락이 다수 발견됐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효과는 시중에 떠도는 말들과는 달랐다. 전문가들은 산모와 태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인육캡슐이 제조돼 오히려 사람에게 해로울 수 있으며 무엇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효과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 인육캡슐에서는 슈퍼 박테리아 등 인체에 치명적인 내용물이 함유돼 있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복용할 경우 오히려 감염될 위험성이 크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국경 없는 인권’ 강기종 의장은 “인간의 잘못된 탐욕의 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바로 인육캡슐이다”라며 “오늘날 중국에서는 인육캡슐 뿐만 아니라 멀쩡한 사람의 장기까지 적출해 매매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모두 반인류적 범죄행위로서 매우 슬픈 일이다”라고 말했다.


 


강 의장은 이어 “이런 추악한 반인류적 범죄행위는 빨리 이 지구 상에서 사라져야 한다”며 “인간의 존엄이 무너지고 있는 이런 상황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올바른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육캡슐이 보양제?… 효과 없어


 


한편, 인육캡슐이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중국이 태아를 구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1979년부터 ‘한 자녀 정책(계획생육)’을 전국적으로 시행해 지난 30년간 약 3억 명의 태아를 강제 낙태시켰다.


 


중국 위생부 ‘2010년 중국위생통계연감’에 따르면, 1971년부터 2009년까지 실시된 낙태는 3억 건이 넘는다.


 


이 연감의 ‘계획생육수술상황’에는 1971년부터 2009년까지 실시된 정관수술, 난관수술, 낙태 등 통계가 기록돼 있으며, 임신부가 낙태를 피할 수 없게 된 사례가 3억 건을 초과한다는 사실이 기술돼 있다.


 


 


중국 위생부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
강제 낙태된 태아가 캡슐 만드는 공급원


 


 


강제낙태된 태아는 인육캡슐을 만드는 데 공급원이 된다. 여기에는 병원의 관계자와 간호사 등이 적극적으로 개입돼 있다. 현지 인육캡슐 제조업자들의 말에 따르면, 죽은 태아를 구하기 위해 병원에 부탁을 해 놓으면 낙태를 하거나 사산아를 낳는 경우 바로 연락을 준다고 한다. 그만큼 조직적으로 인육캡슐이 만들어지고 또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기종 의장은 “중국은 아직 공산당 독재체제로서 정부 차원에서 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인육캡슐에 개입된 건 병원뿐만 아니라 모든 걸 알면서도 묵인하는 중국공산당(이하 중공) 정부 역시 이 일에 깊이 개입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5월, 중공정부는 국내에 들어오는 중국 국적의 여행객 짐이나 우편물에서 인육캡슐 적발이 잇따르자 이를 조사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중공 위생부(衛生部)는 중국에는 병원의 시체 처리에 엄격한 규정이 있고, 시체를 매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며, 인육캡슐이 제조되고 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 사안을 묵인한 것이다. 결국, 인육캡슐은 꾸준히 국내로 밀반입 되고 있는 실정이다.


 


거대한 범죄 조직 된 중국공산당


 


중공정부가 인육캡슐에 대해 묵인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중국의 부정부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는 “포스트 전체주의 사회인 중국에는 향락과 소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개인의 이익을 좇는 ‘경제인으로서의 이성’만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경제개방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공정부는 언론의 역할을 왜곡시키고 자유주의적인 지식인들과 언론을 탄압하는 데 집중했다. 또한, 시민사회세력이 출현하여 정치적 변화가 초래될 것을 두려워한 중국 정부는 시민단체의 성장과 정치적 영향력을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 부정부패와의 싸움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부정부패에 대한 자정능력을 이미 상실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정치적 정당성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또는 부정부패를 근절하려는 노력이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중공은 공직자들의 비리에 관해 밝히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인육캡슐이 중국으로부터 국내로 버젓이 밀반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공이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나아가 그 실체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은 이 사안이 단순히 한 개인이나 어떤 조직에서 주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이다. 정부관료가 개입되지 않은 개인적인 범죄였다면 이를 밝혀내고 처벌하지 못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티베트 망명정부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중국공산당과 지도자들은 인민의 삶과 생명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을 뿐만 아니라 권력과 돈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며 “그 자리를 민주주의가 대신하지 않는 한 중국은 세계패권은 물론 진정한 미래 또한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과 식약청은 관세청에서 인육캡슐 반입자 명단을 확인하고 국내 유통 조직을 조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국내 유통 부분을 조사하고는 있지만 은밀하게 거래되는 특성상 한계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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