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해외 인재영입기구 600개 운영…“외국 첨단기술 탈취 목적”

캐시 허
2020년 8월 22일
업데이트: 2020년 8월 22일

중국 공산당(중공) 정권이 첨단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 600개 기구를 운영하면서 해외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인재 영입만이 아니라, 이를 악용해 미국기업의 기술을 빼돌린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적재산 탈취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는 20일(현지 시각) 중공 정부가 서방 연구 기관의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사용하는 광범위한 글로벌 시스템에 관한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ASPI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공은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전 세계 600개의 인재 영입 기구를 설치했다.

미국이 146개로 가장 많은 기구가 설치됐으며, 여타 기술 선진국들에서도 수십 개가 설치됐다. 여기에는 독일, 호주, 영국, 캐나다, 일본, 프랑스 등이 포함됐다.

이 기관들은 중공 정부를 대신해 해외 인재를 발굴하고 이들의 재능을 확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해외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등 중공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는다.

지난 2006년 처음 설치된 인재 영입 기구는 그 수가 지난 몇 년 사이에 대폭 늘어났다. 600개 중 115개 이상이 2018년에 설치됐다.

보고서는 공식 통계를 인용해 중공 당국이 인재유치 프로그램을 통해 “2008~2016년 해외 과학자 및 전문가 약 6만명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중공 정부는 현재 인재유치 프로그램 200개 이상을 운영 중이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천인계획’(千人計劃)이다.

이들 기구는 중공 정부가 직접 인재 발굴에 나서는 것이 아닌 유학생, 교수, 기업 협회, 전문가 등 지역 단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인재 채용에는 1인당 2만9천달러, 연간 2만1천달러의 비용 지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공 정부의 인재 영입 노력은 여러 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중국기업과 아일랜드 더블린(Dublin)대 공자학원에도 기구가 설치됐다.

공자학원은 중국 언어와 문화를 알리는 기관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지만, 미국 교육기관에서 공산주의 이념을 선전하고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등 문제가 제기되면서 미 당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이 자국의 인재를 포섭해 기술 탈취를 꾀하려는 중공 정권에 대한 집중 검열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 법무부는 지난 1월 중공으로부터 연구 자금을 받고 미 정부에 허위 진술한 하버드대 화학과 교수 찰스 리버를 체포해 기소했다.

미 검찰에 따르면 리버 교수는 중공 정부의 인재유치 프로그램 천인계획에 참여해 지난 2008년부터 3년간 225만 달러 규모의 중국 자금을 지원받은 사실을 미국 정부에 숨겼다. 리버는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다만, 중공 정부 자금을 지원받고도 미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게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자국의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해외 정부 기금을 받는 연구자들이 해외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을 경우 신고하는 것을 의무로 한다.

이에 미 고위 관리들은 대학들에 외국 자금 출처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ASPI 보고서는 이 기관들이 중공 중앙통일전선공작부(이하 통전부) 산하 기관들에 의해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통전부는 해외에 정치적 영향력 행사, 반체제 운동 억제, 정보 수집, 기술 이전 촉구 등을 추진하는 조직이다.

아울러 대학, 외국인 전문기관, 국가지원과학회 등 다양한 중국 기관들이 해외 인재영입 기구 설치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공군도 같은 인재영입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공 인민해방군 산하 중국 연구기관과 국영 방산업체 모두 해외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일례로 인민해방군 핵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국 공정물리연구원은 지난 2014년 천인계획을 통해 57명의 과학자를 채용했다.

ASPI는 이러한 중공의 인재 채용 노력이 경제적 스파이 활동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그 한 사례가 지난해 3월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중국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직원 차오광즈를 상대로 ‘기술탈취 혐의’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중국 샤오펑모터스로 이직한 차오는 이직 전 테슬라의 오토 파일럿 기술 소스코드 등 관련 파일 30만 건 이상을 복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차오 측은 혐의를 부인했다. 아이클라우드(iCloud) 개인계정에 파일을 백업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테슬라에는 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사건이 접수된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은 아직 사건을 재판부에 배정하지 않았지만, ASPI는 보고서에서 차오의 과거 행적에 주목했다.

차오는 10여년 전 미국 내 중국 원저우 출신 박사학위 소지자들의 모임인 ‘미국 원저우 박사협회’ 공동 설립자로 참여했는데, 이 단체가 중국 원저우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며 미국에서 인재 유치 활동을 벌여왔다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 남부, 저장성 동남부의 항구도시 원저우는 중국의 상업 수도로 불린다. 제조업 분야도 발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저우 박사협회는 10년 전 원저우 당국과 인재유치 협약을 맺은 뒤 수년 만에 회원수가 100명 이상으로 늘어났는데, 여기에는 구글, 애플, 아마존 등 미국 거대 기술기업의 인재들도 포함됐다.

이 협회는 또한 원저우 대학이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 출신 과학자들을 모집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고 ASPI는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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