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인 줄 모르고 밤낮으로 길거리에서 연습생 아들 홍보했던 ‘프듀’ 부모님들

윤승화 기자
2019년 11월 8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8일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의 순위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방송 내내 이 사실을 모르고 자식을 응원했던 연습생 부모님들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전한다.

지난 6일 경찰은 사기 등 혐의로 구속된 음악 전문 채널 엠넷(Mnet)의 ‘프로듀스’ 시리즈 담당 PD인 안준영 씨가 올해 방송한 ‘프로듀스 X 101’, 지난해 방송한 ‘프로듀스 48’의 순위 조작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준영 PD는 지난해부터 연예기획사들에게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서 수십 차례 접대를 받았다. 접대 액수만 1억원이 넘는다.

연합뉴스

‘프로듀스’ 프로그램은 아이돌 데뷔를 꿈꾸는 연습생들의 도전기를 그리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인기투표로 순위를 정해 데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안준영 PD 등 제작진은 상위 순위 연습생들의 득표수를 임의로 조작했다.

뒤늦게 밝혀지긴 했지만, 이미 방송은 끝났으며 조작된 순위로 결성된 아이돌 그룹이 데뷔했다. 나머지는 전부 탈락이었다.

해당 프로그램에 참가한 연습생들은 대부분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학생들. 이들 중에는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참가한 연습생도 다수였다.

자식의 간절한 꿈을 응원하고자 부모님들도 발 벗고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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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프로듀스 X 101’

실제 지난여름 방송된 ‘프로듀스 X 101’에 참가한 연습생 강현수의 아버지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길거리에서 아들을 뽑아달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아들을 홍보했다.

목격담에 따르면 중년의 아버지는 행인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며 아들을 위해 직접 제작한 명함까지 나눠주었다.

당시 강현수는 이 사실을 뒤늦게 접하고 “피켓을 왜 들고 있냐고. 너무너무 속상해서…”라며 펑펑 오열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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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수와 함께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김시훈 연습생의 할머니와 아버지 또한 거리를 돌아다니며 홍보 명함을 나눠주는 모습이 누리꾼들에게 포착된 바 있다. 김시훈의 아버지는 밤늦은 시간까지 거리에 홍보 플래카드를 걸기도 했다.

그러나 강현수와 김시훈은 모두 탈락했다.

이미 다 짜인 조작판에 사랑하는 귀한 자식이 희생양으로 쓰일 줄 몰랐던 부모님들.

또 떨어진 연습생들은 조작 사실을 모른 채 ‘내가 못나서’, ‘내가 부족해서’ 떨어졌다며 자책하고 부모님께 죄송스러워했을 것이다.

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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