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통일 실현” VS “오판 말라”… 시진핑·차이잉원, 신년사로 충돌

최창근
2022년 1월 3일
업데이트: 2022년 1월 3일

習 “완전한 조국통일은 양안 동포 공통 염원”
蔡 “베이징 당국 정세 오판 말아야… 군사적 모험주의 안돼”
하나의 중국, 일국양제 對 하나의 중국과 하나의 대만, 양국론
새해 첫날 부터 중국 군용기 대만 방공식별 구역 침범

임인년(壬寅年) 새해, 긴장과 갈등이 반복되는 양안 간에는 벽두부터 신경전이 벌어졌다. 주인공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다. 두 사람은 ‘신년사’를 통해 새해 양안 관계 구상을 밝히며 정면 충돌했다. 시진핑이 ‘조국 완전 통일’을 강조하며 압박하고 차이잉원이 ‘중국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경고하며 맞받는 모양새이다.

지난해 12월 31일, 공개한 신년사에서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 19기 6중전회에서 당의 세 번째 역사 결의가 채택됐다. 100년의 업적이 사람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100년의 경험이 사람을 이끌었다” 강조한 후 양안((兩岸·대륙과 대만) 관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국은 줄곧 홍콩과 마카오의 번영과 안정에 힘써 왔다. 한마음으로 함께 노력한다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는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이행할 수 있다.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양안 동포의 공통된 염원이다. 모든 중화의 아들딸들이 손을 잡고 나아가며 중화 민족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대(對) 대만 통일 주장은 그동안 계속 나온 이야기지만 올해 신년사에서 다시 강조하면서 중요성을 부각한 것이다. 특히 ‘통일’이 ‘대만 동포’들의 염원이기도 하다고 주장하면서 통일을 지지하는 범람(泛藍·pan-blue)계와 독립을 지지하는 범록(泛綠·pan-green)계로 나눠진 대만 국민과 정치 세력의 분열을 꾀하기도 했다.

시진핑은 2016년 독립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 집권 후 대만에 대한 통일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적도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시진핑의 대만 통일 담화에는 “전쟁을 해서라도 대만을 굴복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차이잉원 총통은 페이스북 계정으로 생중계 된 신년 담화에서 지난 한 해 동안 고난 속에 일군 대만의 성과에 대해 언급했다. 대만의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긴 점, 중국의 군사·경제적 압박 속에서도 대만이 민주 자유 가치를 지켜온 점을 강조했다.

이후 차이잉원 총통은 마지막으로 양안 관계를 언급했다. 차이 총통은 “최근 수년 동안 대만은 홍콩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박탈하지 말 것을 중국에 호소하고 엄중 항의해 왔다. 중국의 이러한 행태는 역내(域內) 평화 안정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제한 후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베이징 당국은 정세를 오판하지 말고, 내부적으로 군사 모험주의가 확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국제사회가) 상기시키고자 한다. 군(軍)은 양안의 의견 차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 양측은 공동으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책임이 있다.”

2012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 취임 후 중국몽(中國夢)을 강조해 온 시진핑은 1840년 아편전쟁과 1842년 홍콩 할양 후 지속된 ‘중국 역사 100년 치욕’을 씻는 국토 완정(完整·완전한 정리)의 마지막 퍼즐인 대만 통일을 강조해 오고 있다.

반면 현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은 중국이 내세운 통일원칙인 하나의 중국에 기반한 일국양제를 거부하고, ‘일중일대(一中一臺·하나의 중국과 하나의 대만)’ 혹은 ‘양국론(兩國論·대만해협 양안에는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대만)이라는 두 개의 국가가 존재)’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민진당은 1992년 11월, 중국과 대만 양국 정부가 중국해협양안관계협회와 대만해협교류기금회를 내세워 구두 합의한 ‘일개중국, 각자표술(一個中國, 各自表述)‘, 즉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대륙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대만에서는 중화민국으로 표현한다는 원칙을 담은 ‘1992컨센서스(1992 Consensus·九二共識)’도 공식 거부하는 입장이다. 이 속에서 양안 정상은 매년 신년 담화에서 통일·독립 문제를 둘러싸고 필설(筆舌)로 충돌해 오고 있다.

한편, 차이잉원이 중국의 군사 모험주의를 경고한 1월 1일 당일에도 중국 군용기들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하여 긴장을 조성했다. 자유시보(自由時報), 중앙사(中央社) 등 대만 언론들은 오전 8시 17분경 중국 군용기들이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고, 긴급 출동한 대만 공군기들이 경계 태세를 갖추고 퇴거 요구 방송을 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중국 인민해방군은 총 239일에 걸쳐 961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에 진입시켰다. 올해는 1000대 이상의 중국 군용기가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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