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특집] “개헌으로 권력구조 바꿔야 한다”…미국식 대통령제 해법 제언

문재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한국헌법학회장)
이윤정
2022년 07월 15일 오전 10:45 업데이트: 2022년 07월 15일 오전 11:46

헌법 지향 가치는 자유민주주의 실현
입법부·행정부 동시 구성…대선·총선·지선 한꺼번에
대통령 4년, 국회의원 2년 임기로 책임정치 이뤄야
세대·다문화·기계, 헌법에 반영해야

제25대 한국헌법학회장을 지낸 문재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념적 논란을 지적하며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의 사용 유무와 관계없이 우리 헌법이 지향하는 최고의 가치는 자유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9차례의 헌법 개정이 지닌 문제점을 짚으며 1987년 개헌을 민주주의의 완성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문 교수는 개헌 1순위 과제를 권력구조로 보고 대선, 총선, 지방선거를 한꺼번에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2년마다 총선과 중간선거를 번갈아 치르며 유권자의 중간평가를 통해 책임정치를 추구하는 미국식 대통령제를 해결책으로 제언했다. 1987년과 달라진 사회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개헌에 반영해야 할 가치로 문 교수는 세대·다문화·기계를 꼽았다.

문재완 교수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 로스쿨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동(同) 대학원에서 법학박사(SJD) 학위를 받았다. 문 교수는 2019년 제25대 한국헌법학회장을 지냈고 한국언론법학회장, 헌법재판소 헌법연구위원, 국제방송교류재단 사장 등을 역임했다. 대통령실 방송통신정책자문위원, 국회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위원,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을 맡았다. 2005년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며 법학전문대학원장을 지냈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서울북부지검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제74주년 제헌절을 앞둔 7월 13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 서울캠퍼스 법학관 연구실에서 문재완 교수를 만나 제헌절의 의미와 헌법의 가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제헌절의 의미는?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이 처음으로 국민 주권을 기본으로 국가를 성립하는 틀을 만든 것이다. 통일을 이루지 못했다는 한계는 있을 수 있지만 절차적 방식에서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선거를 실시해 제헌 의회를 구성하고 숙의를 거쳐 국가의 기본 틀을 만들었다는 건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는.

“자유민주주의 실현이다.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틀을 건국 헌법부터 유지해왔다.”

문 교수는 “헌법 전문에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라고 선언하고 제4조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 실현을 헌법의 지향 이념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권력의 간섭을 배제하고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며 다양성을 포용하는 ‘자유주의’와 국가권력이 국민에게 귀속되고 국민에 의한 지배가 이루어지는 것을 내용의 특징으로 하는 ‘민주주의’가 결합된 개념인 ‘자유민주주의’를 헌법 질서의 최고 기본 가치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헌법의 가치는 18세기에 근대 성문 헌법이 만들어지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국가가 성립하면서 이미 정립됐다. 세계 최고(最古) 헌법인 1787년 미국 헌법의 기본 가치는 국민들의 자유를 지키는 것이다. 왕이 아닌 국민이 직접 의사결정을 하는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는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 가치다.”

문재완 교수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쓰지 않아도 우리 헌법이 지향하고 있는 가치는 자유민주주의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자유민주주의의 함의는 무엇인가.

“자유민주주의는 건국 헌법부터 지금까지 지켜오는 가장 기본적인 헌법적 가치다. 그런데 이걸 이념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라는 말을 빼자고 주장해왔다. 1972년 유신헌법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명시됐기 때문에 이걸 유신의 산물로 보는 것이다. 북한과의 대립 상황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정치적 접근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문 교수는 “자유민주주의에 관한 헌법학적 역사가 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독일은 ‘전투적 민주주의’ 또는 ‘방어적 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2차 세계대전 발발 전 독일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 전체주의적 나치 정부가 정권을 획득하는 과정도 민주주의였다. 선거에 의해 다수당을 구성하고 연정(연립정부)으로 집권한 이후 대의 민주제를 더욱 강화하는 식으로 민주주의 방식을 취했다. 그런데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헌법에 의해 국가가 성립한 이후 민주주의라 하더라도 다수결로 결정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지 못하면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2014년 우리나라에서 통합진보당을 해산하게 된 이론적 논거와 기본 틀은 독일에서 나온 것이다.”

전투적·방어적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파괴하려는 세력에 대항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56년 8월 17일,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독일공산당(KPD)에 대한 위헌 정당 결정을 내렸고 공산당은 해산됐다. 해당 판결은 지금까지 위헌성을 판단하는 규범적 기준이 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용어가 유신 헌법에 들어가고, 독일에서도 전투적·방어적 민주주의가 공산당이라는 정당을 해산시키는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자유민주주의 이념이 상대편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이 단어를 빼자는 사람들이 일부 있지만, 사실 빼서는 안 되는 내용이다.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쓰지 않아도 우리 헌법이 지향하고 있는 가치는 자유민주주의라고 봐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는 다른 것인가.

“통합진보당 해산 당시 헌법재판소는 ‘정당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는 해산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헌법에 ‘민주적 기본질서’라고 나오니까 헌법재판소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말을 안 쓰고 풀어서 쓴 것이다. 그렇지만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말과 차이가 없다. 이 판례가 나오기 전에는 학계에서 민주적 기본질서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이고 정당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반하면 해산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왔다.”

문 교수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민주적 기본질서’의 의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개인의 자율적 이성을 신뢰하고 모든 정치적 견해들이 각각 상대적 진리성과 합리성을 지닌다고 전제하는 다원적 세계관에 입각해 모든 폭력적·자의적 지배를 배제하고 다수를 존중하면서도 소수를 배려하는 민주적 의사 결정과 자유·평등을 기본원리로 하여 구성되고 운영되는 정치적 질서를 의미하며 구체적으로는 국민주권의 원리,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제도, 복수정당제도 등이 현행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의 주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문 교수는 “이 내용이 바로 ‘자유주의’와 자유를 지키기 위한 ‘민주주의’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휘장 | 연합뉴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념적 논란이 벌어지는 이유는.

“시장경제 질서에 대한 의견 차이 때문이다.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는 것에 대해선 모두 동의하지만, 경제적 자유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두고 이념적인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

“자유민주주의는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골자로 하는 경제 질서를 기본으로 하는데 통합진보당 해산 판례에서 ‘자유민주주의’ 문구가 빠지고 그냥 ‘민주적 기본 질서’라고 설명하면서 경제와 관련한 논쟁이 불거졌다. 이 부분은 우리 사회가 참 풀기 어려운 문제다.”

-논란이 된 구체적 조항은?

“경제 질서와 관련한 119조는 사실상 합의가 안 되고 있다. 119조 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이고, 2항은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조항을 놓고 해석이 크게 엇갈린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질서를 기본으로 보는 사람들은 경제를 개인의 자유에 맡기고 소득 분배, 시장 경제력 남용 방지 등을 위한 국가의 역할을 보충적인 것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경제민주화가 우선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논란은 여기서 시작된다.”

“과거에는 똑같이 못살았지만 경제 발전을 통해 빈부격차가 생기니까 불만이 나오기 시작하고 현행 헌법에 ‘경제민주화’ 단어가 들어가면서 경제에 대한 해석은 더 어려워졌다. 1항과 2항 중 어느 조항을 더 중시할 건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문 교수는 1948년 건국 헌법에서는 1, 2항 내용 순서가 뒤바뀌어 있다고 했다. 건국 헌법 제84조는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국민에게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사회 정의의 실현과 균형 있는 국가 경제의 발전을 기함을 기본으로 삼는다. 각인의 경제상 사유는 이 한계 내에서 보장된다”고 명시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헌법은 국민기본권을 잘 보장한 헌법이지만,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제한하고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등 사회주의적 특징도 포함됐다고 하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사회주의적 특징이 포함된 건 맞다. 각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헌법을 제정하고 법치주의를 구성했지만, 경제적 자유는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은 1945년 해방 이전까지 일제 식민지 시기였고 그 이전엔 왕정이었다. 한 번도 국민이 주인이 돼 본 적이 없다. 민주주의를 처음 시작한 건 아주 큰 의미가 있었지만, 국가가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고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권력분립, 법치국가 등 기본적인 국가의 틀을 만드는 데 주력했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 특히 경제적 자유에 대한 가치는 상대적으로 덜할 수밖에 없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개헌으로 기본 틀이 바뀌는 건 박정희 정부인 1962년 개헌(5차)에서다. 물론 이때도 국가 주도이긴 했지만 ‘경제 사회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는 문구를 이때 처음으로 포함했고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1987년 현행 헌법까지 총 9차례 개헌했다. 그중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개헌이 있다면?

문 교수는 “사실 많다”고 지적한 뒤 “1차 개헌(1952)부터 절차적으로 틀렸고, 위헌이었다. 애초 의원 내각제 하려고 했다가 원래 공고된 내용과 다른 내용으로 권고 절차도 없이 투표에 부쳤다. 더구나 1952년은 전쟁 중이었다. 1954년 개헌은 4사5입으로 반올림했다. 1962년 개헌은 헌법 자체는 큰 문제가 없지만, 쿠데타의 산물이라 그리 좋게 평가할 수 없고 3선개헌도 장기 집권을 위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권력이 거의 1인화된 1972년 유신헌법이 제일 문제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언제 국민이 주권을 가진 나라가 있었나. 임시 정부에서도 선거해본 적이 없다. 좋게 본다면 새로운 국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시행착오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을 덧붙였다.

문 교수는 “현행 헌법은 잘됐다”고 진단하며 1987년 개헌을 그나마 국민을 위한 개헌으로 꼽았다. 그는 “물론 문제점도 많지만, 대통령을 직접 뽑는 걸 원했던 국민의 열망이 직선제를 통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일종의 시민혁명으로 볼 수 있는 큰 의미를 가진다”고 풀이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87 개헌으로 넘어갔다. 1987년 개헌의 의의를 설명해달라고 하자 문 교수는 “민주주의의 완성”으로 규정했다. 이어 “1972년 유신 헌법은 거의 1인 독재체제였고 1980년 헌법 역시 7년 장기 집권에다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됐지만 1987년 헌법은 권력 분립과 함께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라고 평가했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의 시청 앞 광장 | 연합뉴스

-9차 헌법개정으로 1987년 체제가 들어선 지 34년이 지났다. 현행 헌법은 민주주의 정착과 경제 성장의 골간으로 기능했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탱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개헌하게 된다면 크게는 국민의 기본권을 더 확충하는 것과 권력 구조에 관련된 내용일 것이다. 우리 헌법에서 보장되는 기본권 수준은 전 세계적으로 봐도 부족하지 않다. 다만 헌법 36조 혼인과 가족 제도에 관련되는 내용 중 ‘양성 평등’이라는 단어 때문에 동성 결혼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부족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단, 이 부분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권력구조다. 아무리 이상적인 그림을 그려도 국민들의 의식 수준 환경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행할 수 없다. 이상적인 그림 자체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리기 때문에 대통령제가 좋은지 의원내각제가 좋은지는 논쟁을 벌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정답은 없다.”

-개헌 1순위는 권력구조인가?

“대통령과 국회의원 즉 입법부와 행정부의 구성 시기가 다른 것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회와 행정부 사이의 민주적 정당성 분포가 시기적 차이 때문에 정치적 갈등이 계속 발생한다. 앞으로도 탄핵 혹은 탄핵 소추는 계속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라는 대통령제의 최대 장점이 무너지는 것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다.”

문 교수는 미국식 대통령제를 해법으로 제언했다. “미국은 대통령 선거를 4년마다 한다. 상원 임기는 6년, 하원 임기는 2년이다. 2년마다 선거함으로써 대통령도 2년 단위로 중간 평가를 하고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2년마다 연방 차원의 전국 단위 선거인 총선과 중간선거가 번갈아 가며 정기적으로 치러진다. 중간선거는 미국 대통령의 4년 임기 중 중간인 약 2년이 지난 후 시행되는 선거다. 중간선거에서는 연방 하원의원을 모두 새로 뽑고 상원의원 가운데 1/3을 새로 뽑는다. 중간선거는 4년의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러지기 때문에 2년 전 총선을 통해서 구성된 대통령과 행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중간평가라는 의미가 크다. 국민들이 행정부의 지난 2년에 대해 만족스럽다면 상·하원에 집권당을, 그렇지 않다면 야당을 뽑는 게 일반적이다.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 질문에 문 교수는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권력이 완전히 나뉘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제의 큰 특징은 ‘이원적 정당성’이다. 다시 말해 국민들이 정권에 대한 정당성을 대통령과 국회 두 군데 다 주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5월 기준으로 보면 사람들은 민주당에서 마음이 떠났지만, 민주당은 180석 의석을 갖고 있다. 국민의힘 출신 대통령이 일하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계속 객기를 부린다. 민주당이 형식적으로는 권력을 갖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민주적 정당성이 없다는 게 문제다. 이걸 해결하지 못하면 정치적 갈등은 계속 발생할 것이고 결국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입법 독주를 할 수 있는 건 압도적인 의석수 때문이다. 압도적 의석수는 국민이 준 것이지만 국민은 그사이에 변심했다. 그럼 변심한 걸 반영해야 한다. 국회의원 임기를 4년으로 할 이유가 없다. 국회의원을 2년 단위로 뽑아서 국민들과 지속해서 소통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문재완 교수는 개헌을 통해 권력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임기를 바꾸는 게 권력구조에 대한 해결책인가?

“그렇다. 민주적 정당성에 대한 시기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추는 쪽으로 개헌해야 한다. 대통령은 4년 임기로 하되 잘하면 연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거 이승만, 박정희 정부에서 비롯된 독재 정부 트라우마를 깨뜨려야 한다. 잘하는 대통령은 국민이 다시 뽑아주면 된다. 그 대신 진정한 책임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 대선은 5월, 총선은 4월, 지방선거는 6월에 할 게 아니라 한꺼번에 진행해야 한다.”

-1987년과는 달라진 사회 상황과 현실 문제를 반영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한다면 어떤 가치가 반영돼야 할까?

“세대·다문화·기계다. 우선 세대 문제가 반영돼야 한다. 사회 구성원이 바뀌었다. 노인들은 오래 살고 아이들은 태어나지 않으니까 자칫 젊은층이 나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희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외국인들과 같이 살아야 하는 시대다. 다른 인종, 다른 민족과 같이 사는 다문화 사회는 커다란 가치의 변화다. AI(인공지능) 발달로 기계와 같이 살아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반영돼야 한다.”

-유튜브 등 개인 미디어 범람 속에서 언론 자유라는 미명하에 가짜 뉴스를 퍼트리기도 하고 정치 분열을 부추기기도 하는데.

문 교수는 1960년대 이른바 ‘뉴욕타임스(NYT) 대 설리번’ 소송 판결을 언급하며 “과거 언론사의 자유를 보호한 건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적 성격이었다”고 말했다. 해당 판결은 공인이 명예 훼손 소송에서 승소하기 어렵게 만들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판결이다.

“이미 세상은 너무 많이 변했다. 옛날에는 신문사, 방송사밖에 없으니까 언론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이들을 보호했지만, 지금은 개개인이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떠들고 있다. 언론중재법에 포함된 징벌적 손해배상 같은 것도 일리는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그사이에 너무 많은 규제법이 생겨났다. 민사 제도와 형사 제도, 언론중재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각종 심의위원회가 있는데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