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택배 좀 그만 보내세요”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의 하소연

이현주
2020년 12월 24일
업데이트: 2020년 12월 24일

코로나19 전담병원 현직 간호사가 택배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23일 중앙일보는 현직 간호사인 강모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택배로 인해 고충을 겪고 있는 의료진들의 상황을 보도했다.

환자들 앞으로 배달된 택배/중앙일보

최근 강 씨의 일과 중 하나는 병원 한쪽에 쌓여있는 택배를 정리하는 일이다.

코로나 입원 환자가 급증해 면회가 제한되면서 보호자들이 환자들의 물품을 택배로 보내고 있는 것.

이 병원에는 환자 앞으로 매일 15~20개 정도의 택배가 배달된다고 한다.

간호사들은 위험 물품 반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택배 내용물을 전부 열어보고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기사 내용과 연관없는 사진/연합뉴스

꼭 필요한 생필품 외에 택배를 보내지 말라고 안내했지만, 배달되는 물품은 각양각색이다.

배달 음식을 도시락인 것처럼 위장해 책 밑에 숨겨 보내거나 환자에게 필요하지 않은 과일이나 과자를 보내는 경우도 많다.

강 씨는 “환자 보는 시간도 빠듯한데 이걸 다 확인하고 분리수거를 하려니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증 환자들의 경우 2주면 퇴원하기 때문에 보호자들도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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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1년 가까이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환자들을 보살피고 있는 의료진들의 피로감이 크게 쌓이고 있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방역복을 입고 3시간 넘게 환자를 보는 것도 일상이 됐다.

심지어 진상 환자들의 폭언과 폭행까지 겹치면서 견뎌내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 씨는 “의료진이 부족해 간호사 4명이 8시간 동안 환자 40여 명을 상대한다. 확진자가 늘고 있지만 충원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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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1년 가까이 일하고 있는 간호사 A씨도 진상 환자들을 제지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환자가 난동을 부려 경찰까지 출동한 적 있었다.

그는 “전엔 힘들어도 서로 힘내자 으쌰으쌰 이렇게 하고 했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사라진 상태다. 다들 너무 지쳤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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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호협회 측은 “현장 투입된 간호사들이 보호복 착용 상태에서 병실 투입 권장 시간인 2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거나 PAPR(산소 공급기)용 후드를 최대 1개월까지 재사용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간호사들이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간호사는 단순히 서비스맨이 아니라 의료인이라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환자의 권리뿐 아니라 지켜야 할 윤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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