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중국 新결혼풍속도…‘모니터 신부’, ‘등신대 신랑’

강우찬
2022년 10월 6일 오후 4:23 업데이트: 2022년 10월 6일 오후 4:23

주변국은 하나둘씩 사회가 코로나 이전 모습을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코로나 비상 시국이 이어지고 있다.

하나의 확진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중국공산당 정권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달라진 일상에 이제 인생의 중대사마저 웃지 못할 희극이 됐다.

지난 1일 중국 동부 장쑤성 장저우의 결혼식장에서는 신랑 맞은편에 신부 대신 모니터가 놓였다. 인근 호텔에 머무는 신부는 모니터 너머로 신랑과 백년가약을 맺어야 했다. 머물던 호텔이 확진자 발생으로 봉쇄됐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지역에 따라 신랑이 여자 측 집으로 신부를 데리러 가는 접친(接親) 풍습이 있는데, 때로는 여자 측 집안에서 호텔을 빌려 이를 치르기도 한다.

이날 신랑은 호텔로 신부를 마중 갔지만 때마침 다른 투숙객의 확진이 확인되면서 호텔이 봉쇄됐고 신부는 갇혀서 나갈 수 없게 됐다.

신랑은 하는 수 없이 홀로 결혼식장에 돌아왔고, 예식 시간이 다가오자 하객들이 속속 도착해 결국 결혼식은 예정대로 치러야 했다. 신부는 식장에 놓인 커다란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냈고, 예식은 화면 너머로 진행됐다.

이날 결혼식을 촬영한 동영상에서 신랑의 얼굴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밝은 표정이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옆에 있던 신랑의 어머니로 보이는 인물은 눈물을 닦았고 아버지는 한숨을 쉬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소셜미디어 게시물에는 “결혼식 당일 봉쇄 사태가 벌어지다니 너무 불운하다”는 댓글이 달렸다.

비슷한 해프닝은 곳곳에서 벌어졌다. 상하이에서는 지난 8월 신부가 신랑 대신 실제 크기의 신랑 사진 입간판을 세워놓고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은 봉쇄 지역에 있어 예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쑤성 쉬저우시의 한 남성이 봉쇄된 호텔 밖에서 여성에게 청혼하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호텔 경비원이 여성에게 대신 꽃을 전달하기도 했다. 로맨틱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봉쇄로 달라진 일상을 느끼게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앞서 3월 허베이성 탕산시에서는 신랑이 거주하는 지역에 폐쇄식 관리 명령이 떨어졌다. 사람은 물론 차량도 관리구역에 진입하면 나올 수 없었다. 결국 신부는 결혼식 당일 혼자 식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