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토피가 있는데요, 제발 모르는 척 좀 하면 안 되나요?”

이서현
2021년 1월 22일
업데이트: 2021년 1월 22일

흔히 한국인을 오지랖의 민족이라고 한다.

남의 어려움을 잘 지나치지 못하는 덕분에 종종 훈훈한 풍경이 연출된다.

하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의외로 불편할 때도 많다.

모르는 척 넘어갔으면 싶은 일을 꼭 콕 집어 언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취업이나 결혼, 이성교제나 자녀계획에서 외모까지. 오지랖의 영역은 무한하다.

다 걱정해서 하는 소리라고는 하는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동백꽃 필 무렵’

최근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부병 있는 사람 아는 척 좀 안 하시면 안 되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아토피가 있는 글쓴이는 자꾸 피부 상태를 언급하는 사람들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hutterstock

그는 “용기 내서 반팔 입은 건데 반응이 ‘헉 여기가 왜 이래..?’ 이런 식이다. 걱정해주는 의도로 아는 척 해도 하나도 위로 안 되고 더 가리고 싶고 더 숨고 싶다. 그냥 심리적으로 우울하고 당장 집으로 뛰어가서 이불 속에 숨고 싶다”고 적었다.

이어 “아는 척 심한 사람들은 ‘스테로이드 쓰면 나아진대’ ‘야 병원을 가봐’라고 하는데 내 피부에 대해 누구보다 더 인지하고 있고 남들보다 더 혹독한 식단관리를 평생 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종합병원2’

간호대학교 학생으로 병원에서 실습하던 그는 똑같이 아토피를 겪는 지도 간호사를 만났다고 한다.

그 간호사가 반소매 옷을 입고 병실을 돌자, 많은 환자가 ‘여기 팔이 왜 그러냐’ ‘치료를 받아봐라’ ‘으잉 쯧쯧’ 등등의 말을 하며 아는 척을 하더라는 것.

그는 “저도 편의점 알바하는데 여름에 반팔 입으면 손님들이 진짜 한두 명 아는 척하는거 아니다. 하두 긁어서 거뭇거뭇하니까 ‘왜 여기 멍이 들었냐’부터 별 소리 다 듣는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음부터 아토피 있는 사람 만나면 걱정스럽더라도 아는 척 안 해줬으면 좋겠다. 모른척 하고 흘긋 보지도 말고 평범하게 대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호소에 누리꾼들은 “정말 공감된다” “비정상회담에서 마크가 한국인들은 왜 꼭 자기 여드름 난 거 보면 여기 여드름 났다구 말하냐고 묻던 거 생각난다” “오랜만에 본 사람이 ‘어, 많이 나아졌네’ 이런 소리 하는 것도 싫음” “이게 무례한 행동인지 모르는 사람들 많더라구요”라며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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