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기 신경정신과 전문의 “‘코로나 블루’, 과도하게 일상 제한하는 방역 조치가 근본 문제”

2021년 8월 13일
업데이트: 2021년 8월 13일

전 세계적인 코로나 방역 조치로 인류는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 19와 우울증을 뜻하는 ‘블루(Blue)’가 합성된 신조어, ‘코로나 블루’, 일명 ‘코로나 우울’이라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의 완전한 종식을 기대하는 것보다 코로나와 공존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코로나 블루’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이자 강남 신경정신과 정영기 전문의를 만나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코로나 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3일 오전까지 18세이상성인가운데, 한차례라도백신을맞은사람이 2천만 4,714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 국민의 39%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을 완료해도 감염되는 ‘돌파 감염’ 추정 사례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가 기대했던 집단면역, 다시 말해 백신 접종률을 높여 코로나를 

종식하는 것은 이젠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코로나와 공존을 준비해야 한다는 건데요.

정부는 최근 4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계속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현재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 수도권 4단계와 비수도권 3단계를 오는 22일까지 다시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일상이 크게 달라지면서 느끼는 ‘코로나 블루(blue)’는 이제 익숙한 단어가 됐습니다.

외출이나 만남이 어려워지고, 마스크도 계속 착용해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데요. 

[정영기 | 강남신경정신과 전문의] :

“계속 코로나 사태가 진행되면서 락다운(이동제한)이라든가 여러 가지 제한 조치 때문에 경제에도 큰 타격이 가고 이동이 제한된다든가 사람들을 만날 수 없다든가 여러 가지 이런 일들이 굉장히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초래하는 일입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보면 불안이나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수가 2019년에 비해서 훨씬 늘었다는 이런 얘기도 있고, 음주 문제나 약물 사용 문제도 상당히 늘고, 자살 충동이나 자살 사고도 상당히 많아지고 전반적으로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이런 현상들이 많이 나타나게 되는 거죠.” 

보건복지부가 올 2분기에 발표한 ‘코로나 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우울해졌습니다. 특히 젊은 층이 우울해진 거로 나타났습니다.

우울증 직전 단계인 ‘우울 위험군’은 20대와 30대가  50대와 60대에 비해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8년 코로나 발생 전, 3.8%에 비하면 3배에서 6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정영기 | 강남신경정신과 전문의] :

“경제가 형편없이 곤두박질치니까 수입도 줄고 심지어 실직하는 일도 생기고 이런 것들이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요인입니다. 그게 젊은 층한테는 좀 더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코로나 19 때문에 우울하거나 자살까지 생각해본 사람이 상반기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코로나 19 유행 이전보다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정부는 코로나 19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코로나 블루 예방 프로그램과 심리상담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남신경정신과 정영기 전문의는 “과도하게 국민들의 일상생활을 제한하는 방역 조치가 근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정영기 | 강남신경정신과 전문의] :

국민 생활을 계속 제한하잖아요. 방역한다고. 둘 이상은 오후 6시 이후에  만나지 말라, 교회에 나가서 예배도 드리지 말라.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격리시키는 거예요. 실제로 환자를 면담하다 보면 만나는 사람들도 없고, 예전에 친구들도 만나서 가끔 얘기도 하고 그랬는데 전혀 그런 게  없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동호회도 있고 지역사회들이 있는데 여기에도 참여할 수 없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전부 다 뿔뿔이… 개개인이 말하자면 원자화되는 거죠. 서로 동료 의식을 가지고 정을 나누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정서적으로 지원도 받을 수 있고 남을 또 정서적으로 도와줄 수 있고 인간이 만남으로서 얻는 효과가 대단하거든요. 원래 또 그렇게 만나서 살게 돼 있는 게 사람의 본성이고, 이게 안 되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뿔뿔이 원자화되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그다음에 하나 걱정이 그겁니다. 다들 혼자 뿔뿔이 있다 보니까 뭐가 제일 영향을 많이 미치겠습니까? 언론 매체에서 계속 떠들어대는 거, 방송해 대는 거, 이런 것들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요.” 

“우연히 보면 코로나 관련 뉴스가 항상 나와요. 그런 것만 보고 있으면 합리적인 판단을 하거나 의사결정을 하거나 하는 거에 필요한 정보들이 굉장히 제한당하는 거죠.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영기 전문의는 특히 과도한 방역 조치로 인해 학생들의 등교 일수가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학생들의 학습능력 저하는 물론 정서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입니다.

[정영기 | 강남신경정신과 전문의] :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근본적인 인성이 있죠. 특히 인성이 발달하는 거, 인격이 발달하는 것은 시기가 있어요. 그래서 나이에 걸맞는 인간적인 능력을 습득을 해야 된다고.. 부모님의 관계를 통해서 아니면 주변의 또래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아니면 학교 가서 학교 선생님과의 관계를 통해서 발전시켜야 되는 인간적인 능력이 있단 말이죠. 이런 것은 시기를 놓치면 굉장히 계발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 초등학교. 애들이 학교를 안 간단 말야,  정상적인 학교생활은 아니죠.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여러 가지 인간관계를 경험 못 한단 말입니다. 다른 아이들과 관계를 맺고 잘 조화롭게 살아가느냐 이런 것을 배우는 것 아닙니까?”

“그랬을 때 어떤 인격이 형성되겠느냐. 이거 생각하면 상당히 걱정스럽습니다. 비대면 수업으로 지식을 괜찮다 이런 생각을 하면 절대로 안 된다 저는 이런 생각입니다. 지식만 습득하는 게 학교의 존재 이유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요. 그런데 별로 크게 주목을 안 하고 있죠. 그건 상당히 문제라고 봅니다.” 

흔히 ‘코로나 블루’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할 나이의 청년층이 주된 피해 계층입니다.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가 지난 6월 발표한 ‘2020년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전 세계 아동과 청소년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코로나 19는 아이들의 위기다”

그러면서 학교 폐쇄에 따른 교육 차질은 전 세계 청소년 누구도 피해 가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초등학교의 등교 중지 일수가 OECD 평균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22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3월 OECD가 공동으로 조사해 발표한 ‘코로나 학교 폐쇄 국가별 대응 조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작년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등교 중지 일수가 OECD 평균 54일 일수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영기 전문의는 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방역의 특징은 격리와 감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 지나친 방역 지침이 장기화되면 ‘자유로운 개인’은 없어지고 ‘거대한 군중’만 존재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며, “이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블랙, 이른바 암흑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영기 | 강남신경정신과 전문의] :

“너무나 쉽게 개인적인 자유를 포기하려고 해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제한을 당해서는 안 되는 거거든요. 개인적인 자유가 제한을 당한다 이것은 ‘굉장히 큰 문제다’라고 하는 생각을 별로 안 하는 것 같아요. “

왜 그러냐 생각을 해봤는데, 아직도 굉장한 공포감이 바탕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면담을 주로 하는 사람이니까 내담자들과 그런 얘기를 해요. 너무 무서워하지 말아라.”

“심지어 어떤 사람은요. 작년에 코로나가 유행이 된 이후에 버스나 지하철을 안 탔다는 사람도 봤어요. 놀라운 일이죠. 그만큼 공포스러운 거예요. 그래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얘기해주고 하는데 진심으로 그것을 들으려고 하는 것 같진 않아요.” 

“이런 시스템이 계속 가봐요. 사람들이 뭘 자유롭게 할 수 있겠어요. 전염병의 방역 대책이라는 게 격리와 통제니까 통제에는 여러 가지 개인적인 자유를 희생하는 조치들이 따르는 거거든요. 그러면 이런 것이 계속됐을 때 이 사회가 어디를 지향할 거냐. 그런 일이 안 일어나기를 바라지만 그야말로 ‘초감시 사회’ 이런 게 도래가 된다면 기술적으로 다 가능하니까 이것은 그야말로 암울한 세상인 거죠. 제발 그것은 안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제가 (코로나 블랙이라고) 이름을 붙인 겁니다.” 

정영기 전문의는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기 위한 방법으로 ‘견해가 같은 사람과의 대화’를 제안했습니다. 

[정영기 | 강남신경정신과 전문의] :

“‘이게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조심할 것은 있죠. 그런데 문제는 지나친 두려움이에요.” 

“합리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 우리가 잘 알면 이런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다양한 정보 소스를 찾아보시라는 거죠. 그리고 견해가 같은 사람, 관점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자주 대화하고 그럼으로써 서로 정서적인 지지가 일어나고 서포트가 되는 거거든요. 이런 것들이 상당히 이런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큰 그늘인데, 여기서 빨리 벗어나서 우리가 당연히 예전부터 누렸던 자유스러운 일상생활을 되찾았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NTD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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