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역차별 논란’ 외국인 부동산 투기 집중단속

조영이 인턴기자
2022년 06월 23일 오후 9:15 업데이트: 2022년 06월 28일 오후 3:31

정부가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기 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첫 기획조사를 벌인다.

아울러 외국인의 투기성 부동산 거래를 막기 위해 별도의 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고 외국인 주택 보유 통계를 생산하는 등 관련 규제를 강화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24일부터 오는 9월까지 법무부, 국세청, 관세청 등과 합동으로 외국인의 투기성 부동산 거래에 대한 기획조사를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결과는 10월경 발표할 예정이다.

기획조사 대상은 외국인 부동산 거래량이 급증한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에서 이뤄진 외국인의 주택 거래(분양권 포함) 2만 28건 가운데 투기성 거래로 의심되는 1만 145건이다.

1만145건의 거래 가운데 52.6%는 중국인이, 26.4%는 미국인이 한 거래로 나타났다.

주요 투기 의심 거래 사례에는 △미성년자 매수 △외국인 간 직거래 △동일인의 전국단위 다회 매수 △갭투기 및 임대사업 자격 위반 △신고가 및 초고가 주택 거래가 있다.

국토부는 “외국인 주택 거래량은 전체 거래량의 1% 미만 이지만, 2017년 6098건에서 2020년 8756건으로 매수 건수가 지속 증가했다”며 “미국인 한 사람이 45채를 매수하거나, 8살 중국인 어린이가 경기도 아파트를 매입하는 등 이상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외국인은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일부 구역을 제외하면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고할 경우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국내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다. 그러나 거주 여부나 자금 출처, 용도 등을 파악하기 쉽지 않아 부동산 투기성 거래 여부를 판별하거나 세금을 징수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특히 내국인은 주택담보대출 제한과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보유세 등 각종 규제를 받는 데 비해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어 국내 주택 시장을 교란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한 이는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번 기획조사에서 주요 투기 의심사례인 미성년자 매수, 외국인 간 직거래, 허위신고, 갭투기, 임대사업 자격 위반 등의 행위를 중점 단속할 계획이다.

이 기간에 편법 증여, 명의신탁, 다운계약, 허위 신고, 해외 자금 불법 반입, 편법 대출, 비자 규정 위반 등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관계기관에 통보해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외국인 주택거래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정부는 현재 외국인의 토지 보유·거래 관련 통계는 생산하고 있지만 주택 관련 통계 시스템은 갖추고 있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이 연구용역을 진행해 8월 중으로 주택 통계를 시범 생산하고 내년부터 국가 승인통계로 공표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또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가 우려되는 경우 시·도지사 등이 부동산 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올해 안으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외국인의 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한 비자 종류를 거주(F2), 재외동포(F4), 영주(F5), 결혼이민(F6)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도 함께 추진한다.

진현환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이번 기획조사를 내국인 역차별 논란을 해소하고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 전반에 대한 관리 체계를 점검하는 기회로 삼겠다”며 “외국인의 투기성 거래 규제를 위한 제도 개선도 조속히 추진하고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수시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