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방역으로 아버지 숨졌다” 우한 주민, 市 상대로 손배소

한동훈
2020년 8월 18일
업데이트: 2020년 8월 18일

우한 폐렴(중공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정부 당국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우한시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정부의 전염병 은폐로 아버지가 숨졌다며 우한시 등을 상대로 200만 위안(약 3억4천만원)의 보상금을 청구했다.

소송은 기각됐으나, 남성은 변호사와 함께 고등법원에 항소를 준비 중에 있다.

중국 인권뉴스 웹사이트 ‘민생관찰’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중국 우한에 사는 장하이( 海) 씨는 정부가 우한 폐렴 확산상황을 감춰 아버지가 숨졌다며, 우한시 중급 인민법원에 보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소송 대상은 우한시 정부, 후베이성 정부 그리고 장씨의 아버지가 입원했던 우한시 중앙극장종합병원 등 3곳이다. 장씨의 아버지는 지난 2월 우한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그러나 법원은 장씨의 소송을 기각했다. 이유는 없었다.

장씨는 “법원에서 기각 사실만 전화로 통보했을 뿐, 왜 기각됐는지 알려주지 않았다”며 “우한시 중급 인민법원은 법에 따라 판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7일 장씨는 자신의 소송이 기각된 사유를 알려달라는 요청서를 법원에 냈다.

그러나 법원은 장씨의 요청을 또 한 번 거부했다. 장씨는 법원에서 “직접 중국 법을 찾아보라”고만 했다고 전했다.

이에 장씨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상소장을 이달 12일 후베이성 고급 인민법원에 우편으로 송부했다.

중국 법원은 기층법원, 중급법원, 고급법원, 최고법원의 4급으로 구성됐다. 모든 법원에서 민사사건을 1심 심리할 수 있고, 1회에 한해 상급법원에 상소할 수 있다.

상소장에 따르면, 장씨의 아버지는 지난 1월 중국 선전을 찾았다가 골절상을 입었다. 장씨는 아버지가 편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고향인 우한으로 데려와 우한시 중앙극장종합병원에 입원시켰다. 입원 일자는 1월 17일이었다.

골절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장씨의 아버지는 갑자기 발열 증상을 보였고 1월 30일 우한 폐렴 양성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이틀 뒤인 2월 1일 사망했다.

장씨는 “우한의 발병 상황이 그렇게 심각하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아버지를 우한으로 모시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장씨는 후베이성 고급 인민법원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고급 법원이 이 사건을 어떻게 다룰지, 내게 기회를 줄지, 중국 사회 전체가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난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코로나19 보상 법률 자문단’ 소속 루 마오칭 변호사는 “우한시 중급 인민법원의 장씨 사건 기각은 개정된 행정소송법 위반”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2015년 5월 발효된 중국의 개정된 행정소송법 51조에 따르면, 중국 법원은 소송을 기각할 때 사유서를 발급해야 한다.

루 변호사는 “우한시 중급 인민법원은 기각 사유를 밝혀야 했다”며 “후베이성 고급 인민법원은 법을 준수해 장씨의 소송권을 보호할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보상 법률 자문단’은 중국 내 변호사와 인권운동가 20여명, 미국의 중국 자유화·인권 활동가들로 구성된 단체다.

지난 3월 출범한 이 단체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는 우한 폐렴 피해자들에게 법률 자문을 제공한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말 우한 폐렴 발생을 은폐하고 이러한 사실을 알리려는 내부고발자들을 입막음해왔다.

특히 발생 초기부터 우한 폐렴의 사람 간 전염을 알고 있었지만 최소 1주일 이상 이를 감췄음이 확인됐다.

한편, 중국 법원이 사유에 대한 설명 없이 우한 폐렴 관련 소송을 기각한 것은 장씨의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에도 우한 시민 쉬모씨가 우한 폐렴 관련 소송을 제기했지만, 관할 법원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한 통으로 기각을 통보했다.

쉬씨는 당국의 부실한 방역으로 자신의 아버지가 숨졌다며 우한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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