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미키마우스’ 그릴 수 있는 단 2명, 1명은 한국인이다

윤승화
2020년 10월 28일
업데이트: 2020년 10월 28일

거진 100년 동안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디즈니를 이끌어온 상징 캐릭터, 미키마우스.

전 세계 각국, 곳곳에 널리 퍼진 미키마우스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놀랍게도 전 세계에서 단 두 명뿐이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은 다름 아닌 한국인이다.

한국인 최초 디즈니 수석 캐릭터 아티스트 김미란 씨다.

영화 ‘미키마우스’

김미란 씨는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인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를 12년째 그리고 있는 캐릭터 아티스트다.

디즈니 1세대 캐릭터 디렉터인 제프 쉘리와 함께 전 세계에서 팔리는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 캐릭터 그림과 상품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다시 말해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최근 미키마우스 캐릭터 상품을 산 적이 있다면, 김미란 씨가 그린 제품일 가능성이 절반은 된다는 소리다.

그런 김미란 씨의 어린 시절은 여느 한국 학생들과 똑같았다.

채널A 보도 화면 캡처

의사가 되기를 바라는 부모님 밑에서 김미란 씨는 국내 한 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김미란 씨는 그러나 생물학이 아닌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싶었다. 한국에는 애니메이션이라는 분야가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엄마, 아빠, 나 미국 명문대 미생물학과에 합격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김미란 씨는 유학을 가겠다며 영어가 잔뜩 적힌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부모님은 기뻐하며 허락했지만, 사실 거짓말이었다. 그 종이는 어학원 등록증이었다.

영화 ‘알라딘’

거짓말까지 하며 무작정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김미란 씨는 미국 영화관을 찾았다가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을 보게 됐다.

영화가 끝나고 서점을 찾았다. 알라딘 관련 책이 있었다. 펼쳐본 책에서 김미란 씨의 시선을 끈 부분이 있었다.

애니메이션 ‘알라딘’을 만든 스태프들이 전부 같은 학교를 나온 것.

디즈니가 세운 예술학교인 칼아츠(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였다.

위키피디아

“여기를 꼭 가야겠다!”

김미란 씨는 태어나 단 한 번도 제대로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었다.

그 길로 김미란 씨는 우리나라의 전문대에 해당하는 현지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해 1년 남짓 기초부터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먹고 자는 시간을 빼고는 오로지 그림만 그린 1년이 흘렀다.

영화 ‘톰과 제리’

그 1년 만에 당당히 칼아츠에 입학했다. 고작 1년 남짓 미술을 배운 후 날고 기는 천재들이 입학한다는 미국 명문 미대에 당당히 합격하고, 3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

졸업 후에는 워너 브라더스에 입사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토끼 캐릭터, 벅스 버니와 톰과 제리 캐릭터를 그렸다.

당시 워너 브라더스는 말단 직원에 불과했던 외국인인 김미란 씨를 위해 미국 영주권을 지원했다. 업계에서는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연합뉴스

이후 2008년, 김미란 씨는 마침내 어릴 때부터 꿈꾸던 디즈니로 이직했다.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이었다. 김미란 씨는 1년이 넘도록 캐릭터를 그리는 훈련을 받았다.

디즈니는 캐릭터를 그릴 때 단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1mm의 오차를 낸다면, 다른 자리로 옮겨야 한다.

그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도전했다 실패했다.

제프 쉘리 인스타그램

훈련과 함께 김미란 씨는 디즈니의 1세대 캐릭터 아티스트인 제프 쉘리 밑으로 들어가게 됐다.

제프 쉘리는 30년 동안 디즈니 미키마우스 캐릭터를 담당한 인물이다.

“미키마우스만큼은 다른 사람에게 절대 안 맡긴다”

제프의 말을 들은 김미란 씨는 오기가 생겼다.

“내가 똑같이 그려내겠다”

채널A 보도 화면 캡처

매일 훈련했다. 업무 시간 외에도 계속 그림을 그렸다. 제프에게 자신이 그린 미키마우스를 보여주고 고쳐야 할 부분을 끊임없이 물어봤다.

어느 날, 제프가 미키마우스 그림을 보더니 물었다.

“저건 내가 그린 건가, 아니면 미란이가 그린 건가?”

이제 됐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채널A 보도 화면 캡처

김미란 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전에도 많은 아티스트가 거쳐 갔지만 제프 밑에서 미키마우스를 그리도록 허락받고 이렇게 오랜 시간 일한 건 제가 처음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 현재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 정식 프로젝트를 맡은 사람은 제프를 제외하고 김미란 씨가 유일하다고.

그렇게 해서 김미란 씨는 이전까지 전 세계에서 단 한 명만 그리던 미키마우스를 그릴 수 있는 또 다른 1인이 되었다.

영화 ‘어벤져스’

이후 12년째 디즈니에서 일하며 미키마우스는 물론, 백설공주, 신데렐라 같은 공주 캐릭터와 픽사 애니메이션 캐릭터까지 그리고 있다. ‘어벤져스’의 캡틴 아메리카 방패 디자인을 한 적도 있다.

그야말로 세계인이 사랑하는 디즈니의 쟁쟁한 캐릭터들이 바로 김미란 씨의 손에서 탄생하고 있는 것.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금손’이지만, 김미란 씨는 아직도 목이 마르다. 김미란 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래도 아직 제 미키마우스 그림에 만족하지 못해요. 계속 연습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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