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관 분석 “유럽, 5G 안보위협 논의 활발…중국 통신장비 거부할 것”

크리스 스트리트
2020년 1월 16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31일

뉴스 분석

유럽 최고의 무선통신 분석회사가 중국발 안보 위협에 대해 경고음을 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본사를 둔 스트랜드 컨설트(Strand Consult)는 “중국의 안보 위협이 간과되는 사이, 주요 기술들이 독재국가로 넘어갔다”고 경고했다.

스트랜드 컨설트는 핀란드 ‘노키아’와 스웨덴 ‘에릭슨’이 휴대전화와 통신장비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1994년부터 유럽 통신업계에 기술혁신, 규제개혁, 투자전략에 대해 조언해 왔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중국의 화웨이와 중싱퉁쉰(中興通訊·ZTE) 등이 등장하면서 유럽 기술기업들은 통신장비 시장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20번째 연간보고서인 ‘2020년 예측 보고서’에서 스트랜드 컨설트는 2019년 ‘5G’가 핵심 이슈로 부각하며 혁신·보안 문제 논의가 활발해졌다고 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정부 지원으로 성장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사업 관행 및 윤리 문제를 검토하고, 화웨이의 유럽 5G 시장을 장악 노력을 파헤친 점이 돋보인다.

화웨이는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 런정페이 회장이 1987년 설립한 이후 매출 1000억달러 이상, 글로벌 직원 18만명을 보유한 세계 최대 통신장비 공급업체로 성장했다. 스트랜드 컨설트는 화웨이의 비약적인 성공이 지식재산권 도용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조망했다.

이에 따르면, 화웨이는 2003년 미국 대형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의 라우터(router·네트워크 중계 장치) 프로그램을 훔쳐 불법 복제한 혐의로 시스코에 의해 고발됐다.

2008년에는 화웨이와 공동으로 네트워크 장비 기업 스리콤(3Com)을 인수하려던 사모펀드 베인 캐피털은 중국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안보위협이 따른다는 미 재무부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2014년 미 이동통신업계 3위인 T모바일의 휴대전화 시험용 로봇 ‘태피(Tappy)‘의 영업기밀을 탈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T모바일은 소송에서 이겨 화웨이로부터 480만 달러(약 56억 원)를 배상받았다.

스트랜드 컨설트는 올해 화웨이 장비의 보안성에 관한 논의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봤다. 화웨이가 백도어를 통해 이용자 정보를 마음대로 탈취한다는 우려에 관한 논의다.

또한 동영상 공유앱 틱톡, 이미징 솔루션 업체 렉스마크, 노트북 등 PC제조 업체 레노버, 전자제품 제조사 TCL 등 중국 정부 소유 혹은 관련 기업들이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스트랜드 컨설트는 “중국은 선전술을 활용해 특히 화웨이 제품이 기술적으로 우수하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기자와 언론사로 하여금 유포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하면서 “소수의 언론사만이 중국기업이 해외에서 누리는 특별 대우와 외국기업이 중국에서 처하게 되는 경영환경을 비교 분석한 기사를 낸다”며 그 이유로 국제적인 로비단체의 개입을 언급했다.

그 사례로는 글로벌 무역 로비 단체인 GSMA(Global System for Mobile Association)가 제시됐다. 이동통신사 800곳과 관련 장비 공급업체 300곳을 대표하는 GSMA는 지난해 6월 ‘통신망에서 중국 장비를 뜯어 교체하는 데 드는 실제 비용’이라는 보고서에서 “화웨이와 ZTE의 통신 장비 사용을 금지하면 유럽에 5G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620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들며 18개월의 시간이 지체된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주로 화웨이 협력업체들의 자금 지원을 받은 서방 기술 매체들에 의해 널리 보도됐다.

에포크타임스는 GSMA 측 주장에 대한 스트랜드 컨설트의 반박을 인용해 “네트워크 장비 시장은 완벽하게 경쟁적이다…감시 백도어를 탑재한 네트워크 장비는 후속 업그레이드를 통해 활성화할 수 있어 안보상 위협이 따른다”고 전했다.

지난 2000년 화웨이와 ZTE가 5G 네트워크 장비를 출시한 이후 중국 기업들은 무선접속 네트워크(RAN) 장비시장에서 5개 업체가 최상위권에 포진하며 시장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중국 기업들의 시장점유율 증가는 기술력과는 거의 무관하다. 중국 국영은행의 특혜성 대출에 힘입은 파격적인 저가 정책이 원동력이었다.

스트랜드 컨설트는 통신장비 교체 주기가 평균 3년이라는 점과 유럽이 RAN 장비에 투입하는 투자액이 연간 1000억 달러라는 점을 들어 화웨이 및 ZTE 장비를 다른 업체 장비로 대체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많아도 29억 달러 정도일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스트랜드 컨설트는 유럽 이동통신사가 기존 중국산 장비를 대체하는 데 드는 재정 비용은 “매일 10만 명의 중국 해커들이 기업 고객을 공격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그 손실은 상쇄될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해킹 공격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면 이해하기 쉽다”고 했다.

덧붙여 철저한 국민감시를 추진하는 중국 시진핑 정권과 그에 맞서는 홍콩 시민들의 저항을 예로 들어 저가 중국산 통신장비가 꼭 경제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스트랜드 컨설트는 이 보고서에서 다수의 유럽연합 국가에서 5G 네트워크 성능이 신통치 않은 가운데, 사물인터넷(IoT)의 시장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불안정한 이동 통신장비 대신 안정적인 성능을 보이는 고정된 무선통신 장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네트워크 솔루션은 전통적인 유럽 통신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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