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북한의 핵 실험이 갖는 새로운 의미

김윤호
2022년 02월 6일 오후 12:52 업데이트: 2022년 02월 6일 오후 12:52

올 1월 북한은 7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핵무장 독재국가인 북한의 이처럼 빈번한 무력 시위는 상당히 보기 드문 일이다. 전문가들은 중공이 북한의 군사 도발을 이용해 미국의 동아시아 국방 동맹을 더욱 분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오리아나 스카일라 마스트로(Oriana Skylar Mastro) 교수와 대니얼 이노우에 아시아·태평양 안보연구센터의 조성민 교수는 미·중 간 경쟁이 격화되는 시기에 일어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새로운 의미를 지니며, 미국의 대중국 억제 노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 기고문에서 현재 미국의 외교 및 국방의 초점은 중국 공산당의 야망을 억제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에 에너지와 자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엘리 레트너(Ely Ratner)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중국의 대만 공격을 막는 것은 ‘시급한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미, 영, 호주는 새로운 3자 안보협의체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켰으며, 미국도 호주에 핵잠수함을 판매했다.

두 전문가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실험은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고조될 경우, 한국과 일본은 중국이 북한을 억눌러주기를 바라기에 중국을 고립시키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또한 한국과 일본이 북한에  더욱 신경 쓰느라 미국의 아시아 작전에 대한 지원을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두 전문가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고조될 경우) 한국과 일본의 두려움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든, 북한을 더 잘 억제하기 위해서든, 실제 충돌했을 때의 작전을 위해서든 미국은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군사력을 재배치해야 한다”며 중국은 과거에는 북한의 막무가내식 행동이 부담이 됐지만, 지금은 ‘자산’이 됐다고 분석했다.

 

2022년 1월 20일, 서울 기차역에서 김정은 국방위원장 관련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무기실험 재개를 시사했다. (Jung Yeon-Je/AFP via Getty Images)

두 전문가는 최근 중국 공산당이 더욱 호전적이고 공격적인 데다 확장을 서두르고 있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중공 고위층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미국 측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두 전문가는 또 “미국은 동맹국을 통합하고 역내 결의를 입증할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일부 한국 분석가들은 미국이 한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건 이를 진지하게 해결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미국이 중국과 경쟁하는 데 한국이 돕도록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문가들은 이는 중국에는 환영할 만한 발전이라며 일부 중국 분석가들은 한국을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에서 약한 고리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공은 미국과 한국을 분열시키기 위해 한국을 위협하기도 하고 비위를 맞추기도 한다. 북한이 미사일 능력을 끊임없이 강화함에 따라 한국은 군사력을 북한 이외의 지역에 배치하기를 꺼릴 수도 있다.

또한 긴밀한 미일 관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활동은 일본을 염려하게 만들 수 있다.

기고문은 “일본 방위성은 북한의 군사력을 ‘심각하고 긴박한 위협’으로 판단하고 있어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면 일본 정부의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며 “북한은 중국보다 일본의 생명과 영토에 훨씬 더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에 북한이 더 호전적으로 변하면 일본 지도자들은 중국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기고문에서는 1월 21일 미일 정상회담 후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성명에서 대만이 한 차례만 언급된 사실에 주목했다. 이에 비해 두 정상은 북한을 세 차례 거론하며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규탄하고 한국과 더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두 전문가는 현재 일본 중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제7함대는 미국이 중국을 위협하는 주요 도구 중 하나로 대만해협의 안보를 강화하고 남중국해의 항해의 자유를 촉진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면 미국은 제7함대의 작전 초점을 이 지역으로 옮겨야 할지도 모른다.

한반도에 충돌이 발생할 경우 주한 미군 28,000명, F-16 전투기 40대, 군용기 90대, 공격헬기 40대 및 기타 자산은 한반도 이외의 작전에 투입되기 어렵다. 게다가 주일미군의 항공기, 선박 및 군인 대부분도 한국에 배치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전쟁이 다시 발발할 경우 중공 당국은 지상군만 북한에 보낼 것이며, 공군과 해군은 대만해협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며 “중공으로서는 한반도 위기가 권력을 확장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월 11일, 미군의 아파치 AH-64E 공격헬기가 C-17 수송기에 실려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트위터)

이어서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고 북한이 중국을 돕는 걸 막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보다 강력한 대북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이 공력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핵추진 잠수함 개발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한국은 미국과의 합동훈련을 확대해야 한다.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면,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동맹국을 더 쉽게 집결시킬 수 있다.

두 전문가는 또, 미국이 한일 간의 긴밀한 협력을 장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은 오랫동안 긴장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하려면 한미일이 더욱 협력해 중공과 북한이 깨뜨릴 수 없는 동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3국은 대만과 한반도의 동시 충돌에 대비해야 하고, 강력한 협력으로 위험을 감당할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두 개 전장에서 싸워 두 전장에서 모두 이길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