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대놓고 무시하는 학생들 앞에서 ‘빨간 모자’를 쓴 할아버지 선생님

김연진
2020년 10월 21일
업데이트: 2020년 10월 21일

수업시간에 자고, 떠들고, 장난치고. 중학교 여학생들은 할아버지 선생님을 대놓고 무시했다.

사춘기 소녀들은 거친 말을 내뱉기도 했다. “재미없고 따분해요”, “늙어 보여요”.

그런데도 할아버지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한 번도 화내지 않았다. 오히려 학생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할아버지 과학 선생님”과 관련된 누리꾼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그는 “중학교 시절에 머리가 반쯤 빠진 할아버지 과학 선생님이 우리 반을 맡았다”며 입을 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어 “시골에서 오셨다고 했다. 우리 반 여학생들은 할아버지 선생님을 무시했다. 자고, 떠들고, 낄낄거리고. 여학생들은 할아버지 선생님의 따분한 목소리를 들을 생각이 없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래도 선생님은 늘 최선을 다했다. 수업이 끝날 때마다 숙제를 내줬는데, 거의 모든 학생들이 숙제를 하지 않았다. 선생님이 불쌍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할아버지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설문지를 나눠줬다. 직접 만든 설문지였다.

“내 수업이 왜 싫은가”, “어떻게 하면 내 수업에 집중할 건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할아버지 선생님은 학생들의 마음을 알기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고 머리를 숙인 셈이다.

여학생들은 거침없이 말했다. “너무 늙어 보여서 싫어요”, “재밌는 얘기 하나 없이 수업만 해서 싫어요”. A씨는 “선생님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심한 말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할아버지 선생님은 머리를 빡빡 밀고 모자를 쓰고 오셨다.

어느 날은 빨간 모자, 어느 날은 노란 모자. 선생님이 생각하기에 ‘가장 젊어 보이는 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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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 보여서 싫어요”라는 학생들의 말을 듣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이다.

또 머리에 두건을 두르거나, 야구 모자를 쓰기도 했다.

선생님의 노력은 계속됐다. “재미없다”는 학생들을 위해 수업 시간마다 재밌는 이야기를 준비해와서 학생들에게 들려줬다.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A씨는 “그 버릇 없던 학생들이 서서히 선생님의 목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숙제도 꼬박꼬박 해오는 학생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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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선생님은 사춘기 소녀들의 생각 없는 말들을 진심으로 수용하고 노력하셨다. 그 나이에 분홍색 자켓을 입고, 빨간 두건을 두르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우스꽝스러워 보일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A씨는 “이후로도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셨다”고 전하며 끝으로 이렇게 밝혔다.

“나는 선생님 이후로 여태껏 그런 어른을 본 적이 없다. 내가 가장 닮고 싶은 어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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