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뮤지컬 ‘요덕스토리’ 연출한 정성산 감독

“북한에서도 파룬궁 수련생이 탄압받는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
이서현 기자
2019년 7월 25일 업데이트: 2019년 7월 25일

2006년 초연된 뮤지컬 ‘요덕스토리’는 당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미국 뉴욕과 맨해튼 공연에서 매진을 기록하고 2008년에는 120회에 걸쳐 군대 순회공연도 이뤄졌다.

탈북민 출신의 예술가가 뮤지컬을 만든 것도 처음이었고 북한 인권을 다룬 뮤지컬도 처음이었다. 모두 정성산 감독이 이룬 이야기다.

그가 뮤지컬을 만들기 전과 후의 과정이 녹록지는 않았다고 알려졌다.

재정적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민감한 소재를 다뤘기에 오해를 받고 압력을 느낄만한 일도 많았다고. 그 후, 수많은 단체가 행사를 열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고사했다.

그토록 걸음을 아끼던 그가 지난 7월 20일 서울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내 파룬궁 수련생에 대한 인권탄압의 실상을 알리고 박해 중지를 요구하는 행사였다.

단상에 오른 정 감독은 “공산주의가 무너져야 한다는 신념 때문에 이 자리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라며 “지난 4월 말, 언론을 통해 북한 내에서 파룬궁을 수련하는 사람들을 숙청한다는 소식을 듣고 파룬궁이 도대체 무엇인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북한을 벗어난 25년 동안 그는 끊임없이 북한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소식통이던 그에게도 북한 내 파룬궁 수련생에 대한 탄압 소식은 놀랍고도 의아한 일이었다. 그는 얼마 전 자신이 운영하는 ‘정성산TV’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최근 평양과 신의주, 원산, 함흥 등 대도시에 파룬궁 수련생이 굉장히 많이 있다고 해요. 한 도시에서 100여 명씩 숙청됐다는 소식이 들릴 정도라고 하니까요. 어제도 북한 소식을 들었는데 파룬궁을 전파한 사람을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고 공개 처형시키고 있다고 그래요. 그래서 파룬궁을 탄압하는 김정은에 대한 것도 국제적 이슈로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런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북한 내에서는 어떻게 파룬궁을 수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됐을까. 궁금함에 한 달여를 파룬궁에 대해 조사한 끝에 그는 납득할만한 이유를 찾았다며 이렇게 전했다.

“그전부터 공산당 간부들과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파룬궁을 통해서 자신을 다잡았어요. 북한의 사상과는 다른, 공산당의 변증법적인 유물론이 아닌 ‘진선인’을 통해 ‘착하게 살아야겠구나’하는 파룬궁 정신을 북한이 해외에 나가서 배운 겁니다. 아! 이래서 북한 사람들이 파룬궁을 믿었구나 하고 이해하게 됐죠.”

정 감독의 부모는 그가 탈북한 후 정치범 가족으로 몰려 고통받다 공개 처형당했다. 공산주의는 무너져야 한다는 그의 신념은 여러 사건을 거치며 단단해졌고 이제 파룬궁 박해 문제 역시 그중 하나가 됐다.

“태어날 때부터 인간은 조국을 선택할 권리가 없다고 하죠. 중국과 북한에서 태어나 파룬궁을 수련한다는 이유로 장기를 적출당하고 인간성을 짓밟히는 이런 일을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특히, 중국에서 일어나는 파룬궁 수련생 장기적출은 인륜적인 모독이라고 봐요. 이건 아마 중국공산당 멸망의 팩트가 될 거라 생각해요.”

그는 파룬궁 수련생의 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높이는 과정에서도 많은 선입견에 부딪힌다고 말했다. 특히, 파룬궁을 언급한 유튜브 방송이 나간 후 구독자의 반응에 아주 힘들었다고 전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파룬궁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하니 화가 나더라고요. 어제도 방송에서 그랬어요. 제가 알아본 팩트를 말씀드리자면 파룬궁은 ‘진선인이라고 하는 철학을 통해 나를 찾고 선한 마음으로 인간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행하는 하나의 사상이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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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산 감독은 1966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간부였던 부모님 덕에 비교적 넉넉한 생활을 했고 북한 유일의 영화대학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한 후 유학생에 선발될 만큼 재능도 인정받았다. 1994년 우연히 라디오로 남한방송을 듣다 적발돼 징역 13년형을 받고 정치범 수용소로 이동 중 호송차가 구르는 사고로 탈출한 후 1995년 대한민국에 입국했다. KBS 유머일번지 ‘인민군 동작그만’ KBS 드라마 ‘진달래꽃 필 때까지’ 집필하고 영화 쉬리, 실미도, 동해물과 백두산이 등 수많은 작품 제작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1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정성산TV’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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