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상훈 의원 “차별금지법, 위헌 소지…사회적 합의 없이 강행 안 돼”

이윤정
2022년 04월 26일 오후 1:10 업데이트: 2022년 04월 26일 오후 2:40

“개념 모호, 차별 금지 사유 광범위”
“역차별, 개인의 양심·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전통적 가치관 부정…동성애·동성혼 허용 주장”
“피해자 주장만으로 누구든지 가해자로 처벌받을 수 있어”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전통적 가치관을 부정하는 내용이 들어있고,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법 제정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17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이후 19대 국회까지 7건의 법안이 발의됐으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폐기됐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이상민·박주민·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해 현재 4건의 차별금지법(평등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차별금지법은 성별, 장애, 병력, 종교, 성적지향, 성별 정체성, 학력 등을 이유로 차별하면 안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집회, 기자회견이 이어지는 등 차별금지법 제정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열흘 넘게 단식과 텐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4월 23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차별금지법 4월 쟁취 집중문화제’를 열었다. 같은 날 17개 광역시·도 ‘악법대응본부’와 ‘차별금지법제정반대 국민행동’은 전국 11개 지역에서 동시에 ‘차별금지법 반대 퍼레이드’를 개최하기도 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월 2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평등법(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3선·대구 서구)은 지난 4월 18일, 국회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 반대 포럼’을 열고 “이 법안에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 많이 들어 있다. 사회적 합의 절차 없이 제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에포크타임스는 22일 김상훈 의원을 다시 만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절대적·획일적 평등 강요
‘자유’ 제한할 수 있어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과 서울시기독교총연합회는 4월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 반대 포럼’을 개최했다. | 에포크타임스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이유는?

“차별을 금지한다면서 실제로는 역차별을 초래하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고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 헌법에 보장된 국민 기본권을 제약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차별금지법안 발의자들은 헌법 제11조 1항(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을 근거로 ‘평등을 추구하는 헌법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 제안한다고 주장한다.

“차별하지 말자는 이념은 실현돼야 한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평등의 가치는 자유와 공존하며 조화를 이뤄야 한다. 평등을 강조해 만든 법이 다수를 역차별하거나 개인의 자유를 제약한다면 이를 제어할 필요가 있다.”

“평등도 획일적·절대적 평등이 아닌, ‘상대적 평등’이어야 하고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의 평등이어야 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동성애·성전환의 보건적 유해성을 알리거나 사실에 근거한 정당한 비판, 윤리적 비판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이는 자칫 헌법상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기본권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김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현재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성적 지향을 포함한 19개 영역에 대한 차별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고, 장애인, 연령, 남녀, 근로 형태 등 20여 개가 넘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이 존재한다. 그는 “그런데도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획일적 법률을 제정함으로써 국민들의 자유의 영역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이라는 이름만 보면 명분이 있어 보인다.

“많은 분이 법안 이름만 보고 평등을 추구하고 차별을 금지하는 좋은 법이라고 여긴다. 차별금지법은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성별·장애·성적지향·학력 등 21가지 사유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이 법에 의하면 사석에서 한 말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개념 모호, 차별 금지 사유 광범위
사실에 근거한 정당한 비판도 금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4월 22일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법안 중 독소조항을 꼽는다면.

김 의원은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차별금지 대상에 포함한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했다.

“차별금지법은 성별에 대한 법적 정의를 ‘남성, 여성, 그 외 분류할 수 없는 성’으로 규정하는 데 이는 전통적인 성(별) 개념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면서 결국 동성애·동성혼을 합법화하자는 것이다. 대다수 사람은 동성애·동성혼에 대해 보편적, 본능적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이 법안은 이런 것을 비판하거나 개인적 의견을 표출하는 경우에도 차별 행위로 판단되면 법적 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실에 근거한 정당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할 수 있고 오히려 다수를 차별하게 되는 법안이다.”

지난 2020년 12월, 제주도 도의회 본회의에서 강충룡 국민의힘 의원이 “동성애, 동성애자를 싫어한다”며 “우리 자식들에게 ‘동성애가 괜찮다, 정상적이다, 문제가 없다’라고 지속해서 학습하고 이해시키는 것에 대해 납득할 수가 없다”라고 발언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작년 10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주의를 촉구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법안에서 규정하는 ‘성별’ ‘성적지향’ ‘성별 정체성’ 개념이 불분명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개념들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신체구조 등에 따라 정의된 게 아니라 젠더 이데올로기에 따른 주관적 개념이기 때문에 명확하지 않은 것이다.”

김상훈 의원은 이런 조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했다.

“차별금지법이 성별 개념에서 분류할 수 없는 제3의 성을 인정하는 것은 양성에 기본을 둔 헌법 제36조에 위배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은 헌법이 규정하지 않은 성별을 독립적으로 신설한 것이다.”

여기서 성별은 생물학적 성(sex)이 아니라 사회적 성을 의미하는 젠더(gender)이다. 차별금지법안은 이러한 성별 개념에 근거해 ‘성별 정체성’을 “자신의 성별에 관한 인식 또는 표현을 말하며, 자신이 인지하는 성과 타인이 인지하는 성이 일치하거나 불일치하는 상황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성적지향’에는 이성애·동성애·양성애가 모두 포함된다.

“성별정체성 차별금지도 동성애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양심의 자유를 법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헌법 제19조에 위배될 수 있으며 반(反)인권적이다.”

“입법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의무를 부과하고 책임을 지우는 조항은 객관적 원칙이 있어야 하고 애매모호한 표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김 의원은 “차별금지법에는 상당 부분 애매모호한 표현이 들어 있어서 국민들이 제대로 알고 따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장혜영 의원이 발의한 원안에서 규정한 ‘괴롭힘’은 △적대적, 위협적, 모욕적 환경 조성 행위 △수치심, 모욕감 또는 모욕적 환경 조성 행위 △멸시, 모욕, 위협 등으로 다분히 주관적 개념이다. 법안에 포함된 ‘간접차별’의 범위도 불명확하다. 피해자의 일방적 주장에 의해 누구든 가해자로 몰려 법적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법안에 ‘전체주의’ 조항이 담겼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렇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합리적 차별도 허용하지 않고 절대적·획일적 평등을 강요한다. 모든 차별을 금지한다는 명분으로 개인적 양심과 표현의 자유까지도 일률적으로 통제하려는 전체주의적 특성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건전한 비판조차 차별이라는 프레임으로 묶어서 차단하는 법이다. 자유와 평등의 조화, 상대적 평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차별 내지 불평등은 허용돼야 한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강행 처리하려는 민주당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차별금지는) 개인 성향 문제가 아니고 헌법에서 자유와 평등을 어떻게 조화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라며 “전면적으로 법을 강제하기에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아 더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피해자 주장만으로도 제재 대상…“차별 안 했다” 증명해야
위반 시 이행강제금·손해배상금 부과

-차별 구제 규정이 ‘과잉 입법’이라는 지적도 있다.

“발의된 법안에 차별 행위에 대한 형사 처벌 조항은 없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행위에 대해 시정권고 이후 내린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3천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법 위반 시 손해액을 추정해 손해액의 2~5배 징벌적 손해배상금까지 지급하도록 판결할 수 있는 강력한 규정이 들어있다.”

“동성 간 성행위를 부도덕하다고 말하거나 종교 교리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혐오 표현’ 혹은 ‘괴롭힘’이라고 판단해 시정명령을 내리는 건 개인의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여기다 민사적 이행강제금, 징벌적 손해배상금까지 부과하는 건 불합리하고 과도하다고 생각한다.”

-법안에서 차별 행위의 피해자가 아닌, 상대방이 ‘차별하지 않았다’라고 증명하도록 전환했다.

취업 면접에서 성소수자임을 밝힌 지원자가 탈락해 ‘성소수자라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항변할 경우, 성소수자라서 탈락한 게 아니라는 것을 입증할 책임이 사용자(회사)에 있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사실상 강제되는 효과가 있어 다수에 대한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입증 책임의 범위를 정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주장에 일방적으로 끌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면 동성애가 윤리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더라도 ‘더는 입 밖으로 비판적 의견을 표시하지 말라’고 족쇄를 채우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에서도 이 조항을 두고 “원칙적으로 원고에게 입증 책임이 있는 우리 민사소송 체계에서 도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평등법안 제37조 1항에서는 “차별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자가 입증해야 한다”고 했고, 2항에서는 “차별행위가 정당한 사유였다는 점을 상대방이 입증해야 한다”고 입증책임을 배분했다.

김 의원은 “추상적 용어인 ‘정당한 사유’에 대한 구체적 기준도 없고 ‘정당한 사유’를 입증하기도 쉽지 않다”며 이 법이 제정된다면 (차별)행위자는 면책받기 어려워지고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합의 절차 필수
입법 공정성·투명성 보장해야

17개 광역시·도 ‘악법대응본부’와 ‘차별금지법제정반대 국민행동’은 4월 23일, 전국 11개 지역에서 동시에 ‘차별금지법 반대 전국 동시 퍼레이드’를 개최했다.

-UN 기구들이 우리나라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하는 등 국제사회의 요구가 지속해서 제기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하는 곳은 유엔 총회가 아니라 대부분 유엔 인권위원회 등 내부 소위원회다. 따라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국제사회의 일률적 추세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UN 회원국 중 상당수 국가는 개별 입법 형태로 차별 금지 규정을 두는 경우가 많다. 소위원회에서 표방하는 내용을 마치 유엔이나 모든 국제사회가 전면적으로 이 법을 추구하고 권장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건 언어도단이다.”

이어 김 의원은 “이건 여담”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로 활동할 당시 국정감사를 준비하기 위해 자료를 받았는데 OECD 국가 중 에이즈 환자 수가 유일하게 늘어나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었다. 동성애에 따른 신체적 유해성과 위험성을 간과하고 에이즈 환자들의 신원 정보 보호만 강조하는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차별금지법까지 통과된다면 신체적 질병의 전파 같은 사회적 리스크를 점차 간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적절한 방어 기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보수 정치권, 기독교계 일부가 차별금지법에 반대한다는 시각도 있다.

“사실이 아니다. 지난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해달라고 10만 명이 국민동의 청원을 했지만 ‘포괄적 금지법에 반대한다’는 국민동의 청원 역시 10만 명에 달해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전례도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전 국민의 공감을 얻는 이슈라고 보기 힘들다.”

“기독교계의 경우 한국 교회 90~95% 이상의 교회가 소속된 한국교회총연합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한국천주교주교회의도 재작년 9월, 처음으로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여론조사 결과 ‘평등권 보장을 위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문항에 88.5%가 찬성했다고 하지만, 한국교회총연합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7%가 이 법 제정이 불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향후 계획은?

김 의원은 “사회적 합의를 존중하는 그간의 국회 입법 관행을 고려하면 국민의힘 의원이나 대다수 국민이 수용할 수 없는 내용들이 들어있는 데다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이 법을 무리하게 강행 통과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하면서도 “만일 강행 처리를 시도한다면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이 해당 법안이 가진 문제점, 강행 처리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사회적 현상 등에 대해 인지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안 내용을 정확히 알면 국민의힘 의원 중 찬성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민주당 의원들도 과잉 입법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차별금지법은 새로운 법을 만드는 제정법이기 때문에 반드시 공청회가 필요한데 현재 그러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걸로 확인했다. 사회적 합의 절차를 생략하고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입법 과정상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결여될 가능성이 크다.”

김상훈 의원은 “이미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운영하는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도 이렇게 광범위한 차별 금지를 법에 담아 사회 전체에 강요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며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제정법을 성급히 추진하기보다는 구체적 사안의 실효적 차별금지를 위한 개별 법령 등의 개정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