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韓, 미국과 공동연구개발 통해 군사기술 고도화해야”

양혜원 ‘한국의 미사일 방어’ 저자
이윤정
2022년 12월 22일 오후 10:0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4일 오전 9:40

韓, 여전히 美 미사일 방어에 들어가기 꺼려
핵심 원천기술 부족, 저층 방어에만 주력 상황
인구 감소…AI 과학기술 강군 육성 등 국방혁신 필요
美와 공동연구개발 소홀하면 하층 방어도 완성 못할 수 있어

북한이 하루가 멀다 하고 대량의 미사일과 포탄을 쏘아대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안보리 결의를 정면 위반한 북한에 대해 추가 제재는커녕 비판 성명조차 채택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과연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한국은 미국과의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점차 군사 기술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양혜원 한국자유총연맹 민주시민교육 전문교수를 만나 미사일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양혜원 교수는 국제정치학자다. 대학에서 국제정치를 전공하고 고려대학교대학원에서 정치외교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도교수는 35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현인택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다. 양 교수는 고려대 세종교양교육원 강사, 한국자유총연맹 민주시민교육 전문교수, 한국군사회복지학회 서울지회장,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1월 30일, 한국의 군사 기술력, 경제력, 대북 억제력, 동아시아 지정학에 대한 판단, 동맹에 대한 고려를 국제정치학 이론과 시각을 통해 분석한 ‘한국의 미사일 방어(South Korea’s Missile Defense)’를 출간했다.

-책 소개를 해 주세요.

“한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의 미사일 방어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결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한미군 주둔, 핵우산, 전진 배치(Forward Deployment) 등 한미동맹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정책을 보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강국인 미국으로부터 포기될까 두려워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미사일 방어 정책에 있어서만큼은 보수정권, 진보정권을 막론하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이 책은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는 원인에 대해 동맹이론과 미사일 방어 연구를 바탕으로 분석한 내용입니다. 미국은 그동안 SDI(전략방위구상·Strategic Defense Initiative), GPALS(제한 공격에 대한 범세계적 방어·Global Protection Against Limited Strikes), TMD(전역미사일방어·Theater Missile Defense), NMD(국가미사일방어·National Missile Defense), MD(미사일 방어·Missile Defense)를 추진했습니다. 저는 미국이 SDI를 추진한 레이건 정부와 시기를 같이한 전두환 정부부터 분석하고 미사일 방어와 관련해 한국의 국가안보 강화, 나아갈 방향을 중점적으로 다뤘습니다.”

양 교수는 지난 11월 30일, ‘한국의 미사일 방어(South Korea’s Missile Defense)’를 출간했다. | 임호/에포크타임스

-미사일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미사일은 발사해서 표적에 명중하도록 유도되거나 지시가 내려지는 일체의 무기를 의미합니다. 크게 전술용 미사일, 전략용 미사일, 전략탄도 미사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술용 미사일은 전쟁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미사일로, 센서·유도·제어를 통해 전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전술용 미사일은 △대전차 공격용(적의 전차와 기갑전투차량 파괴) △대함(군함 또는 함선 파괴) △공대지(군용기에서 발사, 지상 또는 해상의 목표 타격) △공대공(항공기 발사해서 적 항공기 격추) △지대공(지상에서 공중의 비행체 타격) 미사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전략용 미사일은 대륙을 넘어설 정도로 장거리로 날아가며 전략적인 용도로 쓰는 미사일입니다. 핵탄두를 장착할 경우 상당히 파괴적인 무기가 됩니다. △순항 미사일(제트 엔진과 날개 양력을 통해 목표 타격) △탄도 미사일(발사지점부터 목표지점까지 포물선을 그리면서 목표 타격)이 여기에 속합니다.”

“전략탄도미사일은 지상 또는 해저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입니다. 사정거리에 따라 ▲5500km를 초과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3000~5500 km인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 ▲1000~3000km인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edium-Range Ballistic Missile) ▲1000km이하인 단거리 탄도미사일(Short-Range Ballistic Missile) ▲SLBM으로 잘 알려진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등으로 분류됩니다.”

-미사일 연구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1985년 경상남도 마산시(현 경남 창원특례시)에서 태어났습니다. 1950~1953년의 6·25전쟁을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한국인으로서 분단국가라는 현실에 대해 고민하고 한국이 보다 강한 국가가 됐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또 한국이 어떻게 하면 국제정치에서 살아남고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에 입각해 평화통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왔습니다.”

“저의 박사 과정 지도교수이신 현인택 교수님 수업을 들으면서 한국의 미사일 방어에 대해 연구하게 됐습니다. 현인택 교수님은 TMD(전역미사일방어체계) 연구가 전무했던 1990년대에 이미 관련 논문을 쓰면서 한국이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국제정치학자로서 미사일은 군사력, 경제력, 외교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미사일 방어 정책은 어떻게 변화·발전해왔나요?

“한국은 전두환 정부 때 미국의 미사일 방어에 들어간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양 교수는 책에 외교부 외교사료관의 비밀비공개 해제문서 한국의 미국 SDI 공식 참여 결정 문서를 담았다. 이 문서에 따르면 전두환 정부는 총리 주재 유관 부처 장관회의(1988.1.12) 및 상부 재가(1988.1.29)를 통해 미국의 SDI에 공식 참여를 결정했다. 아울러 대미통보는 국방부 장관 명의 서한을 통해 조기 실시하고, 대외공표는 88서울올림픽 이후 한미 양국이 동시 발표한다고 결정을 내렸다.

한국의 미국 SDI(전략방어계획) 공식 참여 결정 문서 | 양혜원 교수 제공

“이 결정을 노태우 정부가 번복했습니다. 이 결정은 탈냉전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책에서 제24회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공산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취한 점 등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노태우 정부는 한미동맹도 고려했지만, 상대적으로 공산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상당히 우선시하는 정책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이후 김대중 정부가 미국의 MD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결정을 내렸고 이명박 정부가 MD에 들어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고려했지만, 이전 정부의 결정을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한국이 미국 미사일 방어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인접한 중국으로부터 불이익을 받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에 들어갈 경우에 중국과 대치 상황이 되는 걸 굉장히 무서워하는 거죠. 그래서 사드 배치도 머뭇거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아직 6·25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 상태입니다. 휴전문서에는 중국인 인민지원군 사령원 팽덕회(彭德懷), 북한 김일성, 유엔군 총사령관 겸 미국 육군 대장 마크 W. 클라크 장군이 서명했습니다. 최근 한국을 공격한 국가는 북한과 중국입니다.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공격받거나 전쟁을 치르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가 한미동맹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한국이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의 미사일 방어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미국은 한미동맹보다는 상대적으로 미일 동맹에 큰 이익을 주었습니다. 미국은 일본에 무기 공동개발을 통해 패트리어트 기술 이전 등 다양한 군사적 이익을 주었습니다. 일본은 이를 바탕으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에 들어가면 큰 희생을 치를 것이라는 기우와는 별도로 한국은 여전히 하층 방어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1위의 군사기술력을 갖고 있고 이스라엘, 일본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에 참여하는 상대적인 약소국입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은 독자적으로 군을 운용하며, 일본도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국제정치적인 측면에서 한국은 미국의 MD에 참여하지 않고 KAMD를 추진하면서 실익을 잃은 부분이 많습니다.”

슬로바키아에 설치된 패트리어트 방공미사일 시스템 | 연합뉴스

-우리나라 미사일 방어체계를 거론할 때 ‘한국형 3축 체계’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는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전략입니다. 한국형 3축 체계란 ▲북한의 미사일 공격 징후를 탐지·추격·타격하는 킬체인 ▲북한의 공격을 방어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Korea Air and Missile Defense)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Korea Massive Punishment and Retaliation)입니다.”

“‘한국형 3축 체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며 이 용어는 지난 5월 19일부터 다시 사용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에는 ‘3축 체계’를 ‘핵·WMD(대량 살상 무기·Weapon of Mass Destruction) 대응 체계’로 불렀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우선시하면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선제타격과 대량 응징보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엘 샘(L-SAM)이 요격시험에 처음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어떤 의미가 있으며, 실전배치는 언제쯤 가능할 거로 보시나요?

“지난 2월 23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충남 태안군 안흥종합시험장에서 L-SAM은 표적 없이 비행테스트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2022년 요격시험에도 성공했습니다. 이는 한국이 고도 50~60㎞의 무기를 타격할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2027~2028년에 실전배치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지만,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확언하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의 도발 수위와 빈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현무-2C 낙탄 사고 등을 두고 우리 군의 미사일 체계가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국의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orea Air and Missile Defense)는 고도 10~30km의 하층 방어를 목표로 하는데, 이 기술도 아직 완성하지 못하고 개발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이 강해지면서 하층 방어가 시급하기 때문에 한국은 국력 사용을 하층 방어에 매진하기로 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지만, KAMD만 추진하고 고집하게 되면 하층 방어 기술밖에 얻지 못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러시아는 러시아판 사드인 S-500을 2021년 9월 16일 운용하고 2021년 연말과 2022년 상반기 실전 배치했습니다. S-500은 S-400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서 사정거리 40~400km 거리의 공중 목표물을 요격하고 파괴합니다. 중국도 사드 문제가 불거진 2016년보다 2년 앞선 2014년에 이미 S-400을 30억 달러로 구매했습니다.”

양 교수는 “향후 한국이 미국과 공동연구개발을 하는 것을 소홀히 한다면 세계 1위의 군사 기술력을 가진 미국을 이용하지 못하고 하층 방어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 임호/에포크타임스

-현재 한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시나요?

“패트리어트는 저고도를 막고 사드는 40~150km의 고고도를 방어하게 됩니다. 이처럼 동시에 방어가 이뤄져야 하는데 한국은 저층 방어에만 주력하는 경향이 있고 그마저도 미완성 단계입니다.”

“미사일에 들어가는 냉각기 등 여러 가지 부품에 대한 기술력이 아직 부족하고 패트리어트, 사드 관련 부품도 아직 완전하게 만들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방위산업도 수출 호조세이긴 하지만 변속기, 엔진 등 핵심 부품을 해외 제품을 쓰기 때문에 수익을 생각한다면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5월, 미국과의 미사일 지침이 해제됐습니다. 향후 한국의 미사일 발전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요?

“한국은 미국과 공동연구개발이 필요합니다. 이스라엘, 일본은 미국과의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기술을 이전받고, 이전받은 기술을 활용해 다시 자국의 무기를 개발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강한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도 한미동맹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 교수는 “향후 한국이 미국과 공동연구개발을 하는 것을 소홀히 한다면 세계 1위의 군사 기술력을 가진 미국을 이용하지 못하고 하층 방어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모든 일에는 순서와 단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이다.

“한국은 핵심 원천기술이 부족하고 이미 상용화된 무기체계 만드는 것을 따라잡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군사 기술력은 더 월등하게 성장하며 기술 보호가 심화한 국제정치 상황에서 스스로 약 10년 이상 걸려서 무기를 만들어내도 선진국들은 더 좋은 무기를 더 빠르게 생산해 나갑니다. 한국은 해외의 핵심 부품을 사용해서 무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핵심 원천기술이 없으면 해외 무기를 수입해서 사용하고 공백을 메우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한미동맹을 활용해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무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은 완전무결한 것을 중요하게 여겨 100% 기술이전을 약속받고자 하는데 국제정치에서는 어느 국가도 100% 군사기술을 이전하지 않습니다. 처음 약 5%, 10%부터 시작해서 계속 그 기술을 높여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래 전장은 지상, 해상, 공중을 넘어 우주, 사이버, 전자기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른 우리 군 중심의 국방력 강화 방안과 안보 전략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최근 출산율이 줄면서 향후 한국의 인구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군은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병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미래 전장에 대비해 인구 부족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국방혁신도 필요합니다. 안보 전략에 있어서 AI 과학기술 강군 육성에 보다 혼신의 힘을 기울여 출산율 저하, 인구 감소, 군사 기술력 부족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